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에는 김산이라는 지역 가수가 있습니다. 80년대 노래운동을 벌였던 사람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2008년부터 본격으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창동 예술 소극장에 전시된 낙동강 사진들. 김산. 깡통으로 만든 로봇 물고기. 초청 받아온 생명평화 가수 '인디안수니'를 로봇 물고기가 공격하는 형상입니다.
2008년부터 환경 사랑 콘서트를 열어오다가 이번에는 이름을 바꿔 생명 평화 콘서트를 치렀습니다. 이번 콘서트를 치르면서, 우리 경남낙사모에서 지율 스님 낙동강 사진을 빌려가서 공연장을 꾸미겠다고 했습니다.
우리야 이렇게 활용해 주면 그냥 좋은 일이기 때문에 11월 10일 함안 가야장 낙동강 사진전을 마치고 나서 11일 오후 아주 고마운 마음으로 전해드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공연이 열리는 어제 12일 저녁 7시에 마산 창동 예술 소극장으로 갔습니다. 어떻게 하고 있나 확인을 하려고요. 사람이 적어서 탈이기는 했지만, 우리가 빌려드린 사진은 잘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이왕 간 김에 공연을 끝까지 지켜봤습니다. 오랜만에 흥이 나서 엉덩이가 들썩거려지기도 했습니다. 김산의 얼굴이 전에 없이 밝고 맑아 보여서 좋았습니다.
광주에서 초청받아 온 생명 평화 가수 '인디안수니'의 노래도 들었습니다. 제 귀에는 두 가수의 음색이 비슷하게 들렸습니다. 따뜻하면서 고슬고슬했습니다.
노래를 부르는 무대 뒤쪽 배경에 페인트 깡통을 찌그려뜨려 만든 물고기가 세 마리 걸려 있었습니다. 왼쪽 한 마리 오른쪽 두 마리입니다. 김산은 로봇 물고기라 했습니다.
로봇 물고기는 지역 미술가 이성헌의 작품입니다. 80년대 노동운동이 한창일 때는 '현장과 결합'해 미술운동을 벌이기도 했던 인물입니다. 며칠 전 다른 데서 전시했던 것을 잠시 얻어왔다고 했습니다.
깡통으로 만든 로봇 물고기를 보니까 제 얼굴에서 슬그머니 웃음이 번져나왔습니다. 딱 어울리게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먼저 깡통입니다. 소통이 안 되는 꽉 막힌 이명박 대통령이 저절로 떠오릅니다. 자기 생각만 주장해 대는 그런 깡통 같은 모습 말입니다.
다음으로는 금속입니다. 저런 금속성은 자연이 아닌 인공을 상징하기가 안성맞춤입니다. 자연에다 인공을 집어넣고 인공으로 자연을 망쳐먹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로봇 물고기는 그 자체로 이명박 선수의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 사업의 한 상징입니다. 6m 깊이로 강바닥을 준설한 다음 거기에다 수질 측정 장치가 들어 있는 로봇 물고기를 풀어넣겠다는 얘기를 그이들이 해댔습지요.
깡통으로 만든 깡통 같은 로봇 물고기. 강을 그대로 흐르게 하라는 생명 평화 콘서트에 아주 잘 어울리는 무대 소품이었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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