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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경남도민일보>의 한 기자가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언론계의 촌지 관행에 대한 짧은 글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기자는 문화예술계의 한 인사가 마련한 기자간담회 자리의 풍경을 전하면서 "자리마다 보도자료를 포함해 여러 책자가 있는 큰 봉투를 놓아두었는데, 책 사이에 봉투 하나가 보이더라"면서 "흰 봉투에 비치는 수표가 빳빳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간담회가 끝난 후 흰 봉투를 꺼내서 두고 나오는 과정에서 주최한 인사와 가벼운 실랑이가 있었는데, "후배가 촌지 때문에 실랑이하고 있는 옆에 서서 지켜보다가 촌지를 집어가는 기자가 있었고, 자리에 늦게 오는 바람에 준비 안된 촌지를 받기 위해 다시 간담회장으로 들어간 기자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기자는 "이제 이런 인간들에게는 '선배'자를 빼기로 했다"는 다짐으로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이에 대해 오랜 기간 현장에 나가보지 못한 한 부장급 기자는 "그런 관행이 경남에서는 거의 사라진 줄 알았더니 문화계에는 요즘도 그런게 있나 보네?"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연출사진입니다.
<경남도민일보>는 시민주주 6200명의 참여로 만들어진 신문사입니다. 그래서 1999년 5월 창간 때 '경남도민에게 드리는 스물 한 가지 약속'을 공표하고, 촌지나 선물 일체를 받지 않는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사원윤리강령과 기자실천요강에 '1만 원 이하의 기념품류' 외에는 어떠한 선물도 받지 않도록 명시하고 있으며, 이것을 어겼을 땐 사규위반으로 처벌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실제로 그런 문제 때문에 사표를 쓰고 나간 기자도 있고, 중징계를 당한 기자도 있었습니다.
명절 즈음에 들어오는 각종 선물은 기자회에 맡겨 '아름다운 가게'와 무료급식소, 장애인단체 등에 기부하고, 그 내역을 공개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타 지역에 비해 적어도 경남에선 '촌지' 관행이 많이 사라진 줄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런 일이 생겼던 것입니다.
우리는 후배기자가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이 내용을 신문지면(2일자 17면)을 통해 보도했습니다. 물론 구체적으로 '촌지'를 준 사람과 받은 기자들의 이름을 밝히진 않았지만, 본인들이 보면 당연히 알아챌 수 있겠죠. 후배기자가 앞으로 '선배'라고 부르지 않겠다고 선언한 그들 기자들은 기사를 읽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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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엔 댓글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내가 스스로 댓글을 달아본다. ㅠㅠㅠ
비밀댓글입니다
"이 글엔 댓글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내가 스스로 댓글을 달아본다. ㅠㅠㅠ" <---- 내가 본 댓글 가운데 가장 훌륭한 댓글!!!! 우하하하하.
네 실비단님, 그런 현실입니다. 기자를 믿지 않는 게 상처받지 않는 세상입니다. 저도 참 답답하네요.
댓글 답니다..
만약 블로거들을 초청하여 간담회를 하고 차비를 지급하는 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사업을 진행하면서 블로거 간담회와 현장 취재를 생각하고 있는데
시간과 이후 기사 작성등 수고가 따를 것이고
차비 정도를 반영하려고 하는데 그것도 무리가 있을까요..
그리고..
이후 지역 신문사들의 재정이 어려워지면
이런 일이 더 발생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네, 지금쯤 이런 주제에 대해 한번쯤 포스팅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포스트로 답변드릴께요.
촌지가 아직도 있었군요....ㅎㄷㄷ
촌지 한번 받아봤음 좋겠어요. 그 기분이 어떤건지...알아보고 싶어서리..ㅋㅋ
세월가면 알게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