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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본 세상 1803

경제대안 없으면 4년후도 희망 없다

[인터뷰]현대사의 금기에 도전하는 역사학자 한홍구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는 학자답지 않게 글을 참 쉽고 재미있게 쓴다. 그는 시사주간지 에 연재한 '한홍구의 역사 이야기'를 통해 '역사는 딱딱하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을 깨고 단숨에 인기 필자와 현대사 분야의 인기 강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고교 현대사 특강 강사 명단에 그는 없었다. 친일과 고문, 군사문화, 민간인학살과 같은 금기사항처럼 여겨져 온 문제를 거침없이 까발려온 학자였기 때문이다. 그가 쓴 (한겨레출판, 전4권)는 국방부가 선정한 '불온도서' 목록에 들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이 현대사 강사 명단을 발표하던 25일, 그는 마산YMCA 초청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었다. '우리의 희망이 절망의 산을 넘어간다'는 다소..

야당과 진보세력, 반대만 외쳐선 안된다

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경제를 살리겠다'던 이명박 대통령의 '747공약'(연 7% 성장, 국민소득 4만 불, 세계 7대 경제강국 달성)은 이미 웃음거리가 된 지 오래입니다. 게다가 1987년 6월항쟁 이후 20년 동안 어렵게 쌓아온 '민주주의'마저 위협받고 있습니다. '명박산성'으로 일컬어지는 국민과의 소통거부로 시작된 민주주의 유린은 정권의 언론 장악과 인터넷 통제에 이어 과거사 진상규명 작업 봉쇄와 교과서 및 교실에 대한 통제로까지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제 걱정은 단순히 경제가 어려워지고,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데에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1차적인 문제에 불과합니다. 더 큰 문제는 그로 인해 나타날 2차적 문제입니다. 우선 경제가 어렵다는 핑계로 분배와 복지에 대한 요구가 차단..

우리동네에서 본 불황의 흔적들

제가 일하는 회사는 마산시 양덕동에 있습니다. 이 일대에는 마산고속버스터미널도 있고, 신세계백화점과 홈플러스와 같은 대형 유통업체도 있습니다. 또한 마산에선 가장 고급에 속하는 사보이호텔도 있고, 약 5분 거리에는 마산종합운동장이 있으며, 경남도민일보와 마산MBC와 같은 언론사도 있는 그런 동네입니다. 이와 함께 마산 최대의 아파트단지인 메트로시티 건설도 한창 진행되고 있으며, 어린교오거리 옆에는 마산 유일의 도심공원이라 할 수 있는 삼각지공원이 있고, 마산자유무역지역(옛 수출자유지역)과 같은 공단은 물론 창신대학도 자리잡고 있는 그런 지역입니다. 따라서 마산의 중심가라고 부를 순 없을지라도 외곽으로 볼 수는 더더욱 없는 지역입니다. (위치상으로는 마산의 중심으로 봐도 될 듯 합니다.) 그럼에도 요즘 문..

민주항쟁 팔아먹는 비겁한 글쟁이들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싫어하는 인간형이 있다. 실제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한 일이지만, 안 그런 척 하기 위해 이상한 논리(사실은 궤변)를 내세우는 인간들이다. 나는 이런 사람을 '비겁하다'고 부른다. 물론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 그 자체를 나무랄 순 없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자기 이익에 충실한 이를 일컬어 '성실한 사람'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소위 사회지도층 내지는 지식인이라는 인간들의 위선적인 언행이다. 겉으로는 그럴듯한 논리와 명분을 내세우면서 속으로는 철저히 자신의 작은 이익에 집착하는 인간들. 더군다나 글을 써서 대중을 깨우치거나 감화하려는 명색이 글쟁이라는 인간들의 이중적인 행태는 역겹기조차 하다. 내가 몸담고 있는 기자사회에도 그런 인간들은 있다. 기자가 취재원..

현대사특강 뒤엔 전교조 해직사태 온다

"머지않아 제2의 전교조 해직사태가 또 올 것이다." 역사학자 한홍구(성공회대 교수)의 예언이다. 그는 최근 '좌편향 교과서' 논란이나, 극우인사들을 동원한 서울시교육청의 고교 현대사 특강, 한나라당의 과거사 관련기구 통폐합 시도 등이 모두 같은 맥락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그 연장선상에 전교조에 대한 전방위적 탄압과 교사 해직도 포함돼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홍구는 지난 25일 마산YMCA 초청 특강에서 "현 정권에서 또다시 전교조 해직교사들이 나올 것"이라며 "그것은 이명박 정권이 지난 촛불집회를 전교조 교사들에 의한 빨갱의 교육의 결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보수우익의 사고에 젖어있는 사람들은 촛불집회에 나온 그 많은 시민의 자발성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으며, 따라서 그들은 아직도..

과거사 14개 위원회 통폐합되면?

가끔 제가 보도한 기사 중 이슈가 될만한 내용에 대해 방송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전화로 참여를 하고 있는데요. 제가 쓴 기사를 방송원고 삼아 하다 보니 글로 따로 정리하지는 못한 채 그냥 버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문득 이것도 정보가 될 수 있겠다 싶어 방송원고를 좀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려볼까 합니다. 오늘은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 등이 발의한 과거사 관련 14개 위원회 통폐합 법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3개월여에 걸쳐 산청군 시천면 외공리 민간인 학살 매장지에 대해 유해발굴조사를 벌였습니다. 이를 계기로 민간인 학살에 대한 진상 규명이 시작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았는데요. 이런 가운데, 최근 정..

"역사의 진실은 덮어도 또 나오게 돼있다"

[인터뷰]진실화해위 김동춘 상임위원 "지금 우리는 암매장된 민간인학살 희생자의 무덤 위에 서 있다." 사회학자로서 한국현대사를 꾸준히 추적해온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가 어떤 글에서 했던 말이다. 그의 표현대로 우리나라 전국 방방곡곡에는 이승만 정권의 민간인학살로 암매장된 유골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다. 희생자의 숫자는 최소 수십만 명에서 최대 100만 명을 헤아린다. 하지만, 흔히 나치의 유태인학살과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일제의 각종 만행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대한민국 정부의 자국민에 대한 정치적 학살에 대해서는 모르거나 침묵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희생자의 유족들마저 오랜 침묵을 강요당해왔다. 오랜 독재 치하에서 그걸 발설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돼 왔던 탓이다. 2005년 12월 출범한 '진실 화해를 위한..

역사에 대한 부관참시, 막아야 합니다

이번 주말에 경남 진주와 함양의 민간인 집단학살 희생자 유족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유족 중 한 분의 "저는 일곱, 여덟 살 때까지 원래 모든 집에는 아버지가 없는 줄 알고 자랐습니다"는 말이 귓가를 맴돌고 있습니다. 4·19혁명 이후 46년만에 다시 찾아온 집단학살(Genocide) 진상규명이 2년만에 또다시 무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에 대해 유족들은 "희생자를 세 번씩이나 죽이는 일이며, 두 번째 부관참시나 다름없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의 대표발의와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 의장 등 14명이 공동서명한 과거사 관련 14개 기구 통폐합 법안 때문입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집단희생사건을 맡고 있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폐허로 방치된 한 혁명가 하준수의 생가

쿠바의 혁명가 체 게바라보다 더 불꽃같은 혁명가의 삶을 살다 간 하준수(1921~1955)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게바라(1928~1967)보다 더 일찍 태어나, 더 일찍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그는 미 군정 시절 유격대의 작전명 남도부(南道富)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함양군의 천석꾼 부호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진주중학교(현 진주고) 재학시절 일본인 교사를 폭행해 퇴학당한 뒤 일본으로 유학해 중앙대 법대에 진학했습니다. 졸업반 시절 일제의 학병 징집을 거부하고 고향으로 숨어든 그는 지리산에서 동지 70여 명을 규합, 보광당이라는 항일 무장게릴라 부대를 창설합니다. 이른바 우리나라 최초의 파르티잔이었습니다. 그는 해방 후 몽양 여운형과 함께 자주적 민족국가 수립을 위한 군대 창설을 위해 노력했으나 미 군정..

한국에서 지방은 '내부식민지'다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조치로 서울을 제외한 전국이 '좀' 시끄럽다. 전국 각지의 지역신문들도 이에 대한 지역민의 반발을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딱 이 정도뿐이다. 아무래도 구체성이 약하다. 그동안 수도권의 어디 어디가 어떠한 규제를 받아왔는지, 이제 와서 그걸 왜, 어떻게 푼다는 것인지, 풀면 장·단기적으로 서울과 수도권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고, 그 외 지역에는 어떤 영향이 미치는지, 당장 규제가 풀리면 우리지역에서 떠나려하는 기업들은 얼마나 있는지, 그렇게 되면 나와 내 자식에게는 어떤 손해가 올 수 있는지, 반드시 막아야 하는 것이라면 앞으로 남은 어떤 절차에서 누가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야 하는지, 외국에선 어떤 수도권 정책을 쓰고 있는지…, 그런 걸 세세하게 알기 쉽게 풀어주는 보도는 보지 못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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