진주유족회 강병현(59) 회장은 유복자로 태어났다. 어머니 뱃속에 있는 동안 아버지가 학살당한 것이다. 그는 지난 6월 20일 마산유족회 창립대회 자리에서 이렇게 털어놓기도 했다. "나는 유복자입니다. 세상에 나오니까, 아버지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원래 가정마다 다 아버지가 없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저만 없더라고요. 지난 60년간 공산당이 싫습니다 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뭡니까? 제 나이 60입니다. 살면 얼마나 더 살겠습니까? 이제 아무것도 무섭지 않습니다." 강 회장의 아버지처럼 1950년 7월 국군과 경찰에 의해 영문도 모른 채 학살된 사람은 경남 진주에서만 1200여 명이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올해 초 이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을 결정했고,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