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씨가 가야금을 다시 잡았다. 지난 3일 옛 스승이었던 조순자 가곡전수관장으로부터 호통을 들었던 바로 그날 저녁부터였다. 조 관장은 "너 가야금 줄이 그게 뭐냐? 신문에 난 (가야금) 사진 보니 기가 막히더라. 내가 어떻게 가르쳤어? 가야금 줄 항상 가지런히 매어 놓는 것부터 가르쳤지?"라고 나무랐다. 그날 밤 식당 문을 닫고 집에 들어가자마자 벽에 걸려 있던 가야금을 내렸다. 한 때 고급 한정식 집에서 그녀가 가야금을 배웠다는 말을 듣고 "손님들 앞에서 한복 입고 가야금 연주를 해주면 돈을 많이 주겠다"고 제안한 적이 있었다. 그 때도 단번에 거절했던 미영 씨였다. "그건 제게 가야금을 배워준 선생님에 대한 모독이잖아요." 그녀는 흐트러진 채 방채해뒀던 가야금 줄을 다시 맸다. 그러나 두 대의 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