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동백이 좋은 것은 꽃 때문이 아니었다. 동백이 좋은 것은 푸른 잎사귀 때문이었다. 울퉁불퉁한 줄기 때문이었고 햇살 때문이었다. 동백 나무 줄기는 사람의 잘 단련된 근육 같았다. 햇살은 잎사귀에 부딪히면 눈이 부실 정도였고 줄기나 잎들 사이로 잘게 부서지면 더없이 하얀색이었다. 이번에 전남 강진 백련사 동백숲에 들어가 보고 나는 알았다. 꽃은 동백에게서 오히려 서글픈 존재였다. 어쩌면 생존 본능에 따라 열매나 맺으려고 솟아나온 몸부림만 같았다. 꽃몽오리는 무성한 잎사귀를 뚫고 달려 있었다. 잎사귀 사이로 삐죽 나온 모양이 마른 뻔데기 같았다. 예전에는 왜 미처 몰랐을까 싶었다. 아마도 차갑고 황량한 겨울 이미지와 붉디 붉은 꽃의 이미지가 극단적인 대조를 이루기 때문이었을 것 같다. 꽃은 예쁘다, 꽃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