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미국 초국적 거대 축산 자본이 당연히 이득을 챙길 것입니다. 삼성을 비롯한 우리나라 독점자본들도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고 한미FTA까지 이뤄진다면 꽤 이득을 볼 것입니다.
<파리 코뮌>이라는 책 36쪽을 보면 1860년 프랑스와 영국 사이 통상조약 이야기가 나옵니다. 나폴레옹 3세가 자신의 자유주의 경제 철학을 실행에 옮긴 것이라는군요.
영국보다 산업화가 덜 돼 있던 프랑스가 보호무역을 벗어나 자유무역으로 돌아서는 기점이었는데, 이로써 프랑스에 기계제 대공업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고 돼 있습니다.
기계제 대공업이라 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갑니다. 그렇지만 그 실상을 알고 보면 그보다 더 끔찍한 노릇은 없었습니다.
사회안전망이 엄청 부실하던 시절이니까, 대부분을 차지하던 자영업자들과 수공업자들과 영세 상인들은, 망하면 그야말로 아무 대책이 없었습니다. 굶어죽거나 얼어 죽거나 맞아 죽거나 병들어 죽거나 훔쳐 먹다가 죽거나.
책에는 이렇게 표현돼 있습니다. “새로운 통상체제는 프랑스 산업에 혁명적으로 작용하여 기계제 대공업의 제패를 위한 길을 말끔하게 닦게 되었다. 기술혁신이 어려운 중소기업이나 가내수공업은 급속히 쇠퇴하고, 자본의 집중.집적이 촉진되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흡수되거나 통합되는 자본은 피눈물을 흘립니다. 더욱이 그런 자본에 매달려 밥을 벌어먹던 인간들은 목숨줄까지 조임을 당합니다. 자본 집중이 보여주기 싫어하는 뒷모습입니다.
자본의 집적(集積)은 날마다 일상처럼 벌어지는 개별 자본이 스스로 몸집을 불리는 것이라 할 수 있지만,자본의 집중(集中)은 어떤 계기를 통해 일어나는 것으로, 다른 자본을 빨아들여 통합함으로써만 가능합니다.
1997년 IMF 사태가 우리나라 독점자본들이 재편되면서 덩치를 키우는 계기가 됐던 것처럼, 지금 우리 앞에 놓여 있는 한미FTA도 타결이 되면 곧바로 그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FTA는 모든 보호와 혜택을 부정합니다. 이른바 가격이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사람과 집단들 생각과 행동에서 판단 기준을 돈이 되느냐 또는 돈이 안 되느냐 한 가지로 일원화한다는 뜻입니다.
쓸모가 있느냐 여부는 고려 대상이 못 됩니다. 아무리 쓸모가 있어도 돈이 안 되면 하지 않겠다는 주의(主義)입니다. 뒤집어서, 아무리 몹쓸 짓이라도 돈만 되면 무엇이든 서슴없이 하겠다는 주의이기도 합니다.
삼성은 지금 이 순간에도 광장에 모인 저 많은 사람들에게 무슨 상품을 만들어 어떻게 팔아먹을까 그런 궁리를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삼성은 아마 홍보 전문 계열기업 제일기획을 시켜 ‘촛불’ 이미지를 광고상품으로 디자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삼성 같은 재벌들은 이미 이 촛불을 상품화하려 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광우병 위험 쇠고기가 수입되고 해서 한미FTA 타결에 걸림돌이 없어지면 독점자본의 지배가 더욱 확실해질 텐데.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은 쓰러지고 자빠지기 바쁠 텐데. 게다가 성장은 해도 고용이 늘지는 않는다는데, 고용이 늘어도 거의가 비정규직인데.
의료보험 민영화, 공공기관과 방송기관 사유화, 그리고 수돗물과 가스 사유화 등등 이명박 정부 정책들은 죄다 한미FTA에 들어 있는 것들인데. 한미FTA는 우체국조차도 사유화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데. 그러면 미국 또는 한국 독점자본이 죄다 차지를 할 텐데.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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