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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49

시내버스 타고 즐기기 : 창원 동판 저수지

사람들은 대부분 주남저수지라 하면 주남저수지 하나만 달랑 떠올리지요. 하지만 주남저수지는 가장 북쪽에 산남저수지, 가운데 주남저수지 그리고 가장 남쪽의 동판저수지 셋으로 이뤄져 있답니다. 이를 통틀어 '주남저수지'라 합니다. 이들 저수지 셋은 저마다 특징이 있습니다. 산남은 물풀이 많고 조용해 새들에게 쉼터 노릇을 하고요 주남은 거리낌 없이 시원스레 트여 있으며 동판은 왕버들 따위 나무들이 우거져 있어 그윽한 맛이 있습니다. 사람 중심으로 얘기한다면, 산남은 사람들이 별로 찾아가지 않고요 주남은 남녀노소 가림 없이 즐겨 찾지만 특히 20대 30대 청년과 잘 어울리며, 동판은 나름대로 인생 쓴맛 단맛 골고루 겪은 40대나 50대와 격이 맞다고나 할 수 있겠지 싶습니다. 주남에 견줘 동판이나 산남은 잘 알려..

가본 곳 2011.05.06

이명박 덕에 <워낭소리>가 성공했다는 인식

2월 23일 저녁 창원 성산구 중앙동 나비 소극장에서 김재한 감독이 만든 독립영화 블로거 시사회가 있었습니다. 시사회가 끝나고 제작진과 관객이 서로 질문-대답을 주고 받았는데 이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독립영화 가운데 보다 좋은 작품이 많은데도 가 흥행에 성공한 것은 이명박이 그 영화를 보는 바람에 사람들 관심을 끌었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를 한 사람은 제가 알기로 독립영화에 대해 적어도 지역에서는 나름대로 잘 아는 축에 드는 사람이었습니다. 홍보가 중요하다는 말에 이어 나오기는 했으나 저는 좀 불편하고 황당했습니다. "보다 좋은 독립영화가 많다"는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어지는 "이명박이 워낭소리를 봤기 때문에 영화가 흥행에 성공했다"는 사실과 다를뿐더러 그로 말미암는 잘못된 인식도 크다고 생각..

창원~김해 98번 시내버스서 겪은 수모

'수모'에 나오는 한자 '모(侮)'를 찾아보니 '업신여긴다'는 말이더군요. '수(受)'는 '받는다'는 뜻이고요. '업신여기다'를 다시 사전에서 찾아보니 '상대방을 낮춰보거나 하찮게 여기다'로 나왔습니다. 가만 생각해 봤습니다. 업신여기다는 말의 뿌리는 무엇일까? 제 짐작으로는, '없이+여기다'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존재가 있어도, 없는 것처럼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무시(無視)한다는 것입지요. 저는 이런 제 짐작이 맞을 것 같다고 여겨 봅니다. 이번에 시내버스를 타고 취재를 가면서 '업신여김=없이 여김'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11년 1월 14일 낮 1시 10분에 창원대학교에서 98번 시내버스를 탔습니다. 창원대학교와 김해 인제대학교를 오가는 노선입니다. 저는 수로왕릉에서 내릴 요량이었습..

낙동강 모래톱만 사라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는 고향이 창녕입니다. 제가 사는 창원에서 고향으로 가는 길이 여럿 있지만, 저는 창원 북면이나 동읍을 거쳐 본포다리를 건너 창녕으로 가는 길을 좋아했습니다. 본포다리를 건너 가다 보면 눈에 뜨이는 유장한 모래톱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이 모래톱은 아주 길고 커서 한 눈에 다 들어오지도 않을 지경이었습니다. 또 마치 생물처럼 살아 움직이기도 해서, 옛날에는 이런 모습으로 있지 않았다고도 합니다. 창원 북면이나 맞은편 창녕 부곡면에서 오래 사신 이들에 따르면, 50년 단위로 이쪽 저쪽 옮겨 다니는 존재랍니다. 그런데 요즘은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으면 이쪽으로 걸음을 하지 않게 됐습니다. 예전에는, 위험을 무릅쓰고 다리 한가운데 자동차를 세워놓으면서까지 내려서 이리저리 거닐기도 하고 바람도 쐬고 오래 내려다..

'창원'은 그대로 남고, '마산'은 지워지고

7월 18일 경남 창녕군 길곡면 오호리에 있는 함안보 공사 현장에 취재하러 갔다가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에 있는 경남도민일보로 돌아오는 길에 찍은 사진입니다. 길은 국도 79호선입니다. 79호선은 의령군 경계 지점에서 창녕군 유어면까지 84.5km 이어집니다. 전체 가운데 창원 소계동에서 창원 북면까지 오가는 구간이 있습니다. 옛 마산 쪽에서 나갈 때는 길바닥에 이런 글귀가 적혀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옛 마산 쪽으로 들어오는 데에는 이렇게 돼 있습니다. 왕복 4차로 바닥 행선지 안내에서 '창원'은 그대로 남고 '마산'은 이렇게 지워져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마산'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1899년 마산항 개항이 있고 1910년 10월 일제 강점기 창원부가 마산부로 이름을 바꾼 이래 딱 100년..

생태·환경도시? 제대로 알고 떠들어야

1. '환경 수도' 창원시, 어림 없는 소리 2008년 10월 람사르총회 유치를 기점으로 삼아 창원시는 스스로를 일러 '환경 수도'라고 합니다. 그러나 라는 책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박완수 창원시장의 자전거 도시 추진이 마땅찮아서가 아닙니다. 창원시 공무원의 창원천과 남천, 또는 주남저수지 관리가 엉망이라서 하는 말도 아닙니다. 바로 시민의 힘과 노력이 턱없이 못 미치기 때문입니다. 프라이부르크.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끝에 있는, 2009년 말 현재 150㎢ 넓이에 23만 명 인구가 사는 크지 않은 도시랍니다. 멀리 유럽에 있는 도시이지만 참 낯익습니다. 세상이 그리 만들었습니다. 생태·환경 도시로 이름이 났기 때문이지요. 서울시장은 2007년 프라이부르크를 찾아갔고 이..

과연 모든 도시에 제조업이 있어야 할까?

5월 10일 전수식 통합 창원시장 후보에게 황철곤 지금 마산시장과 무엇이 다르고 같은지를 물었습니다. 다 듣지는 못했는데, 제조업 기반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을 비롯해 많은 부분이 같지만 '우선 순위'와 '경중'과 '완급'을 잘 조정한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를테면 STX 조선 기자재 공장의 수정만 매립지 진입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대해 자기는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찾아가서 대화로 풀겠다고 했습니다. 황철곤 시장처럼 밀어붙이지는 않겠다는 얘기였습니다. 1. "공장도 짓고 갯벌도 메우고, 환경도 살리고……" 지금 마산 양덕동에 지어지고 있는 메트로시티는, 아파트형 공장으로 했어야 하고 현동에 짓고 있는 토지주택공사의 9100세대 아파트도 2000평짜리 공장 200개가 들어서도록 했..

공장이 없어서 인구가 줄어든다고?

1. 5월 중순, 알고 지내는 한 분에게서, 마산에 살던 사람이 창원으로 이사를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젊은 주부였는데, 친구랑 창원 장미공원에서 약속을 해서 만난 뒤 곧바로 창원으로 집을 옮겼답니다. 아이랑 함께 갔는데, 상대 친구는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나와서 한참 동안 꽃 구경도 하고 나무 그늘 아래 의자에 앉아 얘기도 나우고 아이들 재롱도 보고 하다가 짜장면을 손전화로 주문해 먹고 왔답니다. 마산에는 아이들 데리고 나갈 데가 없답니다. 문만 나서면 바로 콧구멍에 매연 집어넣어야 하고 공원도 제대로 없고 보도도 좁고 울퉁불퉁해 유모차 끌기는커녕 걷기도 어렵다, 아이 위해서라도 집을 옮겨야겠다, 결심하고 단행했습니다. 2. 이를 입증하는 행사가 마산과 창원에서 나란히 있었습니다. 마산은 시화(..

불복종 표시로 집집마다 조기를 달자

경남 창원에서 열린 촛불집회 이모저모 29일 저녁 경남 창원의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 현장에서 한 시민이 발언대에 나왔다. 그는 "집집마다 태극기를 조기로 내걸어 시민불복종 의지를 표현하자"고 제안했다. "촛불만으로는 절대 이명박 대통령을 집에 보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제가 제안을 하나 하겠습니다. 촛불집회에 나오시지 못하는 모든 국민들이 집집마다 태극기를 내걸면서 깃봉에서 한 뼘씩 내려 달거나, 검은 천을 태극기와 함께 걸어 이명박 정권에 대한 불복종 의사를 표현합시다.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자기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조기를 게양합시다." 여기 저기서 "옳소"하는 소리가 나왔다. "제 말씀에 동의하시는 분들, 오늘 당장 집에 가면 조기를 거실 분들은 촛불을 높이 들어주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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