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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19

광주에서 맛본 다양한 홍어 요리들

얼마 전 강연차 광주에 다녀왔다. 거기서 광주 전남 전북 지역의 많은 언론인들을 만난 것도 즐거웠지만, 역시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은 그 지역 먹거리를 맛보는 것이다. 내가 지금껏 광주에서 감동적으로 먹었던 음식은 '안창살' 구이와 '생고기', 그리고 '굴비정식'이었다. 이번에도 역시 저녁에는 쇠고기를 먹었다. 그러나 전날 밤부터 따뜻하게 맞이해준 분들과 함께 먹은 홍어요리도 경상도 촌놈에겐 감동적인 맛이었다. 무엇보다도 홍어 하나로 이렇게 다양한 요리를 먹을 수 있다는 게 이채로웠다. 사실 경상도에도 전라도의 홍어삼합이 일종의 공급계약 체결방식으로 꽤 팔린다. 그러나 홍어회나 무침, 홍어탕, 홍어애국 등은 경상도에서 먹으려 해도 파는 곳이 없다. 위의 메뉴판을 보면 홍어요리가 모두 여섯 종류다..

맛집 기행 2010.06.23

못생겨도 맛좋은 탱수찌개 먹어보셨나요?

요즘 점심은 대개 사무실이 있는 경남지능형홈센터 구내식당에서 먹는다. 식대는 3300원인데, 싸다 보니 아무래도 좀 부실하다. 엊그제 같은 사무실에 있는 권범철 기자가 "오늘은 단백질을 좀 보충하고 싶은데, 나가서 먹지요"라고 제안했다. 단백질이라기에 돼지고기나 쇠고기를 떠올리고 "삼겹살 먹을까" 했더니 "생선도 좋고…"란다. 둘이서 터벅터벅 걸어내려오는 길에 오랜만에 도원식당에 가기로 했다. 도원식당이라면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한 번 모시고 갔던 집이기도 하다. 그 때도 한 번 포스팅했던 집이다.(☞마산 토박이들이 즐겨찾는 식당 메뉴는?) 이 집은 우선 반찬이 푸짐한데다 주인장의 손맛이 있다. 그리고 밥도 미리 해서 보온밥통에 넣어두는 게 아니라, 바로 바로 해서 새 밥을 주기 때문에 윤기와 찰기가 있..

맛집 기행 2010.06.01

맛있는 음식을 맞이하는 블로거의 자세

언젠가 소설가 이병주의 책을 읽다가 이런 구절을 발견한 적이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두고 술도 없이 먹는 것은 동물적인 습성이다." 뭐 이런 말이었던 걸로 기억되는데요. 저는 종종 이 말을 반주의 명분으로 삼곤 합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니 블로거들과 함께 밥을 먹고 술을 마실 일도 많아졌습니다. 그렇다면 맛있는 음식을 맞이하는 블로거의 자세는 뭘까요? 그건 바로 이겁니다. '카메라도 없이 맛있는 음식을 맞이하는 것은 블로거의 자세가 아니다.' 하하하. 무슨 말이냐고요? 맛있는 것은 널리 알려야 하고 기록으로 남겨야 할 블로거가 그런 의무를 망각한 채 자기 배만 채우는 데 급급해선 안 된다는 말이지요. 어떤가요? 그럴듯 한가요? 얼마 전 블로거 거다란 님과 커피믹스 님, 그리고 파비 님과 함께 여수..

부담없는 점심, 손칼국수에 공기밥 어때요?

마산 맛집 : 합성동 온천장 손칼국수(055-255-7768) 나는 승용차가 없다. 그래서 마산 합성동 시외버스터미널과 양덕동 고속버스터미널, 그리고 마산역을 골고루 이용한다. 특히 부산 경남권의 가까운 시외는 거의 시외버스터미널을 이용하는 편이다. 시외에서 하룻밤을 자고 오전에 출발했을 경우, 마산에 도착하면 점심 무렵이 될 때가 있다. 그럴 때 내가 단골로 이용하는 칼국수 집이 있다. 간편하고 부담 없이 한 끼를 때우기는 칼국수만큼 좋은 메뉴가 없다. 하지만 칼국수는 주인장의 요리 솜씨에 따라 워낙 맛이 천차만별이어서 단골로 갈만한 칼국수 집을 찾기란 쉽지 않다. 내가 좋아하는 칼국수 스타일은 부산 서면시장의 담백하고 얼큰, 고소한 칼국수인데, 마산에는 그런 곳이 없다. 마산의 칼국수는 대개 면과 국..

맛집 기행 2009.12.28

제주 현지인들의 단골 오분자기 뚝배기집

지난 주말 초등학교 동창들과 난생 처음으로 2박 3일 제주도 여행을 갔습니다. 모처럼 초딩 시절의 동심으로 돌아가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여행에선 현지 음식을 맛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의 하나입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 먹은 것부터 역순으로 소개해올리겠습니다. 공항에 가기에 앞선 점심이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가까운 곳이 좋을 것 같아 도두항 근처로 갔습니다. 식당 이름은 '순옥이네 명가'였습니다. 이번 여행은 친구의 친구가 운영하는 여행사를 통해서 갔는데, 그 덕분인지 운전기사 아저씨가 '관광객용 식당'들은 일부러 배제하고 현지인들이 잘 가는 식당으로 안내해주었습니다. (역시 한국사회는 인맥과 연고로 움직이는 곳이더군요. ^^;) 과연 식당에 들어서자 관광객으로 보이는 손님은 거의 없었습..

맛집 기행 2009.12.22

서울사람들은 모르는 생선국의 맛

얼마 전까지 서울에서 살다가 마산에 와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 음식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여기 마산에 와서 가장 특징적인 음식이 맑은 생선국이라고 하더군요. 서울에서 생선매운탕이나 찌개는 흔히 볼 수 있지만, 맑은 생선국은 거의 먹지 않는다는 말이었습니다. 사실 마산을 비롯한 남해안 지역 사람들은 도다리나 텡수, 아귀, 생대구, 물메기 등 담백한 생선들의 경우 매운탕이나 찌개로는 잘 먹지 않습니다. 흔히 '지리'라고 말하는 맑은 국을 끓여서 먹죠. 얼마 전 이 블로그에서 맑은 생대구탕을 소개해드린 적도 있는데요. (☞과음한 뒷날 맑은 생대구탕 어때요?) 오늘은 도다리 생선국을 잘하는 집입니다. (주)케이티에서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로컬스토리에서도 제가 단골집으로 찜해놓은 은아식당입니다. ..

맛집 기행 2009.12.17

과음한 뒷날 맑은 생대구탕 어때요?

전날 밤 과음을 하고, 다음날 아침까지 걸렀다면 시원한 해장이 필요하다. 그럴 때 나는 얼큰한 해장국보다, 맑고 담백한 해장국이 더 당긴다. 마침 우리 회사 바로 맞은 편에는 22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일식집이 있다. 청해초밥이라는 곳이다. 겉보기에는 허름해보이지만 음식이 꽤 실속 있다. 이곳은 복어나 볼락, 대구 등 생선을 매운탕이든 지리(맑은국)든 고객이 원하는대로 해준다. 복어와 볼락은 1만 원인데, 대구는 1만 5000원이다. 그 날은 좀 무리를 하여 생대구 지리를 시켰다. 명색이 일식집이라 메인메뉴가 나오기 전, 기본으로 몇 가지 밑반찬과 야채, 샐러드, 어묵탕, 해산물 등이 나온다. 이날은 점심 때라 나오지 않았지만, 저녁에 가서 반주를 시키면 병어회도 몇 점 준다. 이런 기본 안주거리도 ..

맛집 기행 2009.12.04

마산의 생선구이 전문점 '못대'

오전 10시쯤 느즈막히 출근을 하여(원래 조간신문은 출근이 좀 늦습니다), 경남도민일보 메타블로그 '블로거's경남'에 들어가니, 배후사장 유림 님이 올린 '생선구이 전문점 못대' 포스트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읽자 마자 '오늘 점심은 이거다'라고 결정했습니다. 오전 11시 편집회의를 마치고, 마침 보내줘야 할 원고가 있어서 다 쓰고 나니 오후 1시30분이 넘었더군요. 후배와 함께 늦은 점심을 먹으러 택시를 탔습니다. 양덕동 경남도민일보에서 해안도로 마산어시장 횟집거리까지 가는데 3500원 나오더군요. '못대'라는 식당은 금방 찾았습니다. 유림 님이 추천한대로 1인분 7000원짜리 생선구이 정식을 시켰습니다. 생선은 삼치(사진 왼쪽), 칼치(오른쪽), 꽁치(뒤쪽) 등 세 종류가 나오더군요. 삼치에는 소스를 ..

맛집 기행 2009.11.17

회덮밥에 반주 한 잔 어때요?

저는 대개 저녁을 늦게 먹습니다. 오후 5시에 편집회의가 있는데다, 회의를 마치면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지기 때문입니다. 그 시간부터 취재기자들이 보낸 기사가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하고, 그걸 수정 보완해서 밸류(가치)를 매기고, 면에 배치하는 일이 데스크의 일입니다. 이 일은 대개 7시30분~8시 사이에 끝납니다. 하지만 그 때부턴 편집기자와 기사배치에 대해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고 기사량을 조정해야 하며, 제목을 고민해야 합니다. 편집기자가 면을 다 짠 후 교정지를 갖고 내려오면 마지막 수정을 보고 편집국장에게 넘기면 데스크의 일은 끝납니다. 이 과정에서 바짝 신경을 집중시키지 않으면 다음날 신문에 영락없이 오탈자나 틀린 문장, 엉뚱한 제목이 발견됩니다. 그러면 독자는 물론 회사 내부에서도 욕을 먹게 되..

맛집 기행 200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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