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기자 촌지 9

기레기들이 챙기는 촌지 얼마나 아시나요?

《촌지》(지식공방). 우연히 이 책을 봤다. 참으로 부끄러운 기자사회의 민낯을 드러낸 책이다. 연합통신(현 연합뉴스)과 문화일보, 아시아투데이 등에서 기자와 논설위원으로 일했던 김영인 기자가 썼다. 그는 프롤로그에서 "기자를 하고, 기자를 그만두면서 언젠가는 써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게 이 '촌지 이야기'였습니다. 기자들의 촌지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라고 집필동기를 밝혔다. 당초 목표는 지난 세기인 20세기 과거사 위주였으나 21세기 현대사에도 촌지는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면서 오히려 '뽑기' 또는 '추첨식'의 진화된 촌지까지 생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기자실 출장비는 어디서 만드나2부 '기자'라는 단어를 한자로 쓰면?3부 누드쇼 구경이 취재라고?4부 2..

제가 받은 설 선물, 이렇게 처리했습니다

아시다시피 경남도민일보는 취재원이나 취재대상 기관·업체로부터 선물이나 촌지를 절대 받지 않습니다. 불가피하게 받았을 경우에는 반송하거나 사회복지시설에 기탁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설을 앞두고 혹여 이런 선물이 들어올까봐 미리부터 인터넷을 통해 공지(☞경남도민일보는 설 선물을 받지 않습니다)를 올려뒀지만,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선물을 보내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회사로 온 선물은 저희 기자회(회장 정봉화)에 처리를 일임해버리면 되는데, 어떻게 제 집 주소를 알았는지 집으로 보내온 경우에는 참으로 귀찮아집니다. 특히나 저는 자가용 차가 없어 선물상자를 택시에 싣고 오는 게 너무 힘듭니다. 다행히 승용차가 있는 후배기자가 도와줘서 회사까지 옮길 수 있었습니다. 지난 1월 19일부터 오늘까지 제가 처리한 선물..

기자나 공직자가 받아선 안될 선물은?

추석 연휴 직전 정운현(오마이뉴스 전 편집국장, 현 다모아 대표) 선배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블로그에서 '막무가내 인터뷰(막가인터뷰)'를 시작하려는데 메일로 질문을 보냈다는 것이었다. 그 전에 이미 정 선배는 경남도민일보의 반성문과 추석 선물 사양 알림글을 블로그에 소개한 바 있어서 그 연장선에서 자연스레 인터뷰 대상으로 삼은 것 같다. 이 인터뷰 질문 중에 '선물'에 대한 질문이 서너 개나 됐다. 답변을 쓰면서 다시 한 번 선물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막가인터뷰-1]김주완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 답변을 좀 더 다듬어 우리 경남도민일보 내부 인트라넷에도 올렸다. 촌지와 선물에 대한 생각을 내부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것도 좋겠다 싶었기 때문이다. 아래 내용이 그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촌지 준 공무원의 말에 충격을 받다

기자 초년 시절, 경남도청에 2진으로 출입할 때의 이야기다. 도청의 한 사무실에 취재차 들렀다.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 순간, 그 사무실에서 나오는 타 신문사의 한 선배기자와 마주쳤다. 그는 오른손에 쥔 흰 봉투를 양복 안주머니에 집어넣고 있었다. 문 앞에서 선배에게 인사를 한 후 다시 문을 열고 그 사무실에 들어갔다. 경력이 짧은 기자여서인지 그 사무실의 공무원들은 내가 기자인줄 몰랐던 것 같다. 계장 자리에 앉아있던 공무원이 자기 앞에 앉은 공무원에게 말하는 걸 듣고 말았다. "젊은 놈이 돈은 되게 밝히네." 그 때 비로소 깨달았다. 공무원이나 기업체 홍보담당자들이 기자에게 촌지를 주고 난 뒤, 돌아서서 비아냥거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자 촌지에 얽힌 아찔한 추억 사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그런 당연..

신문사에 들어오는 선물, 어떻게 처리할까

최근 한 공공기관의 장으로 취임한 분으로부터 아래와 같은 질문을 받았다. (그 분이 난처해 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일부는 익명으로 바꿨다.) "내가 ○○○에 와서 곤란한 점은 내부 외부의 선물을 처리하는 것입니다. 휴가 갔다온 직원이 과자를 가져왔고, 해외 출장갔다 온 직원이 ××박물관의 도록과 작은 물건을 가져왔고, △△국에서 멸치 1박스(처에게 물어보니 3만 원이 안 된다고는 하지만)를 받았습니다. 외부적으로 ○○장이 자체적으로 만든 선물(보석함), 그리고 한 기업체에서 화장품 세트를 보내왔습니다. 이럴 경우 경남도민일보에서는 어떻게 처리하는지요. 우리는 외부 부조는 5만원 이하(물론 기관 이름으로 하는 것), 선물도 아마도 어떤 액수 미만만 받도록 규정은 되어 있는 모양인데. 답변 주세요." 빙그레..

유족들에게 받은 감사패와 상품권

지난 16일,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마산유족회(회장 노치수)가 4·19혁명 이후 처음으로 희생자들에 대한 합동위령제를 지내던 날이었습니다. 1부 위령제가 끝나고 2부 추모식을 진행하던 중, 행사 순서를 의논할 일이 있어 사회를 보고 있던 서봉석 운영위원(민간인학살 진상규명 범국민위원회)과 막간에 이야기를 나눌 일이 있었습니다. 그 때 얼핏 서봉석 위원이 들고 있는 행사 순서지에 제 이름이 눈에 띄었습니다. "어? 이게 뭐죠?" 했더니, 서 위원이 "하여튼 이런 게 있어요. 그냥 제가 부를 때 카메라 놔두고 나오면 돼요."라는 겁니다. 그래서 다시 봤더니 "감사패 전달…"이라는 글자가 보이더군요. 순간 잠시 갈등이 되더군요. 유족회 총회 자리라든지, 다른 행사에서라면 모르지만, 하필 숙연하고 비통하기까..

기업이 왜 신문기자에게 선물을 보낼까?

오전 11시쯤 낯선 번호가 휴대전화에 떴다. 받아보니 택배 기사란다. "김주완 씨 맞지예?" "예, 그런데요." "택배 배달할 게 있는데, 지금 집에 누가 계십니까?" 순간, 느낌이 이상했다. 최근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매한 일도 없었다. "배달할 물건이 뭐죠?" "아 네, 주류라고 되어 있는데 술 종류인 것 같네요." "보내는 사람이 누구죠?" "○○그룹에서 보내는 건데요. 지금 집에 아무도 없습니까?" "그게 아니라, 죄송하지만 그거 좀 반송시켜주세요." "네? 왜요?" "아, 그거 제가 받고 싶지 않거든요. 다시 보낸 사람 쪽으로 반송할 수 있죠?" "예, 되긴 됩니다만…. 여기 적혀있는 xxx-xxxx 전화번호가 ○○그룹 맞나요?" "예 맞을 겁니다. 거기로 다시 보내주세요." "그럼 배송료는 착불..

요즘도 보도자료 안에 촌지봉투가?

적어도 요즘 경남지역 언론계에서는 기자들에게 건네는 '촌지'(엄밀하게는 뇌물)가 거의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개인에게 일대일로 찔러주는 '촌지'는 있을지 모르지만, 기자실을 통해 공공연하게 '배포'되거나, 기자회견이나 간담회 자리에서 일괄적으로 돌려지는 봉투도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의 한 기자가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언론계의 촌지 관행에 대한 짧은 글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기자는 문화예술계의 한 인사가 마련한 기자간담회 자리의 풍경을 전하면서 "자리마다 보도자료를 포함해 여러 책자가 있는 큰 봉투를 놓아두었는데, 책 사이에 봉투 하나가 보이더라"면서 "흰 봉투에 비치는 수표가 빳빳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간담회가 끝난 후 흰 봉투를 꺼내서 두고 나오..

기자에겐 돈봉투를 줘야 한다는 할머니

기자 생활을 하다보면 참 안타까운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그들 중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어떻게 해결할 방법이 없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문제는 누가 봐도 해결할 수 없는 일이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몸과 마음을 상해가면서까지 집착하는 겁니다. 대개 그런 분 중에는 할머니가 많은데요, 관련 행정관청이나 경찰, 검찰, 법원은 물론 총리실과 청와대까지 몇 번씩이나 거친 후, 관련 서류를 보따리에 잔뜩 싼 채 신문사로 찾아옵니다. 갖고 오신 서류를 하나 하나 다 읽어보고, 몇 시간에 걸쳐 할머니의 호소를 들어보지만, 소송에서도 모두 패소한 사건에 대해 기자로서 어떻게 할 도리가 없습니다. 이런 경우 아들과 며느리, 딸도 나서지 않습니다. 그들조차 자기 어머니의 주장에 동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