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진주지역 민간인학살 희생자 유해발굴을 위한 개토제가 진주시 명석면 사무소에서 열렸습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경남대박물관(관장 이종흡)에 의뢰해 이상길 교수(고고학)팀이 발굴을 담당하게 됩니다.

개토제(開土祭) : 땅을 파기 전에 토지신에게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묘자리를 파는 것을 천광(穿壙)이라고 하는데, 이때 일꾼들이 땅에 술을 뿌리며 토지신을 달래는 의례를 말로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술, 과일, 어포, 식혜 등으로 제상을 차려 개토고사(開土告辭)를 읽는 것이 관례이다. [다음 문화원형백과]

이날 개토제에는 약 100여 명의 희생자 유족들이 참석했는데요. 그 중에서도 특히 연세가 많아보이는 꼬부랑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이 할머니는 지난 5월 15일 구 진주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59년만의 합동위령제에도 참석하셔서 갑자기 제단에 올라 울부짖던 바로 그 분이었습니다. 당시 할머니는 지팡이를 흔들며 이렇게 절규했습니다.

"진주시장은 왜 와서 사과하지 않능기고! 경찰서장은 왜 안 와! 내 이런다꼬 잡아갈라면 잡아가라 이놈들아!" (관련기사 : "국가가 우리아버지를 죽였습니다")

지난 5월 15일 진주지역 민간인학살 희생자 합동위령제에서 예정에 없던 한 유족이 지팡이를 짚고 제단에 오르자 김태근 회장이 급히 부축하고 있다.


그 때 저는 이 할머니의 이름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이번 개토제가 끝난 후 할머니에게 다가가 성함과 사는 곳, 연세를 여쭙고, 누가 억울하게 희생당했는지를 물어보았습니다. 할머니는 한국전쟁 개전 초기 친정아버지를 억울하게 잃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할머니는 당시 이승만 정권에 의해 암살 또는 처형, 의문사한 희생자들을 일일이 꿰고 계셨습니다. 그러면서 '이승만'을 'X승만'으로 칭하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일단 동영상으로 보시죠.

-이승만 씨가 국민을 많이 죽이기는 많이 죽였죠?
"많이 죽였지요. 그 한 사람, 몇 사람의 부귀영화를 위해서 그렇게나 국민을 이리 처형을 시키는 데가 어데 있습니까? 알란가 모를끼다 이 시대에는…, 송진우, 장덕수, 여운형, 또 그 김구 선생, 그분들은 알지마는 송진우 장덕수는 모를거요."

-압니다.
"알아요? 또 조봉암 씨, 신익희 선생, 그렇게 중앙의 라이벌들 다 죽이고, 그래갖고 나중에 촌에 골골이 말주변이나 하는 사람은 전부 다 찾아 다 죽였다 아이가. 그런 망할 인간들이 어디 있나."

-그러면 그 때 돌아가신 아버지 시신도 못찾으셨네요?
"못찾았지예. 찾았을 거 같으면 여기 왜 왔겠어."

-어디서 돌아가셨는지도 전혀 모릅니까?
"모르지예. 그 당시에 우리 할머니 연세가 그러니까 칠십 여덟이거든, 그 때 유월초하룻날 아침이 할머니 생일이라, 그래서 집안 사람들 모여 가지고 밥 자실 거라고 있는데, 딸 지서에서 와서 끌고 가버렸으니."

-그 때 아버지 연세가 몇 살이나 되셨습니까?
"아버지 그때 연세가 좀 많았어요. 한 오십 너이나 됐을끼라."

-그 당시 대부분 젊은 사람들, 30대, 20대가 많이 돌아가셨는데.
"우리 아버지는 그러니까, 진양군에서 옛날 학자라, 한학자…."

할머니는 지난 5월 합동위령제 때 진주시장이 참석해 영령 앞에 고개를 숙이고 술 한 잔 따라올리지 않은 데 대해 불만을 터뜨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개토제에도 진주시장은 끝내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여쭤봤습니다.

그랬더니 할머니는 "진주시장이 X승만이 양아들인가 보지. 그러니까 겁이 나서 안 왔겠지."라고 비웃었습니다.

할머니의 성함은 성증수이며, 연세는 87세라고 하셨습니다. 진주시 일반성면에 사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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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기록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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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naver.com/indisha indie 2009.06.12 14: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연세에도 기백이 대단하십니다.
    저런 분들께 부끄러워서라도, 젊은 세대들이 잘 해야 할텐데요...
    부끄러울 따름이네요...

  2. 다시 독재의 악령이.... 2009.06.12 15: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살아나네요

  3. 김쪼 2009.06.12 16: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성증수 할머니의 모습이 60년 후 우리 미래의 모습이 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꼭 아버님의 시신이나마 찾으시어 그 한을 푸셨으면 합니다.
    부끄러워 집니다.

  4. Favicon of http://ani2life.egloos.com A2 2009.06.12 16: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승만의 악령들이 아직도 살아남아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는게 슬픕니다.

  5.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 실비단안개 2009.06.12 17: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할머님의 작은 소원이라도 이루어졌으면 좋겠고요,
    할머니 건강하십시오!

  6. 무량수전 2009.06.12 17: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고. 저 할매 돌아가실때까지 안 풀릴 억울한 사연들..

    왜 이렇게 우리 땅에는 억울하고 원통하고 서러운 분들이 왜 이리도 많은지..

    근데 또 왜 그렇게 다시 소외되고 외면당하고 무시당하는지..


    28살. 고시준비하고 있는 빡빡한 이 젊음이 우울증에 걸릴 지경입니다.


    하.. 대통령이 돌아가셨는데 실질적 살인세력은 뻔뻔하게 버티고 있고

    공범들은 사과한마디 없이 상주노릇하면서 노무현 시체를 등에 매고 다닐려고 하고


    진짜 죽은 사람만 원통합니다. 보고 있는 저도 너무 원통해서

    "정치"를 생각하면 우울증이 올려고 하네요.


    다 잘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8년을 살면서 요즘처럼 내리는 비에도 맘이 아픈적은 없었는데..

    • ㅜㅜ 2009.06.13 13:11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살인자가 대통령하는 나라.
      ..
      다들 난 아닌 척 눈치만 보고 있는 꼴이란..
      창피하네요..ㅠㅠ

  7. dadas 2009.06.12 17: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만약 블로거 님이었다면 성증수 할머님께 연락도 자주 드리고 챙겨드리고 싶네요. 님께 대신 부탁드릴게요^^

  8. 웬디 2009.06.12 17: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할머니 부디 건강하세요.
    그리고 옳은 말씀 많이 해주세요.

  9. 쥐색끼 2009.06.12 19: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나라의 가장 치욕적인인물들! 이완용! 이승만! 박정희! 최규화! 전두환! 노태후! 김영삼! 김종필! 그리고 쥐색끼!! 에효~

  10. 유수 2009.06.12 23: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주는 과거 지리산의 풍부한 산물이 모이는 경제의 중심지였다. 평야를 끼고 있어 자연 부자가 많고 과거 조식의 제자들이 지리산을 거점으로 사림을 형성하였기에 제야 지식인들이 많았다. 해방 직후의 사회 분위기는 지식인은 모두 사회주의자라 할 만했다. 이상을 추구하고 글줄이나 읽은 사람은 만민이 평등한 사회를 갈구했고 일본에 빌 붙었다고 생각한 지주 자본가에게 좋지 않은 시각이었다. 이에 일본에 부역하여 부귀 영화를 누리던 무리는 급거 친 미국으로 전향한다. 그리고 그들은 살아 남기 위해 이따으이 양심있는 지식인들을 빨갱이로 몰아 제거해야만 했다. 조금이라도 양심과 의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식민지 청산을 원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미국대로 대한민국을 독립 시키기 보다는 그들의 식민지로 남기고자 했고 그들을 대신해 손에 피를 뭍힐 졸개들로 친일파를 선택했다. 그들은 자본주의를 알았고 일재 시대에 고등 교육을 받아 말이 통했으며 양심도 적당히 검어 부리기에 안성 마춤이었다. 또한 그들은 일재 부역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어 살아 남기 위해 무슨 일이든 다했다. 동족을 말살하는 일까지.

  11. zeus 2009.06.12 23: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잡뇬 늙으면 곱게 늙을것이지 지애비 빨갱이 노릇하다 잡혀 뒤진것고 모르고 남 핑계는 이승만 박사는 애국자중 애국자인데 또라이 같은뇬 요즘 좌빠ㄹ들 쎄상 끝난것도 모르고 쥐랄하고 자빠졌네 즐라도와 경남쪽에 옛부터 빨갱이들 소굴이였잖아 모조리 잡아다 청송으로 보내야될것들

    • 한심하구나 2009.06.13 09: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니 부모가 하루아침에 경찰서에 잡혀가서 생사를 모른다쳐도 그러겠냐? 머리가 있다면 생각 좀 하고 살아라 이런글 볼때마다 참 대한민국 사람으로써 부끄럽다.

    • 노을 2009.06.13 09:48  댓글주소  수정/삭제

      개백정처럼 아가리 놀리면, 기분 좋니? 빨갱이 사냥하고 싶으면, 뉴라이트에 암약하고 있는 황장엽의 똘마니들-김영환과 그 친구들-이나 사냥하시지. 그리고 북한정권 도움받아 죽은 인기 회복하려 혈안인 명바기와 당나라당 떨거지들도 사냥하고.

    • 나무나루 2009.06.13 16:44  댓글주소  수정/삭제

      zeus/너 참 못됐구나.
      가정교육을 잘못받았어,네부모들이 욕먹는다.

    • Favicon of http://ani2life.egloos.com A2 2009.06.14 0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당신이야 말로 대한민국에서 간첩질하지 말고 어서 북한으로 꺼지세요.
      골수빨갱이 주제에 어디 대한민국에 와서 국민 이간질 시키고 있습니까.

  12. 위에 잡놈아 2009.06.13 00: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쓴 꼬락서니 보니 개보다 못하니 개보다 못한넘은 몽둥이가 약이라...

  13. ㅉㅉㅉ 2009.06.13 02: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위에 같은 놈 볼 때마다 한숨밖에 안나온다 ㅡㅡ

    어른들의 지역감정은 지금 시대에 운운해봣자

    개소리라는것을 왜 모를까나.........

  14. Favicon of http://jm.ufree.kr 코프 2009.06.13 06: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나이드신 분들 중에서도 저런 분이 계셨습니다...
    조중동도 저런 분은 못이기지요.

  15. ... 2009.06.13 09: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할머님 살아 생전에 한을 풀어드릴 수 있다면 좋을텐데... 안타깝습니다.. 답답한 이 나라의 역사가..

  16. 이승만 장로 2009.06.13 13: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승만 장로 추모 예배를 해준다고 하던데........개독 마괴덜

  17. 만성기억상실증 2009.06.13 15: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촌에 골골이 말주변이나 하는 사람은 전부 다 찾아 다 죽였다 아이가" 이것이 아직도 자행되고 있다. 미디어법이 바로 그것이다. 미디어법은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역사가 되풀이 되는 이런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18. dd22 2009.06.13 2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악마같은 이승만을 국부 운운 하는 개셰들이 아직 설치고 보수 운운하며 다니는게 통탄스럽다.

  19. 두려움자체 2009.06.14 00: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간은 참 간사하고도, 어리석은 존재입니다.

    제 고향(전라남도 영광군)에도 대략 4만명이 일시에 떼죽음을 당했지만, 아직까지 입도 뻥긋 못하고 살아가고 계십니다. 이것은 한국전쟁전의 이야기입니다만,,

    더 웃기는 것은 제고향은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몰라도 언론에서도 언급해주지도 않습니다.

    그놈의 반공 이데올로기가 무엇인지, 북한을 제외하고 못가는 곳이 없는 이 세상에도 그 무언가가 우리를 잡아놓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고향에 제사를 지내러 갈때마다 저는 얼굴도 모르지만 무엇이 우리 백부, 중부, 당숙, 외숙, 외당숙들을 죽음으로 이끌었나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합니다.

    그 거친 풍파속에서 어린나이에 살아오신 아버지, 어머니를 보면서도 인간이 참 질기고도, 약한 존재임을 새삼 느낍니다.

    수십만의 죽음을 단순히 의미없는 죽음으로 받아들이기에 저희 아버지는 너무 억울해하시면서도

    말로 표현 못하는 살아있는 감옥에 70평생을 살아오셨습니다.

    이런 분들의 억울함이 조금이나마 풀리도록 역사의 많은 발전이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격동기에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자 한 분들의 삶을 일고의 값어치 없다는 발언들은 좀 삼가합시다. 일신의 영달을 추구하고자 한 분들이 아닌 시대가 낳은 희생자일 뿐입니다.

  20. 두려움자체 2009.06.14 00: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적인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외가쪽 당숙분의 한분은 국군의 함평 민간인 학살사건의 최초 희생자분의 한분입니다.

    단순히 국군을 개천 건너에 업어다 주고, 바로 총살되었다는 이야기를 인터넷에서 함평학살사건에대해 자세히 보고, 제 어머니와 항렬이 같고, 같은 마을이어서 혹시 어머니에게 그 이름을 아냐고 물어봤더니

    처음에는 모른 척 하시더니 어머니도 어려서 잘 모르지만, 사촌 오빠 중 한분이랍니다.

    나이 20에 못다핀 청춘을 무고한 이유로 죽여놓고도 모르는 척하는게 과거 우리국가입니다.
    더더욱 심각한건 바로 피해 당사자인 어머니 집안에서는 그사실을 꽁꽁 감추고 사신다는 겁니다.
    언제까지 이 몹쓸 반공이데올로기가 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