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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본 세상 1803

개교기념일을 학장 생일로 바꾼 대학

세상에, 개교기념일을 그냥 바꿔버린 대학이 있다는 얘기를 어제 처음 들었습니다. 개교기념일은 제가 알기로는 학교가 태어난 학교 생일입니다. 생일은 함부로 바꿀 수 있는 그런 날이 아닙니다. 처음 정할 때 실제 태어난 날과 다르게 했다든지 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만 생일을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개교기념일을 왜 바꿨을까 알아봤더니 마산의 창신대학입니다. 까닭이 궁금해 창신대학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더니 “2006. 4. 1 개교 제15주년 기념일(종전 9월 24일에서 교무회의 의결로 변경)”이라 적혀 있었습니다. 4월 1일에 크고 중요한 일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나 훑어봤지만 아니었습니다. 창신대학이 최근 캠퍼스를 옮겼다는 기억이 저한테 남아 있어서 관련 기록도 찾았으나 없었습니다. 캠퍼스 이전은 200..

편집국 찾은 도의회 의장 "인사청문회 꼭 한다"

이명박 정부의 '고소영' '강부자' 인사도 문제지만, 지역에서 제왕적 인사권을 남용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정무직이나 출연기관장 임명에도 인사청문회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김태호 경남도지사는 임기가 남아 있는 출연기관의 장들에게 사표를 종용하고, 거기에 자신과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참모들을 임명하고 있습니다. 그는 최근에도 정무부지사에 자신의 동향후배이자 선거참모였던 안상근씨를 정무부지사로 앉혔고, 경남도민의 세금과 모금으로 설립된 경남도민프로축구단(경남FC) 대표이사에 이명박 후보 언론특보였던 김영만(전 스포츠서울 발행인)씨를 임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선출된 이태일 경남도의회 의장이 도지사의 정실인사, 측근인사 등 인사권 남용을 막기 위해 인사청문회를 반드시 도입하겠다고 ..

'대운하 전도사' 자처하는 경남도지사

김태호. 그는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선출된 경남도지사다. 경남도지사 선거의 경우 한나라당 공천만 받으면 거의 100% 당선된다. 국회의원이나 시장·군수 선거, 도의원 또는 시·군의원 선거의 경우, 간혹 지역 특성이나 유권자의 구성에 따라 무소속이나 다른 정당 후보가 당선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경남 전체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도지사 선거의 득표율은 정당지지율과 거의 똑같이 나오기 때문에 한나라당 이외의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은 아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나라당에만 잘 보이면 OK 그래서일까. 요즘 김태호 지사가 하는 말이나 행동을 보면, 유권자인 도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만 잘 보이려는 것 같다. 특히 국민들은 물론 경남도민들도 다수가 반대하는 운하사업을 끝까지 밀..

나무의 힘 대중의 힘 아줌마의 힘

1. 나무의 힘 서너 해 전만 해도 저는, 이른 봄철에 나무가 있는 힘껏 물을 빨아들이는 것만 생명력의 작용이라 여기곤 했습니다. 꽃이나 잎의 싹을 틔워 밖으로 피어나아가게 하는 데 필요한 것이지요. 저는 이렇게 겉으로 보이는 현상만 볼 수 있었을 뿐입니다. 그러다가 마흔 둘인가 셋인가가 되는 해 가을철 어느 날 문득, 밖으로 피어나(게 하)는 힘만 생명력이라 할 수는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가을이면 활엽수들은 겨울을 앞두고 달고 있던 잎사귀들을 죄다 떨굽니다. 잎을 제 몸에 달아두려면 신진대사를 그에 걸맞게 많이 해야 할 것입니다. 신진대사를 많이 한다는 것은 물 또한 그만큼 많이 머금어야 한다는 뜻이니까, 추운 겨울에 그렇게 하고 있다가는 얼어 터져 죽어나자빠지기 십상이겠지요. 저는 ..

지역 촛불은 '작은 이명박'으로 향해야 합니다

60일 넘게 지치지도 않고 계속돼온 촛불항쟁에 경이로움을 느끼면서도, 마음 한 편에 씁쓸한 게 있다. 서울 사람들이 '지방'이라 일컫는, 정확히 말해 '서울 외 지역'의 역할이 거의 사라져버린 데 대한 안타까움이다. 무시당하고 있는 지역 촛불집회 사실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항쟁은 대개 서울보다는 '지역'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동학농민혁명은 전라도 고부에서 시작됐고, 전봉준도 거기서 나왔다. 3·1운동이라 부르는 '기미독립항쟁'도 서울에서 33인이 싱겁게 투항해버렸지만, 전국 방방곡곡에서 들불처럼 일어나 일제의 총칼에 맞섰다. 유관순 열사의 거사가 있었던 곳도 충남 천안 아우내장터였다. 해방 후에도 제주4·3, 여순사건, 마산3·15에서 이어진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광주민중항쟁 등이 모두 지역..

촛불 참회문을 보니 콜라가 떠올랐다

코카콜라 말고 펩시콜라도 칠성도 일화도 다 그렇겠습니다만, 저는 한 때 이들 음료수 회사들이 콜라 따위에 값을 매기는 기준이 무엇인지 몰라 당황스러워했던 적이 있습니다. 코카콜라의 가격 정책 이를테면 이렇습니다. 코카콜라 1500㎖는 1500원 합니다. 물론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싸게 팔 때가 훨씬 많지만 7일 인터넷 G마켓을 기준으로 삼으면 그렇다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390㎖와 500㎖ 들이는 제각각 660원과 810원이고 코카콜라 1000㎖는 1060원입니다. 광고비와 운송비와 병(뚜껑 포함)값과 안에 든 음료수 제조비까지 쳐서 그럴 것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작을수록 값이 적게 치이겠다고 짐작이 되지만, 계산하기 쉽도록 광고비와 운송비와 병값이 크기와 상관없이 똑같다(이를테면 200원이라 합시다.)고..

촛불집회 너머에서 더욱 빛을 뿜는 삼성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촛불로 대표되는 지금 광우병 국면에서 핵심은 무엇일까? 우리나라 백성 건강권과 검역주권까지 무시된 채로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 누가 무엇을 얼마나 얻게 될까? 먼저, 미국 초국적 거대 축산 자본이 당연히 이득을 챙길 것입니다. 삼성을 비롯한 우리나라 독점자본들도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고 한미FTA까지 이뤄진다면 꽤 이득을 볼 것입니다. 이라는 책 36쪽을 보면 1860년 프랑스와 영국 사이 통상조약 이야기가 나옵니다. 나폴레옹 3세가 자신의 자유주의 경제 철학을 실행에 옮긴 것이라는군요. 영국보다 산업화가 덜 돼 있던 프랑스가 보호무역을 벗어나 자유무역으로 돌아서는 기점이었는데, 이로써 프랑스에 기계제 대공업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고 돼 있습니다. 기계제 대공업이라 하면..

경남 촛불집회에는 '깃발'이 없다

촛불집회 현장은 '깃발의 경연장'이라 할 만큼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깃발이 나부끼고 있습니다. 기존의 정당과 온갖 사회단체, 노동단체의 깃발은 물론 인터넷커뮤니티와 각종 동호회 등에서 기발한 아이디어와 창의적 디자인이 돋보이는 깃발을 만들어 선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6월 28일에는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전대협'의 깃발이 새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다양한 깃발을 보는 것도 쏠쏠한 구경거리입니다. 하지만, 창원과 마산 등 경남지역의 촛불집회 현장은 그런 깃발을 볼 수 없는 게 특징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창원이나 마산에서 본 깃발로는 '안티이명박' 카페에서 들고 나오는 것 말고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 창원집회가 열릴 때마다 도우미 역할을 해오고 있는 강창덕 경남민주언론..

창원 "무슨짓을 했기에 촛불이 두려운가"

지금 경남 창원에서는 시청 옆 정우상가 앞 도로에 400여 명의 시민이 모인 가운데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는 지역가수인 김산, 하동임씨가 촛불집회를 주제로 한 새로운 노래 '촛불이 두려운가'(고승하 곡, 박노해 시)를 불러 시민들의 큰 인기를 끌었다. 가사를 잘 음미하면서 들어보시면 더욱 노래맛을 느낄 수 있다. 8시 30분쯤 사회자가 "서울에 수십만 명이 모였고, 광주에도 1만 명 이상이 모였다고 합니다. 우리는 거기에 못미쳐 미안하지만, 일당 백의 힘을 보여줍시다"라고 외쳤다. 시민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현재 경남에는 창원 외에도 마산과 진주 등 10여 개 시군에서 각각 수백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촛불이 두려운가(박노해 시, 고승하 작곡) 그대는 그렇게 큰 힘..

이명박 대통령이 만들어준 아름다운 인연

마흔 여섯의 나이 치고는 인터넷과 친한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여러 카페에도 가입해 있지만, 인터넷을 매개로 한 오프라인모임(정모라고 하나요?)에는 지금껏 한 번도 나가 본 적이 없습니다. 괜히 나갔다간 늙은이 취급을 받을 것 같기도 하고, 젊은 분들이 불편해할 것 같아서였죠. 그게 아니더라도 하여튼 상당히 멋적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어제(4일) 난생 처음으로 한 인터넷카페의 오프라인모임에 참석해봤습니다. 이번 촛불집회를 계기로 만들어진 '부산경남아고라' 모임이었는데요. 지난 6월 28일 취재차 갔던 서울 촛불집회 현장에서 만나 인사를 나눈 적이 있어서 용기를 내봤습니다. 공지대로 창원 용지호수에 갔더니 한 귀퉁이에 낯익은 카페 깃발이 보이더군요. 20여 명이 왔는데, 반갑게도 40대 이상으로 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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