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조선 10

운동권이 한나라당을 이길 수 없는 이유

저는 한나라당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싫어합니다. 어떤 사람이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세 종류가 있다면서, "하나는 개 같은 존재들이고 다른 하나는 개만도 못한 존재들이고, 또다른 하나는 개보다 더한 존재들"이라 했을 때 손뼉을 치면서 옳다고 했던 사람입니다. 전교조는 제가 싫어하면서도 좋아합니다. 전교조 근본 정신은 동의하면서도 실제 행태에는 어느 정도 실망을 합니다. 이번 전교조 조합원 명단 공개 반대도, 대중조직이라는 한계를 인정해 그럴 수 있겠구나 여기는 한편으로, 좀더 의연하게 "너거가 하려면 해라. 우리는 개의치 않는다" 이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여기는 사람입니다. 이런 전제 아래 이런 얘기를 한 번 드려 보겠습니다. 오해를 최대한으로 줄여주시기 바랍니다.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

이명박 대통령이 보고 배운 것 같은 책

책은 조선 정조가 숨지고 순조가 왕위에 오른 1801년부터 1910년 '한일합방'까지를 주로 다릅니다. 글쓴이 이윤섭의 한국 역사에 대한 문제의식은 책 곳곳에 나타나 있습니다. 첫째는 "개항(1876년) 이후 한국사는 완전히 세계사의 한 부분이 됐으나 한국 근대사는 놀라울 정도로 세계 정세에 대한 기술 없이 쓰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둘째로는 "한국 근대사 기술은 조선 왕조의 '비자주성'을 은폐하거나 호도하고 있어서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는 데 방해가 될 뿐이다"는 사실을 꼽았습니다. ◇19세기 조선을 지배한 서울 벌족 나름대로 학교에서 역사 공부를 한 이들은 19세기 세도 정치의 장본인들이 지역에 기반하고 있었다는 착각을 합니다. 15세기 중앙 정치에 진출한 사림들의 명맥이 그대로 남아 있다고 은연 중..

대마도가 우리 땅이면 고구려는 중국역사다

어제 6일 마산YMCA에서 하는 '수요 인문학' 강좌를 들으러 갔습니다. 다섯 번째 시간이었는데, 유장근 경남대 교수의 '중국의 역사와 문화적 다양성' 강의였습니다. 듣는 도중에 대마도 관련 발언이 귀에 들어왔습니다. "일본 시마네 현에서 우리 독도를 두고 '다케시마'라 하면서 '다케시마의 날'을 선포하니까, 마산시에서 대응 이벤트로 '대마도의 날' 선포를 했지요. 그러면서 우리가 정벌한 적이 있고 또 조공을 받았으며 대마도가 우리 땅이라 주장하는 문헌이 있다는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유장근 교수는 이렇게 말하면서 이런 까닭을 댄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에게 되돌아오리라 했습니다. 제대로 따져서 진정성 있게 얘기를 해야 한다는 말씀이지요. '대마도의 날' 어쩌고 난리법석은 마산에서만 떨었지만, 대마도를 ..

알퐁스 도데 '마지막 수업'이 아름답다고?

‘재일 조선인’ 서경식의 글은 언제나 저를 불편하고 아프게 합니다. 제가 제대로 앉아 있고 서 있고 생각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돌아보게 만들어 불편합니다. 그리고 제가 느끼지 못하는 고통을 일깨워 주기에 많이 아픕니다. 그이가 펴낸 책 ‘고통과 기억의 연대는 가능한가?’ 76쪽도 마찬가지 저를 아프고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알퐁스 도데가 쓴 소설, 아름답게 기억되는 소설, ‘마지막 수업’(La derniere classe)이, 실은 지배를 미화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옮겨 와 보겠습니다. 단락 구분은 제가 임의로 좀 했습니다. “여기(한국) 교과서에도 나오지요? 어떻게 가르쳐요? 어떤 교훈입니까? 그거 배우면서 동시에 같이 연상되는 게 일제시대에 우리 말을 빼앗겼던 일과 우리 말에 대한 소중함이죠. 일본에..

STX의 마지막 수정만 사기극은?

제가 STX를 두고 글을 쓰기는 거의 50일만이군요. 어쨌거나, STX그룹의 경남 마산 수정 주민에 대한 마지막 사기는 바로 고용을 두고 벌어집니다. 수정만 매립지에 조선 기자재 공장을 짓고 가동할 때 하겠다고 한 약속 가운데는 고용 보장도 들어 있습니다. 과반에 못 미치는 찬성을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주민 동의’라 바꿔치기한 첫 사기와, 공해가 적은 공정만 한다는 약속과 마을발전기금에 더해 이주 보상금까지 준다는 약속을 팽개친 데 이은, 월드 베스트 사기극의 대단원인 셈입니다. * 이전 글 : STX의 월드 베스트 사기는 언제 끝날까 (http://100in.tistory.com/418) 1. 직접 고용은 한 명도 없으면서 무슨 고용 보장? STX는 이처럼 시작부터 사기를 쳤는데, 고용 보장에서도 처음..

STX의 월드 베스트 사기는 언제 끝날까

1. 시리즈로 벌어지는 월드 베스트 사기 행각 ‘월드 베스트 사기꾼’ STX그룹과 마산시가 공동 기획하고 연출하고 출연한 사기극이 마산에서 ‘시리즈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구산면 수정만 매립지 조선기자재 공장 진입이 목적입니다. STX와 마산시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5월 30일 주민투표에서 찬성이 과반에 미치지 못했는데도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주민 동의’라 사기를 쳤습니다. 자기네들이 억지로 밀어붙인 투표에서조차 인정을 받지 못했으니 아주 당황스러웠으리라 짐작이 됩니다만. 어쨌거나, 이렇게 1150명 재적에 520명(45%)밖에 찬성하지 않았는데도 일단 자기네들끼리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주민 동의’라 규정하더니, 마치 계획이라도 돼 있었다는 듯이, 곧바로 또 다른 사기 행각에 나섰습니다. 먼저, 선박..

사람 다가가도 안 달아나는 수녀원 꿩

저는 사람도 다른 짐승들과 공존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개미나 쥐는 물론, 바퀴벌레와도 함께 살 수 있습니다. 귀농한 이들이 들려준 얘기입니다. 해치지 않고 미워하거나 싫어하지 않으며 그이들한테 고유한 생활 영역을 인정해 주면 그 영역 안에서 곱게 살아간다는 얘기를 여러 차례 들은 것입니다. 7월 19일 마산 구산면 수정 마을에 있는 트라피스트수녀원을 찾았습니다. 이 수녀원은 ‘봉쇄’ 수녀원입니다. 한 번 들어가면 평생 나오지 않는 서원(誓願)을 한답니다. 수녀원 건물 들머리에서, 저는 이처럼 예쁜 꿩을 만났습니다. 꿩은 제가 서너 발자국 앞으로 다가갔는데도 날아서 달아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이쁜 자태를 방향 바꿔가며 보여주다가, 종종걸음으로 콘크리트 깔린 왼쪽 길을 가로질러 가더니 수풀 속으로 들어갔..

'북한'과 '남조선' 둘 다 폐기되기를...

요즘 들어 우리 사는 반도(半島)의 남쪽과 북쪽이 다같이 시끄럽습니다. 남쪽 합참의장이 북에 대한 선제공격을 뜻하는 발언을 했고, 북쪽은 이를 비판하는 거친 논평을 내었으며, 남쪽 신문과 방송은 이를 받아 다시 크게 보도했습니다. 북쪽 논평, 대서특필할 필요 없다 제가 보기에 이런 것들은 지나친 반응입니다. 선제공격 발언은 충분히 중요하게 다룰 필요가 있지만, 그 연장선에서 1일 나온 북쪽 조선노동당 기관지의 ‘논평원 글’은 오늘 아침 남쪽 신문에서 대서특필할 필요가 없습니다. 논평원은 경제협력 중단 같은 구체 프로그램은 말하지 않았고, 남쪽 대통령을 ‘역도’(逆徒)라고는 했어도, 겨우 “두고 보겠다.”, “용납 않겠다.”고만 했습니다. 그러니 “조선노동당 기관지가 2000년 6.15 공동선언 이전에 쓰..

'조센징 노동자'와 비정규직, 뭐가 다를까

삼일운동이 터진 기미년에, 조선 사람들이 일제 식민 치하에서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지 않았을 개연성이 더 높다는 말씀은 이미 한 번 드렸습니다.('대한민국은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 그렇다면 그 때 사람들은, ‘조선’ 독립 만세라도 제대로 외쳤을까요? 조선 독립 만세도 별로 안 외쳤다? ‘대한’ 독립 만세보다는 ‘조선’ 독립 만세를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불러댔을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는, ‘대한’이든 ‘조선’이든, 대부분 사람들이 ‘독립’이나 ‘만세’를 현장에서 그다지 입에 올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경남에서 지역사를 공부하고 있는 박영주라는 선배가 있습니다. 이 분은 학교에도 또 기관에도 몸담고 있지 않지만, 자료와 증언은 우리 지역에서 어느 누구 못지않게 많이 확보하고..

대한민국은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

지난 2007년 3.1절을 맞아 썼던 글을 한 번 옮겨 와 봅니다. 는 제목을 달고 있습니다. 오늘 89주년 3.1절 기념식에서도 ‘대한독립만세’가 외쳐졌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문제의식이 올해도 유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유관순이 이끌었다는 아우내 장터 만세운동까지도 제 날짜를 잃어버리고 2월 29일로 앞당겨 재연됐더군요. 이것은 지역의 관점에서 한 번 따져볼만한 소지를 안고 있습니다. 서울에 대한 지역 종속의 극단적 표현이라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1. 100년 전 의병들도 ‘대한 자주독립’을 소원했을까요? 2월 28일치 우리 신문 7면 머리기사는 제목이 “나의 소원은 ‘대한 자주독립’”입니다. 이어지는 내용은 1906~10년 지리산 일대에서 일본군에 맞서서 무장투쟁을 벌인 70여 명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