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거나 하는 일이 참 드뭅니다. 요즘 들어 더욱 그렇게 됐습니다. 머리를 누가 짓누르지도 않는데, 제 풀에 겨워 고개를 들지 못하고-사실은 고개를 들어볼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나날을 보냅니다. 그러다 보니 자기 키보다 위에 있는 물건 따위에 눈길을 두는 경우가 적어졌습니다. 눈길을 자기 키와 같거나 낮은 데에 두다 보니 맨날 마주하는 것이라고는 다 똑같습니다. 사람 얼굴, 담장, 건물 아랫도리, 가로수, 가로등……. 그러나 어쩌다 고개를 들면 새로운 사물이 보입니다. 한낮에 고개를 들면 쨍하고 깨질듯이 팽팽한 맑은 하늘이 나타나기도 하고 이런저런 모양을 갖춘 구름 떼가 뭉글뭉글 보이기도 합니다. 밤중에는, 달이나 별이 즐겁게 해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자연물이 아니더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