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아버지가 언제, 어떻게, 왜 돌아가셨는지 모르는 사람들의 심정을 아십니까? 국가권력에 의해 재판도 없이 처형됐다는 사실만 알 뿐, 그 이유를 물어볼 수도, 억울함을 호소해볼 수도 없는 자식의 답답함을 아십니까? "나는 어린 때 다른 집 아이들도 원래 아버지가 없는 줄 알았다." 1950년 어머니의 뱃속에 있을 때 아버지를 잃은 유복자 강병현(59·경남 진주시) 씨의 말입니다. 그의 아버지는 한국전쟁 발발 이후 영문도 모른 채 국군과 경찰에 끌려간 뒤 영원히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학살당한 것은 분명하지만, 돌아가신 날짜도, 장소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는 아버지가 끌려 나가신 음력 6월 12일 바로 앞날 제사를 지냅니다. 이렇게 이승만 정권의 국가범죄에 의해 1950년 7월 중순부터 하순까지 진주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