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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본 언론 522

뉴스펀딩, 지역신문이 적극 활용해보자

나는 지금 ‘뉴스펀딩’이라는 걸 실험하고 있다. 포털 다음에서 서비스 중인 기획취재 후원 프로젝트다. 내가 하는 프로젝트는 ‘풍운아 채현국과 시대의 어른들’이라는 제목으로 진행 중인데, 당초 목표액 300만 원을 넘어 600만 원에 육박하고 있다. 또 조회수는 알 수 없지만 공감 1만 4000개, 공유 2900개 등 수치를 보면 꽤 많은 사람이 읽었을 것이다. 오마이뉴스 기사 하단에도 ‘원고료 주기’ 버튼이 있고, 티스토리 블로그에 ‘밀어주기’라는 후원 기능이 있지만, 둘 다 실험해본 결과 그 효과에 비하면 뉴스펀딩의 성과는 고무적이다. 물론 한계도 있다. 만일 이 프로젝트를 대형 포털이 아닌 기존 미디어에서 하더라도 이만큼 성공할 수 있을까. 아마 그건 어려울 것이다. 거기에다 콘텐츠를 가진 사람이라면..

SNS는 지역신문의 위기일까 기회일까

지난해 연말 경남 창원의 한 카페에서 좀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제1회 경남도민일보 독자와 기자의 만남. 편집국이 주최한 이 행사는 휴먼라이브러리(Human Library) 방식으로 진행됐다. 6명의 기자 이름과 프로필을 미리 공지하고, 이들 기자와 만나고 싶어하는 독자를 모집했다. 그렇게 만난 20명의 독자들은 6개 테이블에 나눠 앉아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나중에 전체적인 소감을 발표했다. 초반 어색함을 풀기 위해 지역가수의 노래공연도 있었고, 친밀감을 높이기 위한 테이블별 스피드퀴즈도 있었다. 반응이 좋았다. 독자들은 이 만남 덕분에 기자와 신문에 대한 친밀도가 높아졌고, 앞으로 신문을 더 꼼꼼히 읽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오늘 만난 기자가 쓴 기사는 꼭 찾아 읽고 피드백도 하겠노라고 말..

지역신문 활로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들

경남도민일보라는 지역 신문에 몸담고 있으면서, 또 경남도민일보가 공익 실현을 위해 만든 자회사 '갱상도문화공동체 해딴에' 운영 책임을 맡고 있으면서 하게 된 이런저런 생각들입니다. 짧은 생각(短想)이기도 하고 끊어진 생각(斷想)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실마리는 되는 셈입니다. 1. 지역신문에게 지역 밀착은 무엇일까요? - 지역신문 앞에 놓여 있는 유일한 살길입니다. 그냥 하는 헛말이 아닙니다. - 지역신문을 단순히 보도나 하는 매체로만 여기는 바로 그 순간 지역신문은 발전할 가능성을 잃어버립니다. - 말하자면 지역신문이 살 길은 신문(인터넷신문이든 종이신문이든) 안에 있지 않습니다. 살 길은 신문 밖에 있고, 그 길을 헤쳐나가는 힘은 신문 안에 있을 때는 절대 생기지 않습니다. 2. 지역신문이 붙어먹을 ..

통영여중 진로 강의 - 글쓰기와 기자 되기

한 시간 반 정도 중학생 앞에서 신문기자가 무엇 하는지 등등을 떠들어댄 적이 있습니다. 지난해 가을이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진로 교육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그 때 강의 준비 차원에서 썼던 원고입니다. 물론 이대로 하지는 않았습니다. 만약 이대로 했다면 끝까지 제대로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삼아 중요한 몇몇을 짚어 구체적으로 일러줬습니다. 아울러 학생들 사는 데가 통영인지라 통영의 역사 문화 인물을 실마리로 삼아 이야기를 끄집어내 풀어나가기도 했습니다. ------------ 안녕하세요? 통영여자중학교 1학년 여러분! 언론이 왜 중요할까요? 요즘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막연하게 호기심이나 환상이 있는 친구들이 간혹 보이는데 기자가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야..

독자와 소통하지 않는 기자는 자격 없다

내가 어제 썼던 '지역일간지가 외면당할 수밖에 없는 까닭'에서 강조하고 싶었든 것은 시민 속에서 나오는 기사가 더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출입처'에서 나오는 기사는 정보 가치가 없다는 뜻인가? 물론 아니다. '출입처 기사'라 하더라도 독자들에게 중요한 정보가 되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독자가 관심있어 하고 흥미롭게 읽을 출입처 기사도 분명 있다. 문제는 기자가 출입처를 벗어나 평범한 시민이나 독자들과 만나지 않으면 해당 출입처의 논리와 관심사에 매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출입처나 기자 개인의 스타일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취재기자들은 아침에 아예 출근을 출입처로 한다. 거기서 취재를 마치면 회사(편집국)에 들어와 마감하고 퇴근한다. 하루 종일 출입처 관계자들과 동료 기자들 말고는 아무..

지역일간지가 외면당할 수밖에 없는 까닭

한국의 지역일간신문이 해온 가장 '뻘짓' 중 하나는 서울지역일간신문(소위 중앙지 또는 전국지)을 흉내내 왔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서울지와 비슷해보여야 촌스럽지 않고 '뽀대'가 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는 소위 '중앙지'에 대한 컴플렉스를 갖고 스스로를 '지방지'라 비하해온 지역신문 종사자들의 심리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일선 기자 시절 들었던 가장 당혹스러웠던 덕담(?)은 '지방지에 있을 기자가 아닌데…'라는 말이었다. 나름 지역에 애정을 갖고 지역신문에서 기자로 제역할을 해보고자 하는 내겐 모욕적인 말이었지만, 상대는 선의에서 하는 말이라 화를 낼 수도 없었다. 독자가 아니라 취재원의 관심이 중요했다 각설하고, 어쨌든 그러다보니 전국지와는 차별되는 지역신문만의 특화된 지면 구성이나 콘텐츠를..

방문자 수 늘리는 디지털퍼스트, 그게 최선입니까?

'디지털 퍼스트'란 말이 미디어업계에서 유행이다. 원래 영국 신문 이 먼저였지만, 올해들어 미국 가 내부용으로 만든 '혁신보고서'가 유출되면서 더 확산된 듯하다. 조직규모가 큰 서울지역 일간지들은 물론이고, 전체 직원 5~6명에 불과한 소규모 지역주간지까지 너도나도 '디지털 퍼스트'를 외치고 있다. 그렇다면 한 번 물어보자. 왜 하느냐고. 그걸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게 뭐냐고. 아, 그거야 종이신문보다 먼저 인터넷과 모바일에 실시간으로 기사를 올리면 방문자가 늘어날 것이고, 그러면 저절로 수익도 늘어나지 않겠느냐고? 참으로 순진한 생각이시다. 그래봤자 거의 모든 뉴스가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에서 소비되는 현실에서 얼마나 방문자를 늘릴 수 있을까. 내가 재직 중인 지역일간지를 기준으로 말씀 드리자면 하루 ..

어뷰징이 아니라 쓰레기 기사라고 부르자

선정적인 광고를 덕지덕지 붙여놓고 포털에 낚시질 기사를 반복 전송해 클릭을 유도하는 짓거리를 ‘어뷰징(abusing)’이라 한단다. 우리말로는 ‘오용’ ‘남용’ 뭐 이런 뜻이라는데, 뭔가 선명하게 와 닿는 말이 아니어서 늘 불만이었다. 최근 내가 경남도민일보에 출고한 ‘제주항공 승무원 톡톡 튀는 코믹 기내방송’ 기사가 어떻게 ‘오용’되고 ‘남용’되는지 지켜본 결과도 그랬다. 아내와 모처럼 태국 여행을 다녀오는 길에 찍은 영상 기사였다. 지난 6일 아침 유튜브에 올린 영상과 함께 경남도민일보 지면과 인터넷에 실린 기사가 복제되어 순식간에 확산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오후 5시 30분쯤 쿠키뉴스가 우리 기사를 거의 그대로 베껴 ‘[이거 봤어?] "빵 터지셨습니다~" 제주항공 여승무원의 독특한 기..

기자협회보에 나온 '기사 베껴쓰기'

10월 29일(수)자 에 김고은 기자가 쓴 기사다. 편집국과 분리되어 5층에 있다보니 를 볼 기회가 없다. 3층 흡연실에서 우연히 봤다. 이미 베껴쓰기가 만연해 있는 언론풍토에서 이런 기사 한 번 나온다고 쉽게 고쳐질리야 없겠지만, 그래도 아무런 지적이나 문제제기가 없는 것보다는 다행이지 싶다. 2014년 한국언론계의 부끄러운 모습으로 기록해둔다.

모든 기자가 영상 전문가일 수는 없지만...

"우리는 사장도 월간지에 1회 기사를 직접 씁니다. 기자직이 아닌 일반 경영파트 구성원에게도 기사 쓰기나 영상, 사진 촬영을 독려합니다. '시민기자'라는 개념도 있는데 내부 구성원들이 (사장이고 비편집국이라고) 스토리를 쓰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스토리 쓰기는 기자 직군만의 배타적 권리가 아닙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이런 기술(동영상 편집)은 당연히 익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웬만한 일반인들도 이 정도 편집은 하는데, 신문사 취재기자들이 못한다면 말이 아니죠." 최진순 기자와 인터뷰에서 제가 했던 말입니다. ☞온라인 저널리즘의 산실 : '코믹 기내방송'엔 지역언론의 희망이 들어 있었다 이런 말 하면 싫어할 기자들도 꽤 있겠죠?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저는 우리 기자들 모두에게 획일적으로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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