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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김장하, 세상에 이렇게 깊고도 너른 어른이 계셨구나

출처 최영 페이스북 “줬으면 그만이지” 도서출판 피플파워에서 새로 찍어낸 따끈따끈한 책이다. 진주 남성당한약방(올해 문을 닫았다)의 운영자인 김장하선생님의 이야기를 경남도민일보 전무로 명퇴하신 김주완님이 수년간 취재해서 책으로 엮었다. 어젯밤 늦게 잠자리에 들어가 읽기 시작했는데 너무 이야기가 감동적이라 잠을 설칠듯해서 억지로 덮었다. 그리곤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말자 죄다 읽어버렸다. 나는 사람을 사귐에 폭이 좁은 탓에 김장하선생에 대한 이야기는 슬쩍 전해들은 것이 전부였다. 이제 책을 통해서 그분의 이야기를 소상히 접하니 그 울림이 상당하다. 책을 보고 느낀 첫 감정은 “세상에 이렇게 깊고도 너른 어른이 계셨구나..” 하는 경이로움이었다. 나처럼 습자지같이 얇고 가벼운 심성은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경지..

오인태 에세이집 <밥상머리 인문학> "살아보니 그렇다"

오인태 시인의 (궁편책, 269쪽, 2만 2000원)을 읽고 있다. 비슷한 연배여서 그런지 공감하는, 마치 내 이야기인듯한 대목이 많다.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눠 계절별로 열세 가지 혼자 먹는 밥상차림과 음식레시피를 보여준 후, 살아가며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를 풀어 쓴 에세이집이다. 아래는 책에서 발췌한 대목. 괄호 안은 내 생각. -베사메 무초 가사에 등장하는 리라꽃이 라일락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테다.(처음 알았다.) -혼분식을 장려하던 때라 학교에서 점심시간이면 도시락 검사를 했는데, 동생 도시락은 보리밥을 넣은 다음 위에만 쌀밥으로 눈가림을 한 데 비해 내 도시락은 쌀밥으로 채우고 보리밥 몇 알을 살싹 덮은 것이었다.(나는 누나와 여동생에게 이런 빚진 게 있다. ㅠㅠ) ..

어른 김장하 <줬으면 그만이지> 취재과정 자체가 행복했다

2023년 01월 04일 수요일, KBS 진주, 정보 주는 라디오 출연자: 김주완 작가(책 저자) -새해 첫날, 를 발간하셨습니다. 먼저 어떤 책인지 소개 좀 해주실까요. “사천과 진주에서 60년간 남성당한약방을 운영하셨던 김장하 선생의 삶을 취재한 책입니다. 그동안 지역공동체를 위해 워낙 좋은 일을 많이 하셨지만, 본인이 그걸 드러내지 않는데다, 언론과 인터뷰도 일절 하지 않아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분의 삶을 취재해 기록했습니다.” -30여 년간 기자로 활동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걸 업으로 삼으셨습니다.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특히 김장하 선생께 호기심이 가고 그의 삶을 조명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일선 기자 시절, 주로 기득권층, 그리고 토호세력의 뿌리를 파헤치거나 그들이 숨겨..

'줬으면 그만이지' 어른 김장하 어떻게 취재했나(대구엠비씨)

나이 40에 사학재단을 만들고 고스란히 국가에 헌납한 사람, 평생 차도 없이 걸어다니고 버는 족족 남을 위해 퍼주면서도 절대 인터뷰는 하지 않는 미스터리한 한약방 주인 대체 누구를 묘사하는 걸까요?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경남 진주에선 이 분을 모르는 이가 없다는데요. 이 시대 살아있는 의인, 어른으로 통하는 경남 진주의 은둔형 기부자 김장하 선생에 대해 오늘 이 시간 알아보고자 합니다. 최근 경남MBC에서 제작된 다큐와 책을 통해 김장하 선생을 직접 취재한 김주완 전 경남도민일보 기자를 연결해 그 취재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경남 진주에선 많이 알려진 분이라고 하지만 우리 지역에선 사실 잘 알려진 분은 아닌데요. 먼저 김장하 선생이 대체 어떤 분이신지 설명을 좀 듣고 이야기를 시..

<어른 김장하> <줬으면 그만이지> 이렇게 취재했다

다큐 함께 취재한 김주완 김현지 인터뷰 를 연출한 MBC경남 김현지 PD, 또 김장하 선생의 이야기를 함께 취재한 김주완 전 경남도민일보 기자까지 함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이번 다큐멘터리 취재를 함께 하신건가요? 두 분이서 어떻게 함께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김현지 “제가 요청을 드렸습니다. 주인공이 인터뷰를 안하신다니 이 다큐를 현실화 하려면 누군가 키맨이 있어야 했는데 김주완 기자가 유일하게 김장하 선생에 대해 책을 쓰셨거든요. 원래 잘 알던 사이는 아니고 그냥 저 혼자 존경하는 선배님이셨기 때문에 배우고 싶은 마음도 있었구요. 너무 감사하게도 흔쾌히 승낙하셨습니다. 다큐 첫 기획은 2019년 초, 김주완 기자 섭외는 2021년 11월이었어요. 기획하고 2년 만에 출발하게 된거죠.” -두 분이 만..

근대농업유산의 첫머리 주천갑문

1) 주천강변 산기슭의 근대농업유산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1192-1 언덕 아래에 가면 잊혀진 근대농업유산이 하나 있다.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와 창원시 대산면 우암리를 잇는 주호교와 우암교가 맞물리는 주천강변 산기슭이다. 하류에서 보면 정면 가운데에 가로로 ‘촌정농장(村井農場)’과 ‘주천갑문(注川閘門)’이 두 줄로 새겨져 있고 왼쪽에는 ‘메이지 45년 5월 준공(明治 四十五年 五月 竣工)’이 세로로 새겨져 있다. 메이지 45년은 서기 1912년으로 일제가 조선을 강점한 이태 뒤이다. 정면은 상류쪽과 하류쪽 모두 네모나게 다듬은 화강암으로 표면을 마감했다. 특히 낙동강을 향하는 하류쪽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미끈하게 가다듬었다. 물이 흐르는 위쪽 부분은 큰 석재로 이어붙여 무지개 모양을 갖추었다. ..

<아버지의 해방일지>와 <줬으면 그만이지> 고상욱과 김장하

정지아가 쓴 를 읽었다. 아주 '재미'가 있는 소설은 아니다. 소위 발단 전개 위기 절정 따위의 흥미진진한 단계도 없다.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과 그들에 얽힌 이야기를 50대 후반 딸의 시선으로 담담히 풀어낸다. 딸이 이미 알고 있던 사람이지만 장례식장에서 비로소 알게 된 그의 면모, 몰랐던 사람인데 새롭게 알게된 아버지와 그의 관계, 그들에 얽힌 어릴 적의 기억과 세월이 흐른 뒤에 보이는 또다른 모습 등이 죽은 아버지의 일생으로 하나하나 완성되어 간다. 평생 사회주의자였지만 노동엔 서툴렀고, 천생 유물론자였지만 여호와의 증인들을 인정했으며, 혁명가이면서도 수컷의 욕망에 어쩔 줄 몰라 했던, 늘 뒤통수를 맞으면서도 '오죽하면 그랬겠냐'며 모든 사람의 처지를 이해하려했던 아버지의 삶이 장례식장에서..

시민운동단체에 대한 김장하 선생의 당부

책이 나오고 난 뒤에야 정원각 씨로부터 이 글을 전달받았다. 김장하 선생이 1999년 12월 진주참여연대(옛 진주참여인권시민연대) 창립 후 첫 소식지에 기고한 글이다. 선생은 이 단체의 고문이었다고 한다. 정원각 씨 역시 내가 김장하 선생을 취재 중이라는 사실을 일찍이 알고 있었다. 책에도 진주여성평등기금 관련 이야기에 정원각 씨가 나온다. 그럼에도 책이 나온 후에야 이 글을 발견했다고 하니 아쉽기 짝이 없다. 글을 읽어보니 어느 한 대목 버릴 게 없는 말씀이다. 특히 우리사회의 세태를 진단하는 부분에서 선생의 문제의식을 엿볼 수 있다. "‘내 돈 내 마음대로 쓰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으름장을 놓는 졸부들, 객관성과 공평성이라는 언론 대 원칙을 망각하고 보도와 사설을 의도적으로 혼동해서 보도하는 언론들,..

민간인학살을 다룬 하아무 소설 '꽃분이'

소설가 하아무와 함께 2008년 함양에서 민간인학살 피해 전수조사를 수행한 적이 있었다.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 가 나왔다. 하아무 소설집 중 첫 번째 작품이다.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직후의 혼란상, 한국전쟁 보도연맹 학살, 빨치산 토벌과정의 학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민중의 억울한 희생이 있었다. 소설가는 그중에서도 특히 여성이 겪은 고통에 초점을 맞췄다. 같은 작업을 했지만 나는 미처 간파하지 못했던 그 아픔을 디테일하게, 그러면서도 덤덤하게 그려낸다. 그 덤덤한 문체가 오히려 읽는 이의 마음을 더 아프게 후벼 판다. 만해문학상에 빛나는 조갑상의 에 이어 민간인학살을 다룬 또 하나의 명작 소설이 탄생했다. 이름하여 하아무의 .

아름다운 부자 김장하 취재기 : 줬으면 그만이지

줬으면 그만이지 -아름다운 부자 김장하 취재기 펴낸 날 : 2023년 1월 1일 가격 : 20,000원 반양장본 | 359쪽 | 152×225mm ISBN 979-11-86351-54-3 03120 펴낸 곳 : 도서출판 피플파워 창원시 마산회원구 삼호로 38(양덕동) 055-250-0190 www.idomin.com 저자 : 김주완 kjw1732@gmail.com 010-3572-1732 출판사 연락처 김훤주 010-2926-3543, pole@idomin.com 책 소개 “이만큼 베푼 사람은 많지만 이만큼 드러내지 않은 이는 없다” 20대 중반부터 50년 넘게 이어온 기대 없이 베풀고 대가 바라지 않는 삶 선한 영향력 절로 넓혀가는 김장하 바이러스 도대체 무엇이 이런 삶을 가능하게 했을까 취재 과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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