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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 원망했던 아버지, 이제야 진실을 알았습니다

민간인학살 피해자의 딸이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그리운 아버지께.죽음이 무언지도 모르던 다섯 살 아버지는 제 곁을 떠났습니다.어린 나를 볼 때마다 우시던 삼촌을 보면서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낄 뿐이었습니다. 철이 없던 사춘기 소녀가 되어선 아버지가 미웠습니다. 어머니는 문득문득 아버지 생각이 날 때마다 억울하다 하셨지만 그때마다 저는 문을 박차고 뛰어 나가야 했습니다. 어머니가 하신 말은 저에게 모두 변명이었지요.어머니께서 말씀하셨습니다.아버지는 해군통신학교 교장으로 제자 몇 몇이 여순사건에 가담하는 바람에 아버지가 죽었다고. 저는 핑계라고 생각했습니다. 국가가 자기 국민을 죽일 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믿었거든요. 그만한 죄를 지었을 거라고.잡혀가신 뒤 김구 선생으로부터 3개월 생활비를 받..

홍준표 이창희 박대출 김재경의 민간인학살에 대한 입장

지난 2일(토) 오후 1시 진주에서 '한국전쟁 전후 진주 민간인 피학살자 66주기 제8회 합동위령제'가 열렸다.전국에서 각 지역 유족회장들이 참석했고, 시민사회단체와 진주지역 문화단체, 진주시의회 시의원 등 많은 사람이 참석해 함께 해원(解寃)을 기원했다.하지만,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이창희 진주시장, 김재경 국회의원, 박대출 국회의원은 참석하지 않는 대신 '추모사'를 보내 자료집에 실었다.선출직 정치인으로서 입에 발린 말일지라도, 그들이 이승만 정권의 민간인학살에 대해 어떤 태도와 생각을 갖고 있는지 기록으로 남겨둘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그래서 여기 기록해둔다.○ 홍준표 경남도지사 : 한국전쟁은 현대사에 가장 큰 비극이며, 특히 민간인 희생사건은 더 할 수 없는 상처를 우리 가슴에 남겼습니다. 진주지역에..

이론과 실제로 살펴보는 우포늪 습지

우포늪 람사르습지도시 창녕옥야고 기자단② 우포늪을 두고 진행하는 창녕옥야고 학생기자단의 활동 목표는 두 가지입니다. 대외적으로 우포늪 둘레 마을들이 람사르습지도시로 선정되는 데 보탬이 되자는 것이 하나입니다. 내부적으로는 기자단 활동을 통해 우포늪 전반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자는 것이 다른 하나입니다. 그러려면 우포늪이 어떻게 해서 만들어질 수 있었는지, 우포늪을 이루는 동·식물과 지질 등은 어떠한지, 우포늪을 두고 사람과 자연이 교섭하면서 지내온 역사와 문화가 어떠한지를 더듬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포늪 형성 원리 파악을 위한 현장 탐방을 진행한 1회차 활동에 이어지는 5월 11일 창녕옥야고 기자단 두 번째 활동의 주제는 '이론과 실제로 살펴보는 우포늪 생태'였습니다. 세진마을에서 우포늪으로 들어가는..

[문경 학살]살려줄테니 일어서라 해놓고 다시 사살

지난 2006년 12월 23일 경상북도 문경에서 문경민간인학살 피해자 증언이 있었다. 앞의 글에서 이어지는 채홍연 씨의 증언이다. ☞앞의 글 : [문경 학살]창자 쏟아진 형이 살려달라 했지만...문경 민간인학살 생존자 채홍연씨의 피맺힌 증언1949년 12월 24일 아무런 죄도 없는 우리 석달마을 사람들이 국군들에 집단학살을 당한 그 때 저는 11세의 어린 아이였습니다. 그 당시 저의 가족은 69세의 아버지와 77세의 종조모와 25세의 오빠와 저 넷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셨습니다.그 날 점심 때 쯤 되었을 때 갑자기 많은 군인들이 우리 마을에 들이 닥쳤습니다. 갑자기 우리 마을에 들이 닥친 군인들은 마을 앞에 서 있는 큰 느티나무 아래에 모여서 떠들면서 머물러 있더니 갑자기 호각을 불면서 큰 소리..

[문경 학살]창자 쏟아진 형이 "살려달라" 했지만...

평생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에 바쳐 온 문경유족회 채의진 회장이 28일 돌아가셨다.+오마이뉴스 보도 : 민간인 학살 생존자 '빨간베레모 할아버지' 별세1949년 전쟁 때도 아닌 평시에 주민들이 국군을 환영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 산골마을을 완전히 불태우고 주민 86명을 무참히 살해한 경북 문경 산북면 석달동 민간인학살사건.더욱이 이 사건이 일어난 날은 성탄 전날인 12월 24일이었다.당시 살육의 현장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나온 생존자와 유족들이 지난 2006년 12월 24일 오전 11시 한자리에 모여 제57주기 합동위령제와 추모식을 열었다.당시 추모식에는 유족회 채의진 회장과 생존자·유족들을 비롯, 신국환 국회의원(국민중심당)과 윤정길 문경시 부시장, 탁대학 문경시의회 의장과 문경출신 도의원 등이 참석했으..

우포늪, 토평천 상류에서 낙동강 합류까지

우포늪 람사르습지도시 창녕옥야고 기자단 ① 창녕군 이방면 창녕옥야고교(교장 하재경)가 올 4월부터 12월까지 람사르습지도시 청소년 기자단 운영에 나섰습니다. 기자단 학생 15명은 활동 첫날인 4월 30일 '습지 형성 원리'를 현장에서 알아보려고 우포늪을 머금은 토평천을 최상류에서 낙동강으로 빠져나가는 지점까지 답사·취재를 벌였습니다. 창녕군과 창녕우포늪생태관광협회 지원을 받는 기자단 활동(진행 해딴에)은 우포늪 둘레 마을들을 람사르습지도시로 선정되게 하려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입니다. 람사르협약은 습지 보전과 현명한 이용이 목적인 국제협약으로 우포늪은 1998년 2월 람사르협약 보존습지로 지정됐습니다. 람사르습지도시는 한국과 튀니지가 공동발의해 2015년 제12차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된 제도입..

백범 김구의 의열단? 김원봉이 울고 가겠다

경남 산청군 단성면 남사마을에 가면 ‘유림독립운동기념관’이 있습니다. 아마도 지난해 문을 열었습니다.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서, 남사마을은 찾아온 사람들도 북적이지만 이 기념관은 언제나 조용하기만 합니다.바로 옆에는 이동서당(尼洞書堂)도 있습니다. 이는 이 마을 출신 선비로 일제에 맞서 독립운동을 벌인 면우 곽종석 선생을 기리는 뜻으로 후배들이 세웠습니다. 유림독립운동기념관은 낱말 뜻 그대로 일제강점기 선비들(儒林)이 펼친 독립운동을 나름 짜임새 있게 보여주는 훌륭한 공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한 군데 잘못이 있습니다. 1926년 동양척식주식회사(경성지점)을 폭파한 나석주 의사를 엉뚱하게 백범 김구와 연결지어 놓은 것입니다. 왜 이렇게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백범 김구는 유림이라 할 수 없는 ..

여러분은 책과 신문을 왜 읽으시나요?

월간 피플파워 7월호 독자에게 드리는 편지 인터넷서점 '예스24'에서는 누구든지 책에 대한 한 줄 평(評)을 적을 수 있습니다. 저희가 출간한 책 에는 이런 한 줄 평이 눈에 띄었습니다. "책을 읽는 이유는 여럿일 겁니다. 그 가운데서 사람 만나는 재미가 제일입니다. 딱 맞는 책!" 기분이 흐뭇했습니다. 자랑삼아 이 글을 제 페이스북에 링크했습니다. 그랬더니 진주에 사는 이영균 선생님이 이렇게 댓글을 달아주셨더군요. "고미숙은 최근에 낸 (북인드라망)에서 '사람보다 더 흥미롭고 심오한 텍스트가 또 있는가?'(155쪽)라고 했어요."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여기에 공감합니다. 책이든 잡지든 신문이든 핵심 콘텐츠는 역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디어 혁신과 관련해 얼마 전 이정환 편집국장이..

‘경남의 숨은 매력’ 사서 선생님께 보낸 편지

공문은 어지간하면 종이 한 장에 내용을 담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경남 지역의 (학교) 도서관 사서 선생님들께 ‘경남의 숨은 매력’을 알리는 편지를 한 통 썼는데 이 또한 공문에 준하는 분량으로 작성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 눈에 대략 알아볼 수 있게는 되었지만 내용이 좀 성기고 엉성한 구석도 생겨나 있습니다. 그래도 기록 삼아 그대로 남겨 보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아이들한테 도움이 되는 좋은 책 고르시느라 바쁘시죠? 지난 5월 책을 펴낸 김훤주입니다. 경남도민일보 환경전문기자로 있으면서 자회사인 갱상도문화공동체 해딴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해딴에’는 경남의 생태·문화·역사·인물을 찾아 아이 어른 모두 누리도록 하는 사업을 벌입니다. 책 소개를..

샘터가 둘씩이나 있는 함안 장춘사

경남 함안 칠북면에 있는 장춘사는 꽤 멋진 절간입니다. 사는 집이랑 가깝기도 해서 한 해에 한 번 꼴 정도로는 찾아가 쉬었다 오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런 장춘사에 대해 저는 얼마 전 펴낸 책 에다 이렇게 썼더랬습니다. 작음으로 이룬 무릉도원 장춘사 칠원에는 오래된 절간도 있습니다. 대부분 절간은 드나드는 일주문이 웅장하고 지켜보는 사천왕 또한 근엄합니다. 하지만 여기 장춘사는 그냥 대나무 사립문 하나로 성(聖)과 속(俗)을 나눕니다. 사립문한테 한가운데를 내어준 정문은 ‘무릉산 장춘사(武陵山 長春寺)’이라는 현판을 단 채 오른편으로 비껴나 앉았습니다. 장춘사는 통일신라 흥덕왕 7년 무염국사가 왜구를 물리치겠다는 원력으로 세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건물은 조선시대 것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신라 ..

가본 곳 2016.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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