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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본 세상/사람이야기 69

채현국 어른 '인문학열풍'에 대해 물었더니...

26일 부산민주공원에서 채현국 어른을 모시고 '세대간의 대화'라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 질문자로 나온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 물었다. "책 안에서 이사장님은 인문학 열풍에 대해서도 상당히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계셨어요. 그러니까 인문학 자체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또 하나의 돈벌이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이사장님께서는 어린 시절부터 상당히 많은 책을 읽으시고 공부를 많이 하신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현재 저희같은 젊은 세대가 학문을 할 때 과연 어떤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지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질문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채현국 어른은 탄식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 "자, 이게 고등학생의 질문입니다. 뽑아오기를 우등생을 뽑아왔거든요. 우등생이 뭡니까? 고정관념과..

《풍운아 채현국》을 읽은 89세 할머니의 편지

1927년생 89세의 할머니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 얼마 전 제가 기록하여 출간한 《풍운아 채현국》을 읽고 보내온 편지였습니다. 내용은 이랬습니다. "김주완 씨. 고맙습니다. 기록한 책 보고 너무 고마워서 몇 자 적는 27년생 할머니입니다. 썩은 세상에도 풍운아가 아니라 복된 人生이 보석처럼 우리에게 기쁨과 보람을 주고 신통력까지 준 것 같습니다. 구절구절 대화하신 內容으로 代理 만족을 느끼면서 감격하였답니다. 지금까지도 많은 일을 하셨지만 좋은 기록 많이 해주십시요. 주소 몰라서 출판사로 보냅니다. 042-000-0000010-0000-0000수전증이 있어서 亂筆입니다. 1. 23 대전에서 장형숙 할머니" 편지는 김현정 서울시립동부병원 정형외과 전문의의 칼럼 '노인을 바라보는 시선'을 복사한 ..

지금 여기 사는 사람, 고향 떠나 출세한 사람

여기 두 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 경남 출신으로 일찍이 고향을 떠나 서울서 출세하여 떵떵거리며 살고 있지만 고향을 위해서는 아무 것도 하는 게 없는 사람. 비록 외지 출신이지만 경남에 뿌리내리고 살면서 지역사회를 윤택하게 하기 위해 돈과 열정과 재능을 아낌없이 기부하는 사람. 이 둘 중 누가 더 소중한 존재일까요? 당연히 후자일 겁니다. 물론 서울에서 출세한 사람 중에 고향을 위해 큰 역할을 해주는 분들도 많겠지요. 그런 분과 비교하더라도 과연 후자가 덜 소중한 존재라 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묘한 기류가 있습니다. 출신만 우리지역일 뿐 서울서 출세한 사람은 우대하고, 외지 출신이지만 우리지역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은 인정해주지 않는 습성 말입니다. 아주 잘못된 텃세의 일종이..

'가오리 비빔국수' 먹으러 함안 갑시다

월간 2015년 1월호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지난 12월 18일 저희로서는 나름대로 의미 있는 행사가 하나 열렸습니다. '제1회 경남도민일보 독자와 기자의 만남'이었는데요. 기자가 출입처 취재원(뉴스 재료 공급자)만 만나는 데서 벗어나 뉴스를 읽는 독자(수요자)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눈 첫 공식행사라는 점에서 그랬습니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기자와 독자 간 커뮤니티를 형성해 늘 소통하고 교감한다면 독자에게 사랑받는 신문이 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겁니다. 그간 몇 차례 말씀 드렸듯이 저희가 를 내는 이유 또한 거창한 게 아닙니다. 동시대, 같은 나라, 같은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끼리 서로 알고 이해하고 지내자는 겁니다. 양산 효암학원 채현국 이사장은 "뭔가를 전달하기 위해 말하는 게 아니라 친하려고..

사람과 책을 좋아하는 채현국 선생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은 TV도 안 보고 신문도 읽지 않지만 사람과 책은 참 좋아하는 것 같다.8월 말 경남도민일보를 방문했을 때 배낭 안에는 책이 들어 있었고, 9월 초 내가 양산을 방문했을 때도 여러 책을 자랑했다.그 때 내가 썼던 를 말씀 드렸더니 꼭 구해보고 싶단다.그래서 어제 방문할 때 어렵게 한 권 찾아서 와 함께 드렸다. 기뻐하신다.그러면서 오후에 서울 가는 길에 이 책을 가방에 넣어 갖고 가셨다. 이마 기차 안에서 읽으려는 것 같다.​헤어질 때 "이 책 읽어봤습니까?"라며 라는 책을 건넨다. 그의 친구 박이엽 선생이 번역한 책이다.표지를 열어보니 번역자의 부인 서명이 있다.그래서 "내가 서명까지 있는 이 책을 가져가면 됩니까"라며 사양하려 하니 "다음에 올 때 가져오면 되지"하며 극구 읽..

"동학혁명 생각하면 지금 농민운동 쪽팔린다"

전희식, 치매 어머니와 함께 사는 노동운동 출신 농민 1958년생인 그이는 경남 함양군 서하면 봉전리에서 태어났습니다. 58년 개띠입니다. 낳고 기른 어머니는 김정임씨랍니다. 어머니는 1922년생으로 14살에 시집와서 여섯 남매를 낳았습니다. 막내아들인 그이를 37살에 낳고 남편을 43살에 여의었습니다. 어머니 일생의 신산함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짐작이 됩니다. 그이는 자기와 같은 개띠인 어머니를 올해로 8년째 모시고 있습니다. 태어난 고향에서 직선거리로 14km 정도, 육십령 고개만 넘으면 바로 나오는 전북 장수군 장계면 명덕리 해발 620m 산골에서요. 벌써 아흔을 넘긴 어머니는 치매에 걸렸고 잘 움직이지도 못한답니다. 진보운동과 함께한 전희식의 삶 그이를 처음 알게 된 때는 30년 전입니다. 한국전..

라디오에 소개된 '열두 명의 고집 인생'

오늘(22일) 아침 MBC경남(진주) 라디오 '좋은 아침입니다'(연출 박흥준)와 10분여 가량 인터뷰를 했다. 강수진 아나운서가 묻고 내가 답하는 내용이었다. 아래는 그 전문이다. 시간 관계상 미처 라디오에선 말하지 못한 내용도 있다. 강수진 : 유명인을 인터뷰한 책이 출시되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습니다. 그들의 성공비결이 무엇인지, 어떤 철학으로 어떻게 살아왔는지 등이 궁금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인터뷰를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속에 있는 말을 모두 속 시원하게 털어놓는 건 아니죠. 질문자가 어떤 견해를 가지고 어떻게 대답을 이끌어내느냐가 중요한데요, 이런 의미에서 상당히 주목받는 책이 출간됐습니다. 우리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고 그들의 철학과 식견을 숨김없이 담은 책인데요.. 이란 책입니..

이재욱 노키아 회장, 은퇴후 10년 뭘했을까

[심층인터뷰]이재욱 노키아티엠씨 명예회장 인터뷰 약속 시간은 오후 2시였다. 혹시 늦을세라 빗길을 서둘러 달린 결과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북면 영학리 학동마을 저수지 윗자락에 위치한 그의 집에 도착한 시간은 1시 45분. 이재욱(1941년생) 회장은 이미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단정하게 매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산을 들고 마중을 나온 그는 물레방아가 돌고 있는 정자 봉림정(鳳林亭)과 농기계 창고 등을 보여주었다. “아픈 다음부터 여기에 통나무집을 지어서 살았어요. 그러다가 나중에 통나무집을 저기 아래로 옮기고 본채를 새로 지었지요.” 그는 2000년 후두암 수술을 받았다. 그 때부터 이 마을에 거처를 정하고 2002년 지금의 2층 집을 지었다. 이제는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그 때 수술로 인해 발음이 ..

장영달 전 의원 "나는 한광옥과 다르다"

전라도에서 국회의원을 4선(16년)이나 했던 정치인. 그가 경상도에 와서 다시 2012년 4·11총선에 출마한다고 했을 때 난 그를 별로 믿지 않았다. 그저 전라도의 자기 지역구에서 밀려나자, 또 다른 연고지를 찾아 온 것쯤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선거가 끝나면 슬그머니 사라질 그런 사람으로 여겼다. 어? 그런데 뭔가 달랐다. 2011년 7월 14일, 그가 어릴 때 살았고, 지금도 노모 조판이(93) 여사가 살고 있는 함안군 가야읍 말산리에 전입신고를 한 그는 1년 하고도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같은 집에 살고 있다. 게다가 4·11총선 야권단일화 경선에서 통합진보당 후보에게 밀리자 깨끗하게 승복하고 사무실과 집기까지 제공하며 힘을 보탰다. 경선 과정에서 상대후보 측이 인터넷에 올린 근거 없는 인신비방 글..

그녀는 왜 왕따 시의원이 되었나

진보무소속으로 홀로서기 나선 강민아 진주시의원 무릇 시민운동·사회운동·민중운동·통일운동 등에서 말하는 ‘운동’이란 ‘우리의 뜻에 동의하는 사람을 한 명이라도 더 많이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나는 진보정치·진보정당운동이 성공하려면 풀뿌리 지방의회서부터 실력을 인정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총선에서 국회의원 몇 석을 더 얻는 것보다 생활정치 현장에서 직접 대중의 신뢰를 구축해나가는 게 진보의 대의에 더 부합하는 길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나라 진보정당들은 2012년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소위 ‘중앙정치권력’ 획득에 과한 욕심을 부린 탓인지 정치공학적 계산에 따른 이합집산을 거듭하다 이제는 회복하기 어려운 내상을 입고 말았다. 국민의 신뢰도 뚝 떨어졌다. 이로써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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