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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77

낙동강 모래톱만 사라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는 고향이 창녕입니다. 제가 사는 창원에서 고향으로 가는 길이 여럿 있지만, 저는 창원 북면이나 동읍을 거쳐 본포다리를 건너 창녕으로 가는 길을 좋아했습니다. 본포다리를 건너 가다 보면 눈에 뜨이는 유장한 모래톱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이 모래톱은 아주 길고 커서 한 눈에 다 들어오지도 않을 지경이었습니다. 또 마치 생물처럼 살아 움직이기도 해서, 옛날에는 이런 모습으로 있지 않았다고도 합니다. 창원 북면이나 맞은편 창녕 부곡면에서 오래 사신 이들에 따르면, 50년 단위로 이쪽 저쪽 옮겨 다니는 존재랍니다. 그런데 요즘은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으면 이쪽으로 걸음을 하지 않게 됐습니다. 예전에는, 위험을 무릅쓰고 다리 한가운데 자동차를 세워놓으면서까지 내려서 이리저리 거닐기도 하고 바람도 쐬고 오래 내려다..

장마 덕분에 손석희랑 전화 통화도 하고

7월 19일 아침 6시 20분, 아나운서로 이름난, 그리고 행동거지가 깔끔하고 자세와 생각이 곧기로 이름난, 그런 손석희랑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손석희의 시선집중' 라디오에 출연한 뒤 그래도 자랑해 먹어야지 여겼다가 곧바로 까먹고 있었는데, 27일과 28일 이렇게 다시 비가 내리니까 생각이 다시 떠오릅니다. 하루 전날인 18일 '손석희의 시선 집중' 작가 한 사람이 제게 전화를 했습니다. "쏟아진 장맛비로 함안보와 합천보 공사 현장이 물에 잠겼다"는 제 기사를 봤다는 것입니다. 현장 실태를 알리는 인터뷰를 하고 싶다 했습니다. 저는 그랬습니다. "저로서는 작지 않은 영광이기는 합니다만, 제가 그리 썩 잘 알지 못하고요, 차라리 환경단체 쪽 사람들을 소개해 드릴 테니 그렇게들 하..

함안보 공사 재개 끝장토론으로 결정하자

17일 오전 경남에 있는 낙동강 살리기 보(湺) 공사 현장 두곳이 모두 불어난 강물에 잠겼습니다. 합천보와 함안보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면서 공사도 석 달 동안 중단이 됐습니다. 상류에 있는 합천보(합천군 청덕면~창녕군 이방면)는 새벽 4시 전후해 물이 넘쳐 흘러들기 시작했고요, 하류에 있는 함안보(함안군 칠북면~창녕군 길곡면)은 아침 10시 30분 전후 물이 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이에 앞서서, 아무 대비 없이 지금 있는 그대로 임시 물막이 위에서 바닥으로 물이 쏟아지면 낙차(落差)가 커서 현장이 충격을 받아 변형이나 망가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물을 채워넣는다고 했습니다. 15일부터 내린 비로 말미암은 이런 침수는 일찍이 예견된 것이고요, 그래서 이것이 그동안 해온 이른바 낙동강..

낙동강이 우리에게 도대체 무엇일까

1. 함안보는 과연 댐이 아닐까 정부가 이른바 낙동강 살리기 사업의 하나로 진행하고 있는 경남 창녕군 길곡면 함안보(낙동강 살리기 18공구) 공사 현장을 2월 1일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임시 물막이를 설치하는 거대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고, 둘레에도 술착기로 파헤친 자취가 크게 남아 있었습니다. 그 뒤로는 더욱 많이 현장을 둘러볼 수 있었는데 사정은 갈수록 더욱 심해졌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골재를 가득 실었거나 아니면 어디엔가 짐을 부려 무게를 줄인 짐차들이 제방 위 도로를 쉴 새 없이 오가고 있었으며 현장 공사를 지원하는 경남1지구건설단 사무실 들도 여기저기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대신 원래 거기에 뿌리내리고 살던 식물은 쓰러지고 꺾여 있었습니다. 그런 풀과 나무에 보금자리를 틀었던 짐승들은 쫓겨나고 ..

생태·환경의 미래도 블로그에 달려 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2010 환경언론 강좌에서 처음 제게 주신 주제는 '기사 발굴의 이론과 실제' 그리고 '기사 작성 기초'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두고 제가 별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러면 좀 자유롭게 스스로 중요하다 여기거나 얘기하고 싶은 바를 말해도 좋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맙습니다~~' 아뢰었습니다. 물론 그렇다 해도 '기사 발굴의 이론과 실제'나 '기사 작성 기초'에 대해서도 조금은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블로그를 하면서 얻은 경험과 느낌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블로그가 과연 무엇이냐 하는 데서부터 블로그를 잘 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는지도 조금 얘기해 올리겠습니다. 1. 주체 그리고 관점이 중요하다 모든 기사가 그렇지만 환경·생태쪽은 더욱 그런 것 같..

지율스님 "수레를 움직이려면 소를 때려야"

천성산 고속철도 터널 관통 반대를 위해 2003년 2월부터 2006년 1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300일 넘게 청와대 등에서 단식을 벌여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지율 스님. 그러다가 2003년 10월 제기한 도롱뇽 소송이 대법원에서 기각되던 2006년 6월을 전후해 경북 영덕 산골 토막(土幕)으로 들어갔던 지율 스님. 1. 2009년 3월 다시 나타난 지율 스님 그런 스님이 2009년 3월 다시 세상에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까지 지율 스님은 조선일보 상대 10원 소송과 김종대 헌법재판관(도롱뇽 소송 항고심 담당 재판장)에 대한 소송 등 재판에만 신경 쓰며 세인의 눈에 띌까 엎드려서 조용히 지내왔습니다. 지율 스님은 2008년 12월 이후 대운하든 4대강 살리기든 어떤 명분으로든 공사가 ..

낙동강 망가지면 사람살이는 어떻게 될까

이른바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라는 토목 공사로 말미암아 낙동강이 온통 흙탕물이 되고 말았다. 시뻘건 황톳물이 그대로 흘러내리는 것이다. 물론 흙탕물이라 해도 정수를 하면 마시는 데는 별로 지장이 없을지도 모른다. 걸러내는 대로 다 걸러질 것이고 다만 투입되는 약품이나 물품 따위가 많이 들 수는 있겠지만. 그러나 낙동강 흙탕물이 뜻하는 바는 작지 않다. 바로 낙동강이 망가지고 있다는 표상이기도 하고 결국에는 낙동강이 통째로 바뀌고 말 것이라는 예고이기도 하다. 낙동강이 망가지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당연히 우리 사는 모습도 크든 작든 망가질 수밖에 없다. 낙동강에 적지 않게 기대고 사는 인생이기 때문이다. 1. 한 번 오르고는 빠지지 않는 채소값 며칠 전 점심 때 들른 밥집에서 주인과 얘기를 나눈 적이 ..

월드컵 응원연습과 낙동강 사진전의 공존

경남낙사모(지율 스님 낙동강 생태 예술 사진 경남 순회 전시 추진 모임)의 낙동강 사진 순회 전시가 12일 저녁 5시부터 6시남짓까지 창원 상남동 상남분수광장에서 치러졌습니다. 바로 앞 전시가 5월 29일 저녁 마산 창동 거리에서 있었으니 6·2 지방선거를 치르고 나서는 처음으로 해 보는 사진전이었습니다. 월드컵 축구대회 우리나라 첫 경기인 그리스전이 열리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저희들의 상남분수광장 전시는 사실 실험 성격이 좀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어떤 이들이 오가며 어떻게 전시를 하면 좋겠는지 알아보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오가는 이들은 어린아이에서부터 60대 어르신까지 다양했습니다. 분수광장 의자에는 편히 쉬는 어르신이나 아저씨 아줌마도 있었고 데이트하는 젊은 남녀도 있었으며 장난치며 돌아다니는 초등학..

낙동강 사진은 미래 복원의 설계도입니다

1. 공사 이전과 이후를 담은 낙동강 사진들 이명박 정부의 낙동강 살리기 사업을 빙자한 대규모 토목공사가 속도전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낙동강은 하루가 다르게 무너지고 망가지고 있습니다. 이 토목공사가 생태 환경에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 지역 경제 활성화 등에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조건에서 지율 스님이 낙동강 사진 전시회를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낙동강 살리기라는 토목공사가 시작되기 이전과 이후 모습을 아래위로 담아놓았습니다. 꽤나 충격적이었습니다. 원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고 자연스러웠는지, 지금 망가지는 모습이 얼마나 야만적이고 억지스러운지를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어떤 이는 배치된 사진이 어수선하기 마련인 공사 장면이라 선동적이고 나아가 사실 왜..

낙동강 물 먹는 부산·경남 사람 불쌍하다

5월 30일 낙동강지키기 부산시민운동본부가 낙동강 항공 사진을 세상에 내놓고 이래도 낙동강 살리기 사업(4대강 살리기 사업)을 해야 하겠느냐고 세상에 대해 다그쳤습니다. 사진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아래 이것인데요, 대구 강정보 바로 아래 금호강이 낙동강이랑 몸을 섞는, 원래는 아름다웠던 곳이랍니다. 하류에서 상류로 거슬러 오르면서 찍은 사진인데, 공단지대를 거친 오른쪽 금호강은 폐수가 돼 있고, 왼쪽으로 밀려나 있는 본류는 싯누런 흙탕물입니다. 비가 오면 언제나 이렇지만 그렇지도 않은 지금 이런 상황은 강바닥 준설을 지나치게 해서 생긴 것입니다. 바닥을 긁어낼 때는 규정을 지켜 오탁(汚濁)을 막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금호강이 합류하는 강정보 둘레만이 아니라 합천보와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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