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말고 펩시콜라도 칠성도 일화도 다 그렇겠습니다만, 저는 한 때 이들 음료수 회사들이 콜라 따위에 값을 매기는 기준이 무엇인지 몰라 당황스러워했던 적이 있습니다.
코카콜라의 가격 정책
이를테면 이렇습니다. 코카콜라 1500㎖는 1500원 합니다. 물론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싸게 팔 때가 훨씬 많지만 7일 인터넷 G마켓을 기준으로 삼으면 그렇다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390㎖와 500㎖ 들이는 제각각 660원과 810원이고 코카콜라 1000㎖는 1060원입니다. 광고비와 운송비와 병(뚜껑 포함)값과 안에 든 음료수 제조비까지 쳐서 그럴 것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작을수록 값이 적게 치이겠다고 짐작이 되지만, 계산하기 쉽도록 광고비와 운송비와 병값이 크기와 상관없이 똑같다(이를테면 200원이라 합시다.)고 가정하면 이런 방정식이 나옵니다.
390x+200= 660……①
500x+200= 810……②
1000x+200=1060……③
1500x+200=1500……④
이 때 x의 값은 똑같아야 합니다. 방정식이니까요. 그리고 고추장이나 된장 같은 물건은 거의 같게 나옵니다. 그러나 코카콜라는 그렇지 않습니다.
①에서는 ㎖당 1.18원쯤 되고 ②에서는 x의 값이 1.22원으로 나옵니다. ③에서는 딱 0.86원이 나오고, ④의 경우는 0.86원을 조금 웃도는 수치가 나옵니다.
(정확한 계산은 아닙니다. 클수록 단가가 낮아진다는 경향성을 보여줄 뿐입니다. 그리고 1500㎖은 이보다 더 싸게 팔리는 현실이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방정식을 풀어 보면서, 아마도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 여길 대중 소비 심리를 활용해, 더 많이 팔아보려는 가격 정책 아닐까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울러, 값을 매기는 데에도 이토록 치밀한 계산을 깔아 놓는 독점자본‘들’의 의지에 새삼 놀라며, 나만큼은 콜라 따위 사지 말고 사더라도 무턱대고 큰 놈에 손대는 짓은 말아야지 다짐을 했었습니다.
촛불을 위한 108 참회문

근본을 돌이켜 보도록(성찰 또는 반성) 만드는 구절들이 많았습니다. 이를테면 “산다는 것은 다른 생명에 기대고 빚지는 일”이라든지 “바른 말을 해야 할 때 바른 말을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큰 거짓말”이라는 따위가 그것입니다.

나만이라도 안 하면 되지 하던 제 머리가 이 한 마디에 깨졌습니다. 여기에 비춰보면, 코카콜라의 가격정책은 바로 “‘돈’을 유일신으로 섬기는 일”이고 그렇다면 나만 벗어나고 말 일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랑 같이 벗어나야 합당하다는 얘기가 됩니다.
깨지고 보니, 다른 구절까지 돌이켜졌습니다. 서른아홉 번째-덜 버리는 것이야말로 참다운 생산임을 알지 못한 허물, 마흔 번째-덜 먹는 것이야말로 땅을 사랑하는 일임을 알지 못한 허물, 마흔한 번째 참회-내 몫이 작아질까봐 전전긍긍해 한 허물 등등입니다.
푼돈을 조금만 더 보태면 더 많은 콜라를 소유할 수 있다는 이 유혹에 넘어가면 카페인 중독이 좀더 심해집니다. 다른 사람은 싸게 더 많이 사는데도 나만 ‘멍청하게’ 비싸게 더 적게 장만한다면 내 몫이 적어지는 셈이 됩니다.
혼자만이 아니라 다 함께 하자는 생각

마흔세 번째 참회 말씀도 있습니다. “강자의 횡포에 침묵하고도 인내했노라고 스스로를 속인 허물을 참회하며…….” 사실은 귀찮고 힘드니까 강자(여기서는 코카콜라)의 횡포에 맞서지 못했으면서도, 스스로에게는 인내한 결과일 뿐이라 자위하면 절대 안 된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콜라 따위가 몸에 좋지 않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도 콜라 따위는 지금도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버리게 만드는 콜라 회사 가격정책이 여전히 잘 먹혀들고 있습니다.
사실이 이러한데, 그렇다면, 나중에 자기가 허물을 지었다면서 참회를 하지 않으려면 지금 여기서 우리가 해야 할 바는 과연 무엇일까요? 어쨌거나 저는, 근본을 한 번 더 돌아보게 해 준 이 참회문이 참 고맙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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