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생각-김주완

리얼리티 떨어지는 영화 강철중

기록하는 사람 2008. 7. 1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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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아내와 영화를 봤습니다. 원래는 기말고사 치른다고 고생한 아들녀석에게 '쿵푸팬더'를 보여주러 극장에 갔는데, 하필 상영시간이 아니더군요. 어쩔 수 없이 아들녀석을 택시태워 보내고, 아내와 '강철중-공공의 적 1-1'을 봤습니다.

1편과 2편도 봤는데, 이것도 스토리는 너무 뻔했습니다. 마지막 장면을 어김없이 강철중(설경구 분)과 악당두목 이(정재영 분)이 치고박고 싸우는 장면으로 설정한 건 상투적이기까지 했습니다.

어차피 오락영화라 그냥 관대하게 보아넘길 수도 있지만, 리얼리티가 확 떨어지는 설정도 많았습니다. 명색이 여러 계열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그룹의 회장이라는 사람이 직접 현장에서 사람을 죽이도록 하고, 깡패 양성소에서 일장연설을 하는가 하면, 대리자수를 하러가는 아이를 자신의 승용차 안으로 불러 "친구의 이름을 팔지 않는다" 운운하며 동영상에 찍히는 게 그랬습니다.

그게 현실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일까요? 현실에서 그 정도 거물이라면 절대 자신이 직접 나서지 않습니다. 나중에 모든 범행이 드러나더라도 회장은 빠져나갈 구멍을 다 만들어놓는 게 상식이라는 거죠.

그런 그룹 회장이 말단 형사에게 직접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고, 혼자 과일꾸러미를 들고 경찰서 강력계를 찾아가며, 부인과 아들만 있는 그룹 회장의 집에 일개 형사가 쉽게 방문하여 밥을 청해 우걱우걱 먹을 수 있다는 것도 현실에서 가능할까요? 그러고보니 그룹 회장이 경비원 한 명 없는 집에 산다는 것도 웃기네요. 또 그 정도 기업형 조폭 회장을 비호해주는 정치인이나 검경조차 없다는 것도 그렇네요.

그냥 재미로 보고 넘기면 될 걸 제가 너무 까다롭게 영화를 보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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