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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에 담긴 사람 자연 문화 역사 인생

성우제의 제주올레 완주기 친구 성우제가 쓴 제주올레 완주기 를 쉬엄쉬엄 읽었습니다. 설렁설렁 쉽게 읽히는 책이었습니다. 여행 관련 글이니 일부러 어렵게 쓰려 했어도 그렇게 하지 못했을 책입니다. 군데군데 드문드문 밑줄을 쳐 가면서 읽었습니다. 무슨 교훈이나 새로운 사실이 거기 스며 있기 때문은 물론 아니고요, 남다른 표현이나 감각이다 싶은 데에 손길이 머물렀습니다. 는 제주도와 제주올레의 아름다움이나 특별함·멋짐 따위를 많이 다루고 있지만, 그 못지않게 거기 사람과 문화와 역사도 건져 올리고 있었습니다. 를 읽으면서 눈길이 한 번이라도 더 갔던 글귀들을 풀어놓아 봅니다. 1. 숨어 있던 옛 이름들 살려낸 올레길 올레길이 생겨서 좋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게 주인은 “사람이 많이 와서 장사가 잘된다”..

"모산재 무지개터 국사당 영암사지 다 명당"

합천 모산재 무지개터와 국사당·영암사지가 전문 풍수지리사로부터 명당이라는 감평을 받았습니다. 무지개터 등의 풍수지리적 가치가 여태까지는 사람들 사이에 말로만 전해져오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이들 장소가 합천 관광 활성화를 위한 모산재 생기체험 프로그램 개발에 활용될 개연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4월 19일 합천군 초청으로 모산재를 둘러본 민중원 대한민국풍수지리연합회 회장 겸 전국풍수지리학회 총재가 24일 감평서를 보내 무지개터·국사당·영암사지가 “모두 진혈(眞穴)로 명당”이라고 밝혔습니다. 무지개터는 산소를 쓰면 개인은 크게 발복(發福)하지만 대신 나라가 망한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국사당은 고려말 조선 태조 이성계의 창업을 위해 무학대사가 기도했다는 자리며 영암사지는 모산재를 배경으로 삼아 남..

나무만 누려도 저절로 맑아지는 낙안읍성

전남 순천 낙안읍성에 가서, 성곽이나 초가집 그리고 잘 다듬어진 돌담 정도만 그럴 듯하게 여기는 이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사실 그런 것들이 처음 보는 눈에는 색다르고 도드라져 보이기는 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지난 4월 10일 가봤더니 정작 훌륭하고 엄청난 것이 따로 있었습니다. 그것은 오래 된 나무들이었습니다. 들머리에서부터 끄트머리까지, 그리고 중간중간에 가지가지 나무들이 옛적부터 지키고 있던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봄철이다보니, 줄기와 가지 곳곳에서 삐져나오는 그 푸르름이란! 시시각각 달라지는 그 연녹색 잎사귀들! 사귀고 싶은 잎사귀들, 볼수록 빛나는 잎사귀들, 가까이 다가가 보면 솜털이 보송보송한 잎사귀들, 그러면서 동시에 들기름을 칠한 듯 윤이 나는 잎사귀들. 자기 ..

가본 곳 2014.04.29

중학생 머리처럼 짧게 깎은 순천만 갈대들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이 지원하는 ‘2014 경남도민 생태·역사기행’ 두 번째 나들이는 전남 순천으로 갔습니다. 멀리 또는 가까이에 있는 습지를 찾아 즐겁게 누리면서 그런 습지가 우리 인간의 역사·문화·일상과 얼마나 깊이 관련돼 있는지를 몸소 느끼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습지와 생태계가 아주 소중한 존재임을 조금이라도 알게 되면 그것을 지키고 가꾸려는 마음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겠지요. 낙안읍성과 순천만은 이런 성격에 잘 들어맞는 탐방 대상이랍니다. 낙안읍성에는 인공습지라 할 수 있는 연못이랑 샘이 여럿 있습니다. 조선 인조 때 낙안군수였던 임경업 장군이 1628년 성 쌓기를 마무리한 이 읍성에서 요즘 들어 그 자취를 발굴해 복원한 것입니다. 여기 연못들은 옥사(감옥) 가까이 있습니다. 그..

가본 곳 2014.04.28

국선도 수련인들 합천 모산재 찾은 까닭

합천군이 주최하고 갱상도문화공동체해딴에가 주관한 4월 19일의 '국선도 고수 초청 합천 모산재 생기체험 탐방'은 별난 구석이 많았답니다. 양산·진주·창원 등 경남 지역 고수도 여럿 참여했지만 대전·서울 같은 다른 지역 고수도 합세했습니다. 또 단순히 지역 명소를 알리는 차원을 넘어 지금과는 다른 차원에서 지역 관광 활성화의 단초를 마련한다는 목적도 남달랐습니다. 자연이 품고 있는 가치를 제대로 찾아내어 그것을 망가뜨리지 않는 방법으로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쪽으로 써보자는 시도였거든요. 경쟁사회에서 숨 쉴 틈도 없이 바쁘게 되풀이되는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체험·휴식·치유를 해야 하는데, 실제 그렇게 할 수 있는 산천경개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까 이를 위해 우리 산천이 뿜어내는 생기를 찾..

통제영에 주전소가 있었던 까닭은?

통영 삼도수군통제영이 복원됐습니다. 옛날에는 세병관 하나만 덩그러니 있는 분위기였는데, 이번에 가니 예전과는 견줄 수 없을 정도로 나름 짜임새가 있어 보였습니다. 물론 여기저기 어색하거나 맞지 않는 구석도 없지 않았지만, 어쨌거나 지금 눈 앞에 이렇게 복원이 됐다는 자체가 고마워서 그랬는지, 그런 것들은 앞으로 고치고 채워 나가면 되겠지 싶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저는 주전소가 가장 뜻깊게 여겨졌습니다. 제 모습이 확인된 우리나라 유일한 주전소 터라는 의미도 적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통제영에서 이처럼 화폐를 독자적으로 발행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자체가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화폐 독자 발행권을 가졌을 정도로 책임과 권한이 세었고 그만큼 통제영이 중요했음을 입증하는 유적이니까요. 다음으로 멋진 것을 꼽자..

가본 곳 2014.04.26

생기체험장으로 새로 나는 합천 모산재

합천군이 국선도 수련인들과 풍수지리사를 초청했습니다. 자치단체로서는 썩 보기 드문 일입니다.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생기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자는 취지였습니다. 그러고는 황매산 남쪽 자락 모산재를 돌며 이 바위산에서 뿜어나오는 생기를 알아보고 실제로 체험까지 해 봤습니다. 초청을 받아 19일 합천군을 찾은 이는 민중원 전국풍수지리학회 총재 겸 대한민국풍수지리연합회 회장, 세계국선도연맹 류인학 법사와 최태성·고정길 현사, 그리고 박황규·심금희·박종수 사범 등 22명이었답니다. 민중원 회장은 모산재산악회 허흥용 회장·합천군 관광개발사업단과 함께 명소로 알려진 돛대바위와 무지개터, 모산재 정상과 득도바위·순결바위 그리고 국사당을 오후 1시부터 네 시간 남짓 둘러봤습니다. 민 회장은 산행하는 내내 모산재 산세..

가본 곳 2014.04.26

삼천포대교 볼거리는 유채꽃만이 아니다

4월 18일 창원교통방송 원고로 썼던 글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말미암아 방송이 취소됐습니다. 그렇습니다. 한가하게 노다니는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해대도 되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한 주일이 지났어도 여전히 그러합니다. 그렇지만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정보일 수도 있겠다 싶기는 합니다만. 창선삼천포대교를 거니면서 누릴 수 있는 섬 바다 바람 유채꽃 들에 대해서입니다. ---------------------------- 무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참사가 터져 정말 드릴 말씀이 없을 지경입니다. 지금은 차분하게 마음을 추스르고 놀란 심정을 다스리면서 채 피지도 못한 채 숨져간 어린 청소년들과 승객들, 그리고 그 부모 일가 친척 여러분을 위해 뜻을 모으고 힘을 모아 위로해야 마땅하겠습니다. 그렇다고..

가본 곳 2014.04.25

승객 버린 선장, 국민 버린 대통령

"선실이 더 안전하니 현재 위치에서 절대 움직이지 마라." 세월호 이준석 선장은 그렇게 승객들을 버려두고 제일 먼저 침몰하는 배에서 도망쳤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더한 이도 있었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이다. 그는 1950년 북한의 남침이 시작되자 국민들에겐 '서울 사수'를 지시해놓고 자기만 몰래 도망쳐버렸다. 6월 27일 새벽 2시였다. 내각과 국회에도 알리지 않은 상태였다. 대전에 도착한 그는 더 기괴한 일을 벌인다. 서울중앙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연설을 녹음하게 한 후 마치 대통령이 서울에 있는 것처럼 꾸며 방송토록 지시한 것이다. 27일 밤 10시부터 되풀이하여 방송됐던 연설내용은 이랬다. "정부는 대통령 이하 전원이 평상시와 같이 중앙청에서 집무하고 국회도 수도 서울을 사수하기로 결정하였으니..

합천 모산재 기암괴석들 이름이 왜 없을까?

합천에 가면 모산재가 있습니다. 봄날 철쭉으로 이름난 황매산의 남쪽 봉우리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모산재는 엄청난 바위산이랍니다. 그 아래 통일신라시대 지어졌다는 영암사 망한 절터가 있는데요, 거기 석재들도 죄다 모산재에서 나왔습니다. 모산재 바위는 화강암이라 그 색깔이 맑고 밝고 씩씩한 느낌을 줍니다. 이런 바위산에 이상하고 별나게 생긴 바위들이 없을 리가 없겠지요. 돛대바위 순결바위는 이미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돛대바위는 물 위를 떠다니는 배 한가운데 돛을 단 돛대 같이 생겨서 얻은 이름입니다. 순결바위는, 가운데가 사람 하나 들어갈까 말까 한 너비로 벌어져 있는데, 순결하지 못한 사람이 들어가면 바위가 오므라들어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하하, 그렇게 해서 빠져나오지 못..

가본 곳 2014.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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