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가본 곳 477

가을에 만나는 멋진 친구 같은 화포천

아름다운 화포천 김해 화포천의 사계절은 아름답다. 봄이면 왕버들 가지 위로 몽글몽글 연초록이 얹어지고 물 위에 펼져진 마름·생이가래·자라풀·개구리밥이 생기를 더해가는 여름날에는 들판에 흩어져 있던 왜가리·백로·해오라기 한두 마리 점점이 하늘로 날아오른다. 가을바람에 속절없이 흔들리던 갈대들 그 속삭임이 옅어지면 어느새 찾아든 새들로 곳곳이 북적인다. 끼룩까룩 기러기 울음소리는 화포천의 적막을 가르고 오리 떼의 경쾌한 날갯짓은 장관을 이룬다. 덩달아 우아하게 하늘을 수놓는 덩치 큰 고니들도 자태가 근사하다. 아담하지만 넉넉한 화포천은 언제 어디서든 오목조목한 풍경들이 그림처럼 눈에 담긴다. 물과 뭍이 붙어 있어 물안개에 자욱하게 젖는 새벽 습지는 환상적이다. 게다가 화포천을 지나 낙동강 너머 밀양까지 들판..

가본 곳 2021.10.10

가을에 품어보는 남해의 보물 앵강만

다랭이논 하면 단연 가천마을 남해는 들어서는 길부터 특별하다.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만큼 멋진 남해대교와 노량대교 그리고 창선·삼천포선대교로 시작되는 섬이 남해다. 자동차로 달리다 보면 사철 푸르른 채소밭이 멀리 바다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는 풍경이 나그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남해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가장 북적이는 곳 중의 하나가 가천마을이다. 지금은 유명한 관광지가 된 이 마을의 다랭이논은 오랜 세월 자연과 맞서며 고된 노동으로 일군 삶의 현장이었다. 벼농사를 지을 논이 부족했던 섬사람들은 거친 언덕배기 땅을 일구며 살았다. 옛사람의 고달픔이 사라진 자리에는 이제 찾아 온 이들의 왁자지껄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다랭이논은 가천마을 들머리에 서 있는 우뚝한 이팝나무 너머로 산비탈..

가본 곳 2021.10.09

가을이면 재약산 사자평과 표충사지!

보기 드문 고산습지 사자평 사람들은 습지라 하면 버드나무 가지가 하늘하늘 늘어진 늪이나 저수지를 먼저 떠올린다. 아니면 넓게 펼쳐지는 바닷가 갯벌을 생각하거나다. 널리 알려진 주남저수지나 우포늪, 순천만이 그렇다. 좀 더하면 논이나 둠벙, 강도 습지에 포함된다. 습지는 평지가 아닌 산꼭대기에도 있다. 밀양 재약산 정상 수미봉 동남쪽 비탈 해발 700~800m에 너르게 탁 트인 사자평이 대표적이다. 대략 58만㎡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산지습지로, 2006년과 2018년에 각각 습지보호지역과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됐다. 살고 있는 생명체도 다양하다. 삵·담비·하늘다람쥐와 은줄팔랑나비·꼬마잠자리·비단벌레 같은 희귀 야생 동물과 곤충들은 물론 물매화·용담·삿갓사초·미나리아재비·꿩의다리·쥐오줌풀·실패랭이·송이풀..

가본 곳 2021.10.08

늪으로 가는 생태여행 (6) 남강과 밀양강의 반전 풍경

강굽이 걸음걸음마다 차오르는 그윽한 감탄 진주와 의령을 잇는 한실고개 남강 절경·주변 산세 조망 명당 편히 걷기 좋은 상일제·화양제 봄 벚꽃·가을 단풍 사철 즐거워 용봉제 모래톱엔 꽃향기 가득 넉넉한 밀양강 몸살림에 제격 강변을 따라 길을 걷는 것은 괜찮은 일이다. 강물은 곧게 흐르기도 하고 굽이쳐 흐르기도 한다. 곧은 데서는 가지런한 풍경이 펼쳐지고 굽이치는 데서는 색다른 모습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바닥에 모래톱을 깔기도 하고 맞은편 산자락에 바위벼랑을 세우기도 한다. 제방과 강물 사이 둔치는 갖은 수풀로 우묵하게 덮여 있다. 온통 초록인 것 같지만 물이 고여 있는 웅덩이도 보이고 가늘게 이어지는 물길도 있다. 백로 같은 물새는 풍경을 더욱 조용하게 가라앉히며 바람은 때로 꽃향기를 실어와서 난데없이 사..

가본 곳 2021.10.05

늪으로 가는 생태여행 (5) 낙동강 따라 걸어보는 옛길

예나 지금이나 넉넉하게 걷는 이 맞아주는 낙동강 2000년대 걷기 붐에 벼랑길 부활 창녕 남지·임해진개비리길 유명 함안 합강정·반구정에 오르면 유장하게 흐르는 강물에 감탄 낙동강 물은 사람이 서두르지 않고 걷는 것과 비슷한 속도로 흐른다. 남강과 밀양강처럼 굵은 지류를 만나면 흐름이 더욱 느려져서 커다란 호수와 같은 느낌을 줄 정도다. 경남에서 낙동강은 이처럼 넉넉하고 여유로운 모습이다. 강물은 저 혼자 흐르지 않는다. 주변 풍경과 어우러지면서 흐른다. 가늘고 굵은 다른 물줄기도 받아들이고 높고 낮은 산을 만나면 그 발등도 적셔준다. 낙동강이 이들과 만났다 헤어지는 어귀에는 모래톱이 펼쳐지고 수풀 무성한 둔치가 자리를 잡았다. 강가 벼랑에는 옛길이 남아 있다. 대부분 사라졌다가 2000년대 들어 걷기 바..

가본 곳 2021.10.04

늪으로 가는 생태여행 (4) 남강댐의 습지

인공구조물이 만든 자연습지, 동식물 낙원이 되고 1969년 준공된 댐으로 습지 형성… 개발 제한돼 자연환경 좋아져 원시하천처럼 모래톱 쌓인 완사… 청량한 새 소리에 귀도 즐거워 사평 2㎞ 내내 습지 풍경 펼치고 수몰로 생긴 대평 색다른 정취 완사와 닮은 듯 다른 느낌 오미… 까꼬실엔 사람 살던 옛 흔적들 사람이 댐을 만들었더니 이번에는 그 댐이 다시 습지를 만들었다. 진주와 사천에 걸쳐 들어서 있는 남강댐을 찾아가면 그렇게 인공댐이 만든 자연습지를 넉넉하게 볼 수 있다. 1969년 준공돼 1989∼2003년 보강공사를 벌인 남강댐은 전기 생산도 하고 홍수 조절 기능도 하지만 주된 기능은 진주·사천·고성·통영·거제·하동·남해에 식수를 공급하는 역할이다. 수질을 깨끗하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행위가 엄격..

가본 곳 2021.10.03

늪으로 가는 생태여행 (3) 창녕의 습지

우포에 가려진 원석, 당당히 제 빛 뽐내는 보석 대봉늪, 숲속에 서면 꿈 같은 풍경 제방 따라 걸으면 또 다른 매력 가항마을 앞에 자리한 작은 늪, 습지 경관·관개수 제공 두 역할 1976년 개간사업 후 생긴 대학늪, 너른 들판 중심에 고요한 습지 창녕은 우포늪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창녕에 우포늪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길게 보면 창녕은 우포늪 말고 다른 습지를 찾아내 사람들이 탐방할 수 있도록 가꾸고 꾸밀 필요가 있다. 갈수록 우포늪으로 집중되는 탐방 압력을 골고루 흩어놓으면 여러모로 좋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렇게 할 그럴듯한 습지가 없는 것도 아니다. 바로 열매를 따야 한다는 조급한 기대를 접고 차근차근 해볼 만하다. 초목을 심고 길을 내고 포토존을 설정하면 사람들이 꾸준하게 찾을 습지가 한두 군데가 ..

가본 곳 2021.10.02

늪으로 가는 생태여행 (2) 함안의 습지

취향껏 즐길 다양한 습지가 군데군데 경남 대표 습지 '질날' 눈맛 으뜸 천연기념물 '대평'엔 공존 가치 1500년 전 연꽃 피는 생태공원도 함안, 세계적인 철새 기착지 '뜬늪'처럼 작은 습지 큰 역할 물줄기 따라 볼거리도 가득 함안은 습지의 땅이다. 남강과 낙동강이 북쪽과 동쪽을 감싸 안았고 함안천과 석교천, 그리고 광려천 등 그리로 흘러드는 물줄기가 곳곳에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예나 이제나 사람들은 이런 물줄기를 중심으로 땅을 일구며 살아왔고 그리로 들어가 자연과 더불어 노닐었다. ◇질날늪 = 함안에서 습지 경관이 가장 멋진 데는 질날늪이다. 2020년에 경남의 대표습지로 선정됐다. 안쪽으로 크지 않은 물웅덩이가 조용하게 자리 잡은 가운데 물풀이 무성하게 자라나 바라보는 풍경이 푸근하고 넉넉하다. 그..

가본 곳 2021.10.01

늪으로 가는 생태여행 (1) 믿고 찾는 경남 생태여행 7선

신록 가득한 습지, 봄에만 만날 수 있는 단 한 순간 어느덧 5월 봄의 한가운데다. 화사한 봄꽃과 연두빛 신록이 어디서나 싱그럽다. 자연 속으로 여행에 나서기 좋은 계절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여행도 바뀌고 있다. 크지 않은 장소를 찾아 소규모로 조용하게 즐기는 경향이 많아졌다. 멀리 가는 것보다 한나절에 오갈 수 있는 데를 선호할 수밖에 없기도 하다. 이에 맞춰 지역에서 생태여행을 즐길 만한 데를 찾아보기로 했다. 습지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 증진을 목표로 하는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과 더불어서다. 이를 통해 경남의 자연과 역사·문화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커지면 좋겠다. 첫 회에는 우리 경남의 환경부 지정 생태관광지역(4곳)과 경남도 선정 대표 생태관광지(3곳) 등 일곱 군데를 소개한다...

가본 곳 2021.09.3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