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매일신문 강의차 대구에 다녀왔다. 대구까지 갔는데, 동인동 찜갈비를 먹지 않고 올 수가 있나. 다른 지역의 일반적인 갈비찜과 달리 대구의 동인동 찜갈비는 독특하게 매콤한 갖은 양념에 버무린 소갈비를 양푼이에 다글다글 조려 내놓는다.

내가 사는 창원에도 이렇게 동인동 식으로 하는 찜갈비집이 두 곳 있는데, 이 맛에 반해서 대구에 갈 일이 있으면 꼭 먹고 오려고 애쓰는 편이다.

이날도 강의 시간이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잡혀 있어 점심시간이 애매했다. 그러나 먹지 않았다. 동인동 찜갈비를 더 맛있게 먹기 위해서였다.

매일신문에 도착하자, 강의를 준비한 최미화 국장이 점심을 시켜놨다고 함께 먹자고 했다. '먹고 왔다'고 구라를 쳤다. 강의를 마친 후에도 최 국장은 점심 이야길 했지만 다시 안먹어도 된다고 주장했다. 솔직히 털어놓지 못했던 것은, 그렇게 하면 직접 대접하겠다고 나설까봐 부담 주기 싫었다.

대구 동인동 찜갈비 골목이다. 모두 12개 식당이 영업 중이란다.


어쨌든 매일신문과 동인동 찜갈비 골목은 택시로 그리 멀지 않았다. 내가 가려던 고속터미널과도 그리 먼 곳이 아니었다.


택시 기사가 "이 집도 오래 전부터 해왔고…"라면서 내려준 집에 망설임없이 들어갔다. 이 골목에 있는 식당이라면 아무 곳이라도 실망하지 않으리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식당 내부는 요렇게 생겼다. 깔끔하다. 벽에 걸어놓은 양푼이가 눈길을 끈다.


식당 안은 깔끔했다. 그런데 메뉴판을 보고 약간 갈등이 생겼다. '예전에는 저렇게 비싸지 않았던 것 같은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메뉴판에는 '국내산 한우 2만 5000원, 국내산 육우 1만 6000원, 호주산 1만 4000원'이라 적혀 있었다.


순간 '에라이~. 여기까지 왔는데 이왕이면 맛있는 걸 먹어야지'하며 호기롭게 한우를 선택했다.

헉! 가격이 3등급?


잠시 기다리는 동안 옆에서 서성거리던 주인에게 물었다. "원래 이렇게 가격이 3등급이었나요? 전엔 안그랬던 것 같은데."


주인 왈 "원산지 표시가 의무화하면서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눴어요. 그 전에는 원래 육우만 했는데…. 사실 손님들이 젖소라는 기분 때문에 그렇지, 맛은 한우와 거의 차이가 없거든요."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굳이 9000원이나 비싼 한우를 시킬 필요까진 없었는데….

그래도 한우니까 더 맛있겠지. 이윽고 메인요리가 나왔다. 역시 기대를 벗어나진 않았다. 예전의 맛 그대로였다. 양도 200그람이다. 1명이 먹기 딱 좋을 양이다.

대구 동인동 찜갈비 1인분. 이렇게 양푼이에 조려 나온다.


좋은 요리를 놓고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은 동물적 습성이자 그 요리에 대한 모독이렸다. 소주 한 병을 시켰다.


고기를 안주 삼아 약 2/3병을 마셨다. 고기를 밥에 얹어 먹어도 좋은 술 안주가 됐다. 고기를 거의 다 먹은 후, 남은 양념으로 밥을 쓱쓱 비볐다. 이 맛이 또 죽인다.

아! 이맛~. 대구 가면 꼭 먹어야 할 맛이다.


싹싹 다 긁어먹고 계산대로 다가갔다. "이 골목에 찜갈비 식당이 몇 군데나 되나요?"


"열 두 개 식당인데요. 그 중에 6개는 30년 이상 장사를 해온 곳이죠."

그러면서 내 눈치를 살피듯 조심스레 묻는다. "그런데 사진은 왜 찍으세요?"

"아, 제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어서요. 맛있는 건 서로 알려주는 게 좋잖아요."

"그래도 안 좋게 올릴까봐 걱정이 되네요. 잘 올려주세요."


찜갈비와 함께 나오는 기본 반찬은 별 게 없다. 동인동 찜갈비를 모방한 창원과 마산의 찜갈비는 갈비의 양이 좀 작은 대신 각종 현란한 반찬이 나오는데, 대구는 원조답게 메인 요리에 주력하는 것 같다.


내가 먹은 식당은 바로 이 집이다. 월성 찜갈비. 물론 굳이 이 식당이 아니어도 좋다.

참! 찜갈비를 먹으면서 자랑삼아 트위터에 올렸더니 대구의 대표적인 블로거 중 한 분인 라이브대구 님으로부터 이런 멘션이 왔다.

라이프대구(LifeDaegu)
@kimjoowan 미리 알았더라면 찾아뵙고 인사나눴을텐데 아쉽네요. ^^ 동인동 찜갈비면 따로국밥과 함께 얼마전 대구대표음식으로 선정되었다죠. 맛있게 드시고 즐거운 기억안고 돌아가시길 바랍니다.

다음엔 미리 연락드리고 갈께요. 함께 먹읍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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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광역시 중구 동인1.2.4가동 | 동인동 월성찜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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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기록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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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raymond.tistory.com 레이먼 2010.09.20 09: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아내의 고향이 대구라서 동인동갈비찜 이야기는 자주 들었습니다.
    지역 아류 가계에서 내 놓은 동인동 식 갈비찜을 몇번 먹어봤는데, 별로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음에는 본 고장의 정통 맛을 경험해 봐야겠군요.

  2. Favicon of http://decemberrose71.tistory.com 커피믹스 2010.09.20 13: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거 tv에서 본거 같아요. 찜갈비가 양푼이에 담겨진게 정말 먹음직스럽네요.
    매콤한게 밥 한공기 가지고 모자라겠어요 ^^

  3. Favicon of http://www.semiye.com 세미예 2010.09.21 16: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맛있는 집을 다녀오셨군요.
    요즘 맹활약중이시네요.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시네요.
    즐겁고 복된 추석명절 되세요.

  4. 최원호 2010.09.28 10: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학교 앞이라 이리저리 좀 다녀봤는데, 개인적으론 ㅇㅈ이 제일 낫더군요. 뭐, 큰 차이는 없을 듯 합니다만...^^a 따로국밥은 ㄱㅇ. 마산에서 복집 가듯이 해장 다녔지요. 땜에 후배들 새벽녘에 꽤나 고생했다는...ㅡㅡa 익숙한 동네라 무척 반갑네요.^^!

  5.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기록하는 사람 2010.09.28 10: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음엔 대구 따로국밥도 한 번 먹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6. 최병오 2010.10.21 11: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마운 마음으로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