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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14

진리에 이르는 가장 멋진 방법은 놀이다

무척 깁니다. 200자 원고지로 100장 넘는 분량입니다. 2013년 7월 31일 남해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아침 아홉시부터 정오까지, 세 시간 동안 했던 ‘경남 문화관광해설사 신규 양성 과정’ 강의 내용입니다. 어쩌다 보니 제게 맡겨진 강의였는데, 저는 이를 기회 삼아 그동안 ‘갱상도 문화공동체 해딴에’를 운영하면서 얻게 된 이런저런 경험과 생각을 한 번 정리해 봐야겠다고 마음먹었고, 그 결과로 이렇게 긴 글이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많은 이들에게 한 번 읽어보시라 권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요, 관심이 있으시거들랑 한 번 보시라 말씀밖에 드리지 못하겠습니다. 갱상도 문화공동체 해딴에는, 경남도민일보 자회사인데요 예비 사회적 기업이기도 합니다. 여행/체험, 스토리텔링 콘텐츠 개발 제작. 마을 만들기/도랑 살리..

죽음과 스러짐이 가득한 봄 들머리 우포늪

3월 25일 일요일에 경남 창녕 우포늪(소벌)을 다녀왔습니다. 지역금속노조 식구들이 나들이를 하는데 길잡이를 좀 맡아달라고 하는 바람에 나선 걸음이었습니다. 지금처럼은 아니지만, 바람이 꽤 불고 쌀쌀한 날씨였습니다. 사실 제가 길잡이를 크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원래가 사람이 느끼려고 하는 만큼 느끼고 보려고 하는 만큼 볼 뿐이라는 주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남들이 잘 보려고 하지 않는 그런 것에 눈길을 많이 두시고 눈에 바로 보이지 않는 작은 것 숨은 것 잘 보이지 않는 것에 더 신경을 쓰시면 남다른 느낌을 누릴 수 있으리라고만 했습니다. 물론 소벌이 소벌(우포)+나무개벌(목포)+모래늪(사지포)+쪽지벌로 이뤄져 있다거나 하는 얘기는 나름대로 드렸습니다만. 어쨌거나 이날 일행은 이방면 우만마을..

가본 곳 2012.04.08

습지가 생명의 보고이기만 할까?

1. 습지-생명의 탄생과 소멸이 가장 활발한 땅 습지는 6m 이하로 언제나 또는 때때로 물에 젖어 있는 땅을 이릅니다. 람사르협약에 따른 규정입니다. 람사르협약은 '물새 서식지로서 특히 중요한' 습지를 보전하자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습지가 '물새 서식지'로서 제 노릇을 하려면 다른 많은 것들이 있어야 합니다. 먹을거리가 있어야 합니다. 물새는 물고기나 벌레 따위도 먹고 식물 열매나 뿌리 따위도 먹습니다. 물새가 제대로 살려면 이런 것들이 많아야 합니다. 이런 것들이 많은 데가 습지라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습지에는 이런 것들이 많습니다. 어려운 말로 '종 다양성'이 풍부하다고 합니다. 수많은 생명이 함께 어울려 살아갑니다. 잠자리 애벌레나 반딧불이에서부터 삵이나 황조롱이에 이르기까지, 물옥잠,..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논리와 상상력은?

2010년 12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어떻게 생각하면 국회라는 근엄한 기관에 어울리지 않는 행사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4대강 삽질 반대 UCC 공모전' 수상작 시사회가 열렸던 것입니다. 이 공모전은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등 우리나라 4대 종단과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민주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등 야권 5개 정당 4대강 사업 반대 범국민대책위원회가 공동 주최했답니다. 여기에는 4대강 사업 현장을 누비면서 강이 죽고 생명이 죽고 세금이 낭비되는 현장을 있는 그대로 잡아낸 작품들이 넘쳐났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풍부한 상상력까지 더해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수상작들이 뽑혔지만 그것이 사람들에게 보여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나 다를 바 없어서, 몇몇 뜻 있는 사람과 단체가 모여 ..

노래 공연장에 등장한 깡통 로봇 물고기

마산에는 김산이라는 지역 가수가 있습니다. 80년대 노래운동을 벌였던 사람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2008년부터 본격으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2008년부터 환경 사랑 콘서트를 열어오다가 이번에는 이름을 바꿔 생명 평화 콘서트를 치렀습니다. 이번 콘서트를 치르면서, 우리 경남낙사모에서 지율 스님 낙동강 사진을 빌려가서 공연장을 꾸미겠다고 했습니다. 우리야 이렇게 활용해 주면 그냥 좋은 일이기 때문에 11월 10일 함안 가야장 낙동강 사진전을 마치고 나서 11일 오후 아주 고마운 마음으로 전해드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공연이 열리는 어제 12일 저녁 7시에 마산 창동 예술 소극장으로 갔습니다. 어떻게 하고 있나 확인을 하려고요. 사람이 적어서 탈이기는 했지만, 우리가 빌려드린 사진은 잘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낙동강을 몰라서 이런 일이 생겼다

1. 소중함의 높낮이를 어떻게 정할 수 있을까요? 저는 어쩌다 한 번씩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생물이 소중할까? 아니면 무생물이 소중할까? 이렇게 물으면 대부분 사람들은 "생명이 있는 생물이 더 소중하지" 이렇게 대답하겠지요. 물론 그것을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저마다 다르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런 문제는 가치관과 관련돼 있기에 정답이 더욱 있을 수 없는 노릇입니다. 모든 사람이 같은 가치관을 갖기는 어려운 노릇이지요. 그냥 한 번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그런데요, 우리가 이렇게 생명이 소중하다 하면서도 파리나 모기 같은 생명체는 하찮게 여깁니다. 게다가 우리는 날이면 날마다 고기나 생선이나 풀이나 나무 같은 것들을 먹고 삽니다. 그렇게 사람이 먹어치우다보니 아주 많은 생명체..

마산 내서 가로수는 아직도 불쌍하다

2일 낮에 내서에 다녀왔습니다. 내서는 갑작스레 팽창한 탓에 어지러운 구석도 있지만, 근본 광려천이 있고 또 가로수들도 옛 마산의 다른 지역들에 견주면 많은 편이어서 그럭저럭 괜찮다고 여기는 편이었습니다.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창원 용호동 일대는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가 나름 멋을 부리고요, 내서는 단풍나무와 은행나무가 꽤 잘 어울리며 뽐을 내는 동네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번에 제보를 받아 기사를 썼던 삼풍대를 지나 내서읍 사무소 있는 쪽으로 들어가는데 이런 풍경이 눈에 걸렸습니다. 은행나무를 줄기만 남기고 나머지 다른 가지들은 죄다 절단해 놓은 것입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라면 자기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나무들을 이렇게 덜 떨어지게 난도질하는 일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조금은 사적이니까요. 200..

가만 있던 세탁기가 갑자기 불이 난다면

집집마다 한 대씩은 꼭 있는 가정용 세탁기가 어느 날 갑자기 불에 타버린다면? 그렇다면 그것은 바로 폭탄을 머리에 이고 사는 것과 같은 꼴이 아닐까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한 가전 업체에서 만든 세탁기가, 작동도 시키지 않은 상태인데도 저절로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불이 나는 믿기 어려운 사고가 터졌습니다. 7월 14일 오후 3시 30분께 창원시 성산구 한 아파트에서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집 주인의 따님이 거실에 누워 있다가 어디선가 '펑'하는 소리가 나면서 매캐한 연기까지 스며드는 바람에 놀라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딸이 20대였는데, 놀라 살펴보니 발코니 쪽에서 안방 열린 문틈을 통해 연기가 들어오고 있었답니다. 그래서 유리통문을 열고 나가보니 세탁기가 연기를 내뿜으며 벌겋게 달아오르고 있었..

생태=초록은 편견·고정관념이다

1. 뜬금없이 든 생각 초록 또는 녹색이 생태계와 환경운동을 대표 상징하는 색일 수 있을까, 그렇게 여기는 것은 편견 또는 고정 관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번쩍 든 적이 있습니다. 2009년 11월 12일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경남 환경 정책을 주제로 삼아 경남도 의회 경상남도 환경연구회라는 의원 연구 모임이 주관한 세미나 도중이었습니다. 주제 발표는 기후 변화 대응 저탄소 '녹색' 성장과 경남 산림 정책의 방향, 자원 재활용 정책 방안에 대해 전문 연구자들이 했고 저는 저탄소 '녹색' 성장을 두고 토론을 했습니다. 앞자리 토론석에 앉아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아마 내가 미리 발표문을 작성해 놓았기 때문에 마음이 좀 풀렸던 때문인지 아무래도 엉뚱한 생각을 한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그날따라 메모까지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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