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너무 서글피 우는 봉하마을 여고생

기록하는 사람 2009. 5. 24.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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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 발(發) 촛불이 다시 켜지고 있나 봅니다. 이 촛불이 얼마나 더 확산될 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제 서울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집회에 촛불 여고생들이 등장했다는 블로그 포스팅이 있었고, 덕수궁 대한문 앞에 차려진 서울 분향소의 첫날 조문객 60%는 젊은 여성이었다는 몽구님의 포스트도 봤습니다.

오늘도 경찰의 원천봉쇄 속에 서울에서 촛불이 켜졌다고도 합니다.

어젯밤과 새벽 사이 제가 봉하마을에서 본 조문객들 중에도 특히 여성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는 교복을 입은 채 달려온 여고생도 있었습니다.

특히 그 여고생은 노사모기념관에 설치된 임시분향소에 절을 하면서 너무나 슬피 우는 바람에 저도 덩달아 코끝이 시큰해졌습니다.

울음을 그치지 못한 채 노사모기념관을 나가는 그 여고생을 따라 나가봤습니다. 짤막한 인터뷰라도 해보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바보같이 질문이라고 한다는 것이 "노무현 대통령 하고 잘 아시나요?"였습니다. 그랬더니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의아한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제딴엔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면서 저렇게 서글피 울 수가 없다고 생각해 덜컥 그런 질문이 나왔나 봅니다. 슬픔에 겨워 있는 학생에게 더 질문을 한다는 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그걸로 끝났습니다.

이 여학생 뿐 아니라 봉하마을에는 다른 여중, 여고생들도 많이 보입니다. 그리고 특히 30대 부부나 연인끼리 손을 잡고 온 추모객들이 많습니다. 모자, 부녀, 부자, 모녀로 보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노인들도 의외로 많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아파하는 사람들이 연령과 세대를 초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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