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창군 위천면에 가면 계곡에 정자를 지어 옛 양반들이 놀던 수승대라는 관광지가 있다.
그런데 그 근처에 있는 식당은 주로 닭 백숙 같은 '관광지 음식'이 주류여서 별로 발길이 가지 않는다. 아마도 수승대 뿐 아니라 거창에는 특색있는 음식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수승대에 온 관광객들은 거기서 좀 떨어진 위천면 소재지의 자장면집을 즐겨찾는다고 한다. 수타 자장면으로 유명한 두 집이 마주보고 있다.
마치 제주도 아래 한반도 최남단의 섬 마라도의 명물음식이 자장면인 것처럼, 거창 산골과 자장면은 웬지 조합이 맞지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찾는 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거창군 위천면 수승대.
일행과 함께 각각 자장면과 콩국수를 시켰다. 나는 자장면이 좀 부담스러울 것 같아 콩국수를 시켰는데, 진미였다. 쫄깃한 면발과 고소한 콩국이 일미였다. 함께 넣어주는 수박과 토마토도 신선하고 맛있었다.
반주로 시킨 검은콩 막걸리는 위천면의 특산주라고 한다. 먹어봤더니 진한 두유 맛에 알콜이 좀 섞인 것 같다. 알콜도수도 6%정도로 순해 여성들의 입맛에 잘 맞을 것 같았다. 경상도의 모든 자장면집에서 간자장을 시키면 이렇게 계란 프라이를 얹어준다. 비비기 전 경상도 간자장. 비비면서 계란 프라이를 찢어 얹어먹는다. 계란 프라이없는 경상도 간자장은 상상할 수도 없다.
식사 도중 서울에서 온 일행에게 물어봤다. 서울의 간자장에는 계란 프라이가 없다는 말을 얼핏 들었기 때문이다. 정말 그렇단다. 오히려 간자장에 계란 프라이가 들어간다는 말은 처음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얼마전 마산에서 시켜먹었던 간자장을 인증샷으로 올린다. 마산은 물론이고, 경남과 부산 일대의 모든 간자장에는 이렇게 계란 프라이가 반드시 함께 나온다. 계란 프라이 없는 간자장은, 적어도 경상도에선 앙코 없는 찐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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