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월드컵 응원연습과 낙동강 사진전의 공존

김훤주 2010. 6. 1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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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낙사모(지율 스님 낙동강 생태 예술 사진 경남 순회 전시 추진 모임)의 낙동강 사진 순회 전시가 12일 저녁 5시부터 6시남짓까지 창원 상남동 상남분수광장에서 치러졌습니다.

바로 앞 전시가 5월 29일 저녁 마산 창동 거리에서 있었으니 6·2 지방선거를 치르고 나서는 처음으로 해 보는 사진전이었습니다. 월드컵 축구대회 우리나라 첫 경기인 그리스전이 열리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저희들의 상남분수광장 전시는 사실 실험 성격이 좀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어떤 이들이 오가며 어떻게 전시를 하면 좋겠는지 알아보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오가는 이들은 어린아이에서부터 60대 어르신까지 다양했습니다.

분수광장 의자에는 편히 쉬는 어르신이나 아저씨 아줌마도 있었고 데이트하는 젊은 남녀도 있었으며 장난치며 돌아다니는 초등학생 또래도 있었습니다. 물론 아무래도 20대가 가장 많아 보였습니다.


이 날 전시는, 패널을 바닥에 깔거나 난간에 기대는 여태까지와는 달리 나무와 나무 사이에 줄을 묶고 거기에 패널 두 장씩 등지게 붙인 다음 집게로 꽂아 올렸습니다. 빠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12일 상남분수광장 사진전도, 다른 데서 한 전시와 마찬가지로 보는 사람은 보고 보지 않는 사람은 보지 않았습니다. 꼼꼼하게 보는 사람도 있고 그냥 건성으로 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저희는 그런 데 연연해하지 않습니다. "볼 사람은 보시라"는 것이 처음부터 우리 마음이었기 때문입니다.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나 보기 싫은 사람에게까지 보여 줄 수는 없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런 사진을 여태 한 번도 볼 기회가 없었던 사람이 우리 사회 전체 구성원의 대부분이기 때문에 저희 경남 낙사모가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늘어놓을 테니 보려면 보시고 느끼려면 느끼시라는 것이 원래부터 취지였습니다.

망가지기 전 낙동강의 원래 모습과, 이명박 정부의 이른바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숨통이 끊어져가는 사진을 나란히 내놓을 뿐 보거나 느끼거나 결정은 스스로 하고 판단도 스스로 하시라는 것입지요.

이 날은 우리나라와 그리스 경기가 있는 날이어서인지 전시를 하는 반대편에서는 빨간 티셔츠를 입은 청소년과 청년들이 모여 응원 연습에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서로 무리를 이뤄 춤추는 경연을 벌이는 것도 같았고 한데 어울려 껑충거리기도 했습니다. 서로 호응을 하면서 손뼉을 치기도 했습니다.

거기에서는 마이크까지 써서 소리도 나고 사람들 함성도 나고 하니 당연히 오가는 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저희 전시는 아무 소리 없이 진행됐기 때문에 보는 사람만 보는 수준이었습니다.


어쩌면 사진 전시를 하는 처지에서는 이런 월드컵 응원 연습을 원망할 수도 있겠지만 저희들 가운데는 그러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응원 연습 때문에 사진 전시가 잘 안 된다는 증거가 어디에도 없기도 하고요.

그냥 공존이었습니다. 월드컵 축구 경기 응원 연습과 낙동강 사진 순회 전시회가 말씀입니다. 이런 공존 말고, 둘이 하나가 돼서 어우러지는 그런 공존은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저희는 저희 할 일만 소리 없이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러고 나서 동참한 사람들끼리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다음 일정을 잡고 나름대로 교훈을 얻었습니다.

전시를 마치고 밥을 먹으면서 나온 얘기입니다. "20대 젊은이들은 전시를 주관하는 사람이 가까이 있으면 부담스러워한다. 그러니까 패널을 늘어놓고 나서는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편이 낫다."

"비도 오고 월드컵 응원 연습도 옆에서 하고 해서 크게 성과는 없었지만 점심 때부터 저녁 때까지 느긋하게 하면 참 좋은 공간이 바로 여기인 것 같다. 분수도 시원하고……."

"사진 말고 글로 된 패널도 있으면 좋겠다. 글에 익숙한 사람도 있고 사진이 편한 사람도 있고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아무래도 사진보다 글이 사람 눈길을 오래 묶어두는 것 같다."

이 날 전시는 도중에 가랑비가 뿌리는 바람에 한 시간이 채 못 돼 판을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올해 말까지 끊임없이 하려면, 사진 패널이 비에 젖어 상하면 안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덧붙임 : 낙동강 사진 순회 전시회를 연말까지 하려면 관심 있는 여러 분들의 동참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저희 활동은 경남낙사모 다음 카페
http://cafe.daum.net/gnnaksamo 를 통해 공개되고 있습니다. 보시고 함께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이밖에 농협 302-0225-2365-11 김훤주 계좌로 지원을 해 주실 수도 있습니다. 또 궁금하거나 물어볼 일이 있으시면 전화 010-2926-3543, 메일 pole@idomin.com 또는 pole08@hanmail.net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언제나 반기겠습니다. ^.^ 고맙습니당~~~~~~~~

아울러 이 날 전시에 힘을 내 주신 착한마녀님을 비롯한 경남아고라 회원 분들, 경남도민일보 김두천 이사우 두 기자, 제 친구 파비에게 진정 고맙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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