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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서거 18

봉하 발(發) 분노한 민심, 어디로 갈까

지난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봉하마을회관 앞에서 만난 김두관 전 장관의 인사말은 "미안합니다"였다. 자신이 제대로 못해서 이렇게 됐다는 자책인 듯 했다. 그는 기자 외에도 만나는 사람마다 그렇게 인사를 시작했다. 반면 배우 명계남 씨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그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에도 분통을 터뜨렸다. 오후 9시쯤 마을회관 뒤쪽으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가 보내온 조화가 들어오자 "이거 뭐야! 떼!"라고 고함을 지르며 이름이 적힌 종이를 뜯어냈다. 민주당 장례지원팀 관계자들이 "왜 이러십니까"라며 만류했지만 그의 흥분은 식지 않았다. "강기갑이가 어떻게 여길 들어와. 지놈들이 한 일을 내가 알고 있는데!"라고 소리쳤다. 그는 앞서 민주당 의원들이 도착하자 "민주당이 여기 왜 와!"라며..

경남도·김해시 봉하마을 손님 홀대 심했다

이 말은 좀 해야겠다. 초상집에서 음식 투정하는 걸로 비칠까봐 대놓고 이야기는 못했지만, 이건 정말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봉하마을의 첫날, 전국에서 몰려든 추모객들은 대부분 쫄쫄 굶었다. 우선 문을 연 마을 식당이 없었다. 하나 있는 연쇄점 또한 이날은 대통령을 잃은 충격에 문을 닫았다. 문제는 경남도와 김해시의 처사다. 이명박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의 예우에 어긋남이 없이 정중하게 모시라"고 했다지만, 적어도 24시간동안 경남도와 김해시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없었다. 이른 아침 서거 소식이 알려진 후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봉하마을엔 김해시의 수돗물을 담은 물병 외에는 아무것도 지원되지 않았다. 컵라면이라도 사오려면 2km이상을 걸어나가야 했다. 2km 전방부터 경찰이 ..

너무 서글피 우는 봉하마을 여고생

봉하 발(發) 촛불이 다시 켜지고 있나 봅니다. 이 촛불이 얼마나 더 확산될 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제 서울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집회에 촛불 여고생들이 등장했다는 블로그 포스팅이 있었고, 덕수궁 대한문 앞에 차려진 서울 분향소의 첫날 조문객 60%는 젊은 여성이었다는 몽구님의 포스트도 봤습니다. 오늘도 경찰의 원천봉쇄 속에 서울에서 촛불이 켜졌다고도 합니다. 어젯밤과 새벽 사이 제가 봉하마을에서 본 조문객들 중에도 특히 여성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는 교복을 입은 채 달려온 여고생도 있었습니다. 특히 그 여고생은 노사모기념관에 설치된 임시분향소에 절을 하면서 너무나 슬피 우는 바람에 저도 덩달아 코끝이 시큰해졌습니다. 울음을 그치지 못한 채 노사모기념관을 나가는 그 여고생을 따라 나가봤습니다...

봉하마을 분향소 끊이지 않는 눈물

지금 봉하마을은 새벽 두 시가 넘었음에도 조문객의 행렬이 끝이 없습니다. 마을회관 앞에 차려진 정식 빈소 외에도, 마을 입구에 있는 노사모기념관의 임시분향소에도 조문객의 행렬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사모기념관 입구에는 누가 붙여놓았는지는 모르지만 '방상훈의 개들은 오면 죽는다'는 글이 적힌 종이가 붙어 있습니다. 또 기념관 안에는 빨간 매직으로 '국민장 반대'라는 글귀가 씌여진 종이도 붙어 있습니다. 조문객들은 주로 가족 단위가 많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온 일행도 있고, 연인으로 보이는 남녀 단위도 많이 보입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보입니다. 분향소는 흐느낌이 끊이지 않습니다.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 8명 단위로 분향을 하고 절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KBS 중계차 봉하마을에서 쫓겨나다

지금 막 10분 전 KBS 중계차가 봉하마을에서 쫓겨났습니다. 지금 막 보니 거다란닷컴에서 KBS 취재데스크가 철수한 사실을 알렸군요. 취재 데스크가 나간 후에도 시민들은 KBS 마크가 선명한 중계차의 봉하마을 퇴거를 계속 요구했습니다. 시민들의 요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갈수록 중계차 앞으로 사람들이 많아지자 결국 중계차 운전기사가 차에 올랐습니다. 시민들은 길을 열어주면서 박수를 쳤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오지 마라고 소리쳤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중계차를 훼손하거나 낙서 하나도 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시민의 승리입니다. 우리는 KBS 중계차를 그야말로 평화롭게 내보냈습니다. 아무도 폭력을 쓰지 않았습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봉하마을 조문행렬

봉하마을에는 시간이 갈수록 조문객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마을회관 앞에 차려진 공식 빈소 외에 마을 입구의 노사모 회관 안에 차려진 간이 분향소에도 절이라도 올리려는 조문객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습니다. 노사모 회관 안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으로 구성된 영상과 함께 '당신은 바보네요'라는 노래가 계속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순간 노사모 관계자가 노사모 회관에서 기자들의 퇴거를 요구했습니다. 저에게도 신분즐을 요구했습니다만, 블로거임을 알려드리고 남아 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노사모 회관 바깥 공터에서는 대형스크린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구성한 다큐멘터리 영상이 상영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 영상을 시청하고 있습니다. 또 적지 않은 조문객들은 주차장에 설치..

봉하마을에 촛불이 켜지고 있습니다

봉하마을에 와 있습니다. 오후 5시 27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운구차가 들어왔습니다. 지금은 염을 하고 있느며 분향소를 차리는 중입니다. 오후 8시쯤부터 조문이 가능하겠다는 방송 안내가 있었습니다. 오후 6시45분부터 촛불을 든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습니다. 본부에서 김해 진영읍 인근의 초를 모두 사왔는데, 약 1000개 정도밖에 안된답니다. 그래서 이후 봉하에 오실 분들이 있다면 연락하여 초를 좀 많이 사와달라고 부탁하는 안내방송도 있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운구가 들어오기 전 지역구 의원인 민주당 최철국 의원 일행이 동네 어귀에까지 나가 정세균 대표를 영접했습니다. 정 대표는 운구차를 기다리며 도열해 있는 시민들 가운데로 걸어들어왔는데, 여기 저기서 욕설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어 진보신당 노..

광주 택시기사 "봉하마을 갈 준비나 해야겠다"

광주에 있던 중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접했다. 고속터미널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회사로 복귀하기 위해서였다. 이 글은 광주고속터미널에서 차 시간을 기다리는 중 쓴다. 택시기사가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나 저나 노무현이 죽었대. … 오늘 아침에…. 농담 아니라니까? … 봉하마을 갈 준비나 해야겄다." 전화를 끊은 그에게 물었다. "자살이랍니까? 실족이랍니까?" "자살이겄죠. 자살로 믿고 싶네요. 오죽했으면 그랬겠어요. 대통령 물러나면서 받은 돈, 그게 뭐라고…. 얼마나 시달렸겠어요? 그저 가만히 살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그나 저나 기분 참 꿀꿀하네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접한 후 처음 들은 타인의 반응이었다. 참고로 그는 2002년 대선 때 노무현을 찍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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