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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39

자연은 파업은 못해도 보복은 할 줄 안다

낙동강 수질이 4등급 안팎으로 나빠졌다 합니다. BOD는 4등급, COD는 5등급, 다른 총인이나 등등은 3등급 이런 식입니다. 어쨌거나 이렇게 4등급 안팎이면 '상태가 좋지 않은 농업용수 수준'으로 '적지 않게 오염된 상태'라고 합니다. 사람은 본래 색깔에 민감하기 마련입니다.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낙동강 강물은 탁한 녹색이어서 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나올 지경입니다. 잘라 말하자면 이명박 정부 시절 강행된 4대강 사업 때문이라 하겠습니다. 낙동강을 완전히 가로막는 댐임이 분명한데도 조그맣게 물을 가두는 보(洑)라고 우겼습니다. 그러면서 생겨난 것이 함안보·합천보·낙단보·상주보 같은 등등 여덟 개나 되는 댐입니다. 이로써 강물의 흐름이 느려졌습니다. KNN 보도를 따르면 2006년에는 안동댐에서 낙동강..

학문과 경험을 세상과 나누는 고고학자

최헌섭 두류문화연구원 원장 최헌섭 두류문화연구원 원장은 경남에서 알아주는 고고학자입니다. 올해로 29년째이니 중견이라는 말로는 어쩌면 모자랄 수도 있겠습니다. 당장 소득이 돌아오지 않는데도 자기가 갖춘 지식과 경험을 지역 사회와 나누고 있습니다. 별다른 조건 없이 지역 사회가 요청하면 그대로 응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오늘날과 옛날의 지역 사회 모습을 찾아내어 기록하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갈수록 자취를 찾기 어려워지는 옛길과 4대강 사업으로 하루하루 원형이 무너지던 낙동강 물줄기를 따라 걷는 것이랍니다. 2009년까지와 2009년부터 최 원장에게는 2009년이 분기점이었습니다. 전에는 이런 일들을 하고 싶어도 실행에 옮길 수가 없었습니다. 경남도의 공식 도정 연구기관인 경남발전연구원 소속이었기 ..

병산서원 앞 강 이름을 아이들이 몰라도

경남도민일보와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대표이사 고재윤)이 함께하는 청소년들의 습지 생태·문화 기행이 두 번째로 찾은 곳은 안동이었습니다. 병산서원과 하회마을은 이미 관광지로도 이름이 나 있습니다. 언뜻 생각하기에 병산서원이랑 하회마을이 습지가 어떻게 연관이 있을까 싶을 텐데요, 아니나 다를까 떠나는 버스 안에서 한 학생이 이렇게 물었답니다. "선생님, 오늘 찾아가는 하회마을과 습지가 무슨 상관이 있나요?" 1. 마주 보이는 저 강이 바로 습지 습지라 하면 아이들은 한두 번쯤 찾아본 적이 있을 수 있는 창녕 우포늪처럼 이름난 존재를 떠올립니다. 물이 고여 있고, 물풀이 떠있거나, 나무가 자라고 있거나, 풀이 우거져 있거나 그런 광경을 먼저 그리게 됩니다. 그러면서 무수한 생명체가 살고 있는 저 강도 바로 습..

가본 곳 2013.10.04

홍준표, 오랜만에 옳은 얘기 한 마디 했다

4대강 사업이 이명박 선수 물러나자 마자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강물 흐름을 막았으니 당연히 문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운하가 속임수였다는 것은 사실 문제도 아닙니다. 대운하를 하든 말든, 거기 물이 깨끗해진다면 아무 관계없는 얘기이기 때문입니다.('망구' 제 생각일 뿐입니다만) 물론 어쩌면 4대강 사업에서 도랑 살리기가 없었던 것이 다행일 수도 있습니다. 여태 했던 식으로 했다면 조그만 도랑 곳곳에도 보를 설치하고 바닥을 파내고(준설하고) 한다고 난리를 떨었을는지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수질 개선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면, 그리고 상식을 기준으로 생각해 보면, 진정으로 ‘4대강을 살리고 싶다면’ 도랑 살리기를 가장 먼저 했어야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국토의 실핏줄을 썩은 그대로 내버려 두고..

시작도 전에 깨진 박근혜의 신뢰와 원칙

MBC경남의 라디오광장은 설날 연휴를 앞둔 2월 8일에도 진행됐습니다. 저는 이 날 이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김상헌 MBC경남 기자와 함께 설날 연휴에 사람들이 얘깃거리로 삼을 만한 정치권 뉴스들이 어떤 것들일까 짚어봤습니다. 8일 오전에는 박근혜 당선인이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 등 내각 일부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그래서 이에 대한 얘기도 들어가기는 했는데, 사실은 기초연금이나 3대중증질환 의료비 보장 같은 복지 분야를 가장 많이 다뤘습니다. 박 당선인이 공약했던 '세금 증가 없는 복지 확대'의 실제 모습이 여기 있거든요. ------------------------------------------- 김상헌 : 내일 설날 연휴가 시작됩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같은 식구 친척끼리 삼삼오오 모..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논리와 상상력은?

2010년 12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어떻게 생각하면 국회라는 근엄한 기관에 어울리지 않는 행사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4대강 삽질 반대 UCC 공모전' 수상작 시사회가 열렸던 것입니다. 이 공모전은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등 우리나라 4대 종단과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민주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등 야권 5개 정당 4대강 사업 반대 범국민대책위원회가 공동 주최했답니다. 여기에는 4대강 사업 현장을 누비면서 강이 죽고 생명이 죽고 세금이 낭비되는 현장을 있는 그대로 잡아낸 작품들이 넘쳐났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풍부한 상상력까지 더해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수상작들이 뽑혔지만 그것이 사람들에게 보여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나 다를 바 없어서, 몇몇 뜻 있는 사람과 단체가 모여 ..

만일 4대강 환경대재앙이 오지 않는다면?

몇 달 전 서울에서 열린 환경단체의 포럼에 패널로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거기서 들은 이야기 하나가 나로선 꽤 충격이었다. 영종도에 인천국제공항을 건설할 때 수많은 환경단체와 학자들이 해양오염과 생태계 파괴를 들어 대대적인 반대운동을 벌였으나, 막상 완공된 후 반대론자들이 제기했던 심각한 환경파괴는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환경단체의 포럼에서, 그것도 개발주의에 반대하는 학자가 반성적 차원에서 했다는 것도 놀랄 일이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서울 청계천도 마찬가지다. 서너 번 청계천을 따라 걸어본 적이 있는데, 볼 때마다 정말 서울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었다. 물가에서 자라고 있는 각종 식물들도 참 좋았다. 청계천이 없다면 서울 한복판 어디에서 그 환상적인 찔레꽃 향기를 맡아볼 수 있..

시내버스 타고 즐기기 : 남강변(한실~중촌)

진주 반도병원 앞에서 77번 시내버스를 2월 9일 오전 9시 45분에 탔습니다. 이 버스는 9시 35분에 기점 이현동을 출발했을 것입니다. 대곡면 소재지는 10시 22분에 지났고 종점인 한실에는 10시 36분 떨어졌습니다. 남강변을 걷습니다. 남강변을 골라잡은 데는 까닭이 있습니다. 낙동강 아닌 남강에도 있을 것은 죄다 있습니다. 절벽도 모래톱도 있고 철새도 갈대도 있고 왕버들 소나무 대나무 따위도 모두 있습니다. 다만 작을 뿐이랍니다. 낙동강은 본류고 남강은 지류니까 당연한 노릇입니다. 그런데 낙동강은 이른바 4대강 살리기 공사판이 돼 버린지 오래입니다. 24.5t 적재정량을 넘긴 덤프화물차는 규정 속도조차 어긴 채 달려야 하고, 밤새도록 작업하던 준설선은 기우뚱 침몰해 끄집어낸다고 야단입니다. 곳곳에..

가본 곳 2011.02.21

낙동강 사진 전시모임 해산해도 그 기억은

2010년은 우리 이명박 대통령 덕분에 좋으신 분들도 많이 만나고 알게 됐고 보람 있는 일도 그럭저럭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보람 있는 일을 하는 것도 좋고 좋으신 분들을 많이 만나 알게 되는 것도 좋지만 올해는 그런 보람이나 좋음은 제발 그만 누리면 좋겠습니다. 다만 우리 사람들 사이에 말과 상식이 소통과 배려로 흘러 다니고, 대신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에 시멘트로 모래와 자갈을 개어 떡칠을 하는 노릇은 멈춰지면 정말 좋겠습니다. 2010년 5월 6일 결성했다가 12월 29일 해산한 '지율 스님 낙동강 생태 예술사진 경남지역 순회 전시 추진모임(경남낙사모)'. 경남낙사모는 5월 8월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삼풍대에서 첫 전시를 했고 마지막 전시는 12월 10일 창녕군 길곡면 오호리 함안보 전망대에..

4대강 공사 현장의 지독한 모래바람

1월 15일 이명박 정부가 이른바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라며 토목 공사를 해대는 현장을 찾았습니다. 이 날은 바람이 거세게 불어 작업 현장 모래가 엄청나게 날렸습니다. 모래 바람에 세게 자주 일면 햇볕을 가려 농작물 자라는 데 크게 나쁜 영향을 줍니다. 가축들에게도 당연히 좋지 않고 사람에게 또한 좋을 까닭이 전혀 없습니다. 불어오는 바람을 마주하고 섰습니다. 그랬더니 날리는 모래에 얼굴이 따끔거렸습니다. 잠깐 실수로 입을 벌렸더니 입에서는 금세 버석거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이 매운 추위를 한층 더 맵게 했습니다. 장갑을 끼고 목도리를 둘렀는데도 바로 손이 시려 왔습니다. 본포다리에서 수산다리까지 창원쪽으로 한 시간정도 왔다갔다 하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제 살아오는 동안 이보다 더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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