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투병 중이시던 요양병원 인근 길가에서 뽑아와 심은 쑥부쟁이가 올해도 아파트 베란다에서 꽃을 피웠습니다.(사실 개망초인지, 구절초인지, 쑥부쟁이인지 정확히는 모릅니다.) 겨울엔 아예 사라지고 없다가도 봄이 되면 슬그머니 싹을 틔우고 올라와 이렇게 쑥쑥 커서 꽃까지 피웁니다. 벌써 3년째 이러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어머니가 꽃의 아름다움을 느낄 감성도 없는 메마른 분으로 알고 컸습니다. 어려운 살림에 8남매를 낳아 기르느라 그런 감성을 가질 틈도 없었겠죠. 항상 강인한 모습만 보고 자라서 그랬을 겁니다. 그러다 일흔이 넘어 연로하신 후 기력이 많이 쇠잔해지셨던 언젠가 지리산의 한 펜션에서 가족 모임을 한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어떤 꽃을 보신 어머니가 혼잣말처럼 "꽃이 참 예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