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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60

결선투표제 하면 '도착증'이 없어진다

대통령 결선투표제를 하면, 대통령이 다수를 대표할 수 있는데다 갖가지 정치 세력이 연합할 수밖에 없으므로 통합도 되는 한편 독단적 권력 행사도 줄어들 수 있다는 글을 하루 전에 썼습니다. (관련 글 : MB, 왜 결선투표제는 제안하지 않았을까) 저는 여기서 더 나아가 국민 정신 건강을 위해서라도 대통령 결선투표제를 도입해야 하고 그리하면 우리나라가 '술 권하는 사회'에서 한 발자국이나마 더 멀어지는 보람까지 누릴 수 있다는 주장을 덧붙이고 싶습니다. 2002년 대선에서 보기를 찾아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별로 눈길을 끌지 못하던 노무현이 무섭게 떠오르고, 유력 후보였던 정몽준이 선거 막판에 노무현 지지를 밝히며 사퇴했다가 다시 물리는 등, 역대 대선 가운데 가장 극적이고 역동적이었기에 보기로 삼았습니다. ..

가장 노무현답게 모셔진 영정

노무현 전 대통령 49재가 치러진 다음날인 11일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11일 아침 를 보니 김해 봉하 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 안장식이 진행될 때 서울 대한문 앞에서도 추모 행사가 진행됐다고 돼 있었습니다. 11일 오후 저는 동대문에서 청계천을 따라 청계광장을 따라 천천히 걸었습니다. 청계천은, 복개를 뜯어낸 뒤로는 언제나 그랬지만, (자연 하천이 아닌) 하수구치고는 아주 깨끗했습니다. 어쨌거나, 80년대 초·중반 몇 해 동안 서울서 살아본 경험이 있는 저로서는, 서울 한복판에서 이렇게라도 산책할 수 있게 된 것은 나름대로 의미 있는 커다란 진전이겠다 싶었습니다. 시간이 좀 남아 있기에 덕수궁을 한 바퀴 둘러봤습니다. 신기전도 보고 자격루도 보고 석조전 중화전 즉조당 같은 건물도 눈에 담았다가 한 시간만..

전라도 관광지에서 본 노무현의 흔적?

지난 3일 전남 여수에 강의를 다녀왔습니다. 강의시간이 저녁이어서, 하룻밤을 거기 모텔에서 자고 다음날 저를 불러주신 오문수 선생의 안내로 여수의 여기저기를 구경(내지 답사)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 여수 최고의 관광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돌산도 향일암을 둘러보고 내려오던 길이었습니다. 오문수 선생이 "저기도 노무현 대통령의 흔적이 살아있네요"라고 말했습니다. 오 선생이 가리킨 곳을 보니 향일암 오르는 길에 즐비한 식당들 중 한 주점에서 손님들을 유인하기 위한 안내간판에 이런 글이 씌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딱 한잔, 좋습니다! 좋구요!" 약간 형광등인 저는 그걸 보고도 "뭐라고요? 어디 있나요? 노무현 흔적이?"라고 되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오 선생은 "좋습니다. 좋구요가 노무현 말이잖아요"라고 설명..

노무현의 마지막 강의, 어떤 말 남겼나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생전에 대중과 함께 했던 마지막 강의는 언제, 어떤 내용이었을까? 노무현 공식홈페이지였던 '사람사는 세상'의 '봉하사진관'과 '봉하영상관'에는 2008년 12월 5일 방문객 인사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마지막 기록으로 남아 있다. 그 마지막 영상의 제목은 "따뜻해지면 인사 드리러 나오겠습니다"였다. 하지만 그날 대중과의 만남은 당분간 이별을 고하는 의식이었을뿐 그의 생각과 철학을 밝힌 강연은 아니었다. ◇"길게 보자. 포기하지 말자" = 대중 앞에서 강연을 한 것은 그보다 2개월쯤 앞선 10월 12일 진영공설운동장에서 열린 '노무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가을운동회' 격려사가 마지막 영상기록이다. 경남노사모가 주관했던 그날의 운동회는 노사모 외에도 시민광장, 국민의 힘, 라디오2..

멋대로 모욕하고도 사과는 안 하는 신문

5월 26일 메일을 하나 받았습니다. 지율 스님이 보냈습니다. 물론 제게만이 아니고, 다른 여러 사람한테 함께 보내는 그런 메일이었습니다. 제목이, '어떤 운명'이었습니다.(초록의 공명 홈페이지http://www.chorok.org '길에서 쓰는 편지'에 '어떤 죽음을 애도하며'로 같은 글이 올라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조선일보 보도 따위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들을 담고 있었습니다. 1. 지율과 노무현의 인연 저는 지금도 지율 스님이 떠오르면 가슴부터 꽉 막힙니다. 그런 영혼은 세상에 다시 없을 것입니다. 지율은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고속철도 천성산 관통노선 변경 공약 채택 운동을 벌여 같은해 10월 26일 노무현 당시 후보로부터 백지화·재검토 약속을 받아냅니다. 그러나 그것은 문제 ..

진보매체도 지역 무시하기는 마찬가지

1.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 전날인 5월 28일, 미디어 비평 전문 매체인 인터넷판에 '봉하 마을엔 경향·한겨레만 있다?'는 기사가 떴습니다. 날마다 조문객들로 발 디딜 틈도 없는 봉하 마을에, 잘 나가는 이른바 조·중·동은 없고 경향과 한겨레만 하루 4000~5000부 나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기사를 읽어본 김주완 선배가 "무슨 기사가 이래? 랑 이랑 도 있는데……. 우리도 3000부 갖다 놓잖아?", "훤주씨도 시간나면 한 번 들어가 보세요." 했습니다. 저도 들어가 읽어보고는 일단 그냥 웃고 말았습니다. 이튿날 정오 즈음 에 전화를 했습니다. "봉하 마을에 경향·한겨레만 있다고 보도를 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 도 있다, 뿐만 아니라 부산에서 나오는 ·도 함께 나눠주고 있다. 그런데 왜 엉터..

노무현 캐릭터 상품화, 어떻게 보십니까?

지난 주말(6일) 다시 찾아간 김해 봉하마을은 반쯤 관광지로 변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마을 진입로 입구에는 꼬지와 단밤, 옥수수, 냉차 등을 파는 잡상인들도 생겼습니다. 곳곳에 경찰이 있지만 차량통제나 주차안내 등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이 때문에 승용차를 갖고 봉하마을을 찾은 사람들은 엄청난 골탕을 먹었습니다. 배치된 경찰은 마치 '니네들 고생 좀 해봐라'는 듯이 아무런 안내도 해주지 않았습니다. 누누이 이야기했지만, 김해시는 최소한 주말과 휴일만이라도 진영공설운동장~봉하마을 간 셔틀버스를 운행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이 엄청난 혼잡과 방문객의 고생을 덜 수 있습니다. 버스 두 대면 됩니다. 하지만 오늘 제가 하려는 얘기는 좀 다른 겁니다. 봉하마을 진입로가 시작하는 곳에는 먹을거리를 파는 잡상인 외에..

노무현 추모곡이 된 '그대 떠난 하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떠난지도 벌써 보름째가 되네요. 오늘 한 가수의 노래를 듣고 또 눈물을 쏟았습니다. 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이렇게 울어보기는 처음입니다. 저는 온라인게임을 잘 모릅니다만, 국내 게임가수 1호라는 엄지영이 부른 '그대 떠난 하늘'이라는 곡입니다. 이 곡은 아마도 온라인 무협게임 이름으로 짐작되는 '영웅'의 OST라고 하네요. 그런데 이 곡이 어쩌면 그렇게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마음과 딱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대 떠나간 곳이 하늘이라서 하늘을 볼수가 없네요 어둠이 하늘을 가려도 그대눈빛같은 별빛 비치네요 그대 떠나간 곳이 하늘이라서 하늘을 보면 눈물이 나네요 그대도 내맘을 아는지 그대눈물같은 소나기 내 눈물이 되네요 멀리 떠난다고 한 곳이 겨울빛 하늘이었나요 떠나려면 ..

노무현 서거, 한 독자의 가슴아픈 편지

엊그제 편지 한 장을 받았다. 블로그를 운영해오면서 댓글이나 방명록의 글이 아닌, 우편으로 독자 편지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그의 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나흘째 되는 날인 5월 26일 쓴 것으로 되어 있었고, 우표 소인은 28일자로 찍혀 있었다. 보낸 이는 '대구에서 독자 드림'이라고 되어 있었고, 받는 이는 '김주완 님 또는 김훤주 님'인 것으로 보아 우리 블로그 독자임이 분명해 보였다. '먼 훗날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옛 이야기'라는 제목의 편지 내용은 이랬다. 일찌기 아시아의 어느 야만국에 "약자는 귀족이 던져주는 떡이나 먹고 순종해야 된다"는 불문헌법이 있었네. 어느날 약자 중에 걸출한 사나이가 나타나 "우리는 모두 동등하다"고 외치자 태풍이 일어났네. 화가 난 귀족들은 말총과 글총을 ..

하수(下手)만 택하는 MB정권 서글프다

1.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해 29일 국민장이 치러졌습니다.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투신 자살 직후, 이명박 대통령이 봉하마을로 와서 조문하겠다고 했을 때 "그래 그 정도 머리는 있어야지", 했습니다. 누구나 짐작하시겠지만, 이 대통령이 봉하마을에 몸소 머리를 조아리고 조문을 하면 이명박 반대 민심이 조금은 수그러들 것이고, 그에 더해 애도하는 자세가 진심에서 우러나왔다는 인정을 조금이라도 얻으면 그만큼 득이 되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설령 일이 좀 꼬여서, 현장에 있던 노사모 사람들에게 봉변이라도 겪는다면 오히려 나을 수도 있습니다. 정적에 대한 해코지 탓을, 이명박 정부뿐만 아니라 노사모도 함께 뒤집어써야 할 수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게 또 마지막 가는 인간에 대한 합당한 예의 아니겠습니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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