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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본 언론 522

믿었던 '시사IN'에 치명상을 입었다

우리는 주간 잡지 의 고달픔을 압니다. 99년 지배주주 없이 독립신문으로 출발한 우리 경남도민일보가 그이들보다 앞서 겪어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람막이 하나 없이 풍찬노숙하는 그 간난신고를 어찌 모르겠습니까? 우리는 2006년과 2007년 을 만드는 주체들(당시는 종업원으로 있으면서)이 ‘삼성 관련 기사’가 무단으로 잘린 데 항의하는 파업을 할 때 진정으로 이기기를 바라며 그리고 동병상련을 느끼며 지원을 했습니다. 지지 성명서도 내었고 작으나마 지원금도 보냈습니다. 지난해 2월에는 우리 지부에서 종사자들의 파업이 단지 시사저널만이 아닌 보도 매체 종사자 모두의 문제인 편집권 독립과 노동3권의 쟁취를 위한 투쟁임을 확인했습니다. 나아가 그해 여름..

노조 간부 여러분, 지역일간지 좀 보세요

'한겨레에 실린 우리 승리의 기록?' 조금 오래 된 일이기는 하지만, 2004년 12월 말 저는 '푸른내서주민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자유게시판에 올라 있는 글과 사진 때문이었습니다. 남해고속도로 내서 나들목 통행 요금 관련 투쟁 결과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우리 주민들이 지난 가을 내내 찬바람 불 때까지 열심히 싸운 결과가 이렇게 나타났습니다."라고 시작되는 글입니다. 이어서 "내서 나들목의 무료화는 이루어내지 못했지만 부당한 요금은 바로잡아 냈으니 절반의 승리라고 볼 수는 있겠지요."라고 하면서, 한겨레의 보도 기사 스크랩 사진을 올려놓았습니다. '한겨레에 실린 우리 승리의 기록'이라는 덧글도 붙어 있었습니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다른 놈이 챙긴다더니…… 알다시피 내서 나들..

"사람 말 못 알아듣는 저것도 과연 사람인가?"

지난 13일 보도에서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이 신문고시(=신문업에 있어서 불공정거래행위 및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의 유형 및 기준) 관련 발언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신문고시는 재검토 대상이며 시장 반응도 알고 있는데, 어쨌든 신문협회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했답니다. 발행인들 모임인 한국신문협회는 조선 중앙 동아와 매일경제의 지배 아래 있습니다. 이사회에서 대부분을 결정하는데 회원 의견을 제대로 수렴한 적이 제가 알기로는 전혀 없습니다. 총회는 이름만 있을 뿐 실질은 없습니다. 공정거래위원장은 그러니까 신문고시를 내내 '비판 언론 탄압 도구'라고 주장해 온 조중동 뜻대로 없애거나 누그러뜨리겠다고 한 셈입니다. 우리 는 노사 합동으로 지난해 4월 '신문불법경품신고센터'를 열었습니다. 지역주민들로부터 불..

김은혜 전 MBC 기자의 책을 읽는 괴로움

지난해 후배한테서 책을 한 권 선물로 받았습니다. 김은혜가 쓴 입니다. 김은혜가 본받을만한 기자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내용이 재미있기도 했고, 선물한 사람에 대한 예의를 다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어서, 저는 이 책을 다 읽었습니다.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는 약하게 하자, 사회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 등등 김은혜의 의지에 제가 반대할 까닭은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곳곳에서 대차게 취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에 대해서도 크게 할 말은 없는 편입니다. 성찰 또는 반성이 없는 김은혜 책을 읽다보니까, 어떤 갑갑함 그리고 괴로움이 밀려왔습니다. 성찰 또는 반성이 없는 데에 원인이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속살이 드러나는 절실함이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인 셈입니다. 일선 경찰서에서..

언론노조에 정명(正名)운동이 필요하다

언론노조를 산별 단일노조답게 만드는 일을 두고 대부분은 그 첫걸음이 ‘조합비’에 있다고들 말합니다. 본조와 본부.지부.분회 사이에 문서가 활발하게 돌아야 한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지부장 노릇을 한 해 반가량 하면서 느낀 바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조합비뿐 아니라 제 이름 부르기도 중요 조합비를 규약에 맞게 거둬서 규약에 맞게 출납을 하는 문제는 그야말로 크고도 중요하고도 시급한 사안임은 분명합니다. 본부.지부.분회들에서 급여 총액 1%를 조합비로 거둬 본조에다 통째로 들인 다음, 그 20%를 교부금으로 받아 써야 합니다. 그리고 문서가 제대로 만들어져 왕성하게 유통되는 일도 물론 필수입니다. 그러나 이 조합비나 문서 유통 문제와 견줘 볼 때, 크기에서는 작고 중요한 정도에서도 하찮다고 할 수는 ..

복면만 보도됐지 실상은 외면당했다

지역은 서울의 눈요깃거리일 뿐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신문과 방송들은 지역에서 일어나는 이런저런 사건들을 눈요깃거리로나 여기지 얼마나 중요한지는 별로 따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서울 또는 수도권에 사는 해당 매체 소비자들에게 “어, 이런 일도 있었어?” 하는 느낌만 주도록 말입니다. 심각하고 본질적인 내용이 들어 있는데도, 단지 수도권이 아니라는 이유로, 서울에 본사가 있는 신문이나 방송들이, 겉으로 드러나는 몇몇 별나거나 이상한 모습에만 눈길을 꽂아두고 머무는 일이 있습니다. 보기를 들겠습니다. 지금도 기억하시는 이들이 전혀 없지는 않을텐데, 2006년 11월 전국적으로 사람들 눈길을 끌었던 경남 밀양시 단장면 감물리 ‘시골 마을 어르신 복면 쓴 사연’입니다. 밀양 감물리 주민 다섯 경찰에 구..

기자가 출판기념회를 해선 안될 이유

지난 28일 오후 7시 경남 창원에 있는 노동회관 3층 강당에서 저에겐 굉장히 어색한 행사가 하나 열렸습니다. 강당은 엄청나게 넓었고, 앞면에 붙은 펼침막도 무지하게 컸습니다. 하지만 참석자는 30명이 될까 말까 했습니다.출판기념회 대신 '지은이와 함께 하는 시간'현수막에 적힌 행사 이름은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와 살아가기, 지은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출판기념회'도 아니고, '저자 간담회'도 아닌 이런 어정쩡한 이름을 붙이게 된 사연이 있습니다. '지은이'란 저를 말하는 거였는데, 제가 "출판기념회는 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이 행사를 마련한 지인들이 "그러면 저자 간담회로 하면 어떻겠느냐"고 했습니다. 저는 "내가 무슨 황석영이나 김훈도 아닌데, 무슨 저자 간담회냐"고 했..

경상도에서 호소하는 《전라도닷컴》 살리기

경상도에 살기 때문에 억울하다? 저는 경상도라는 지역에 살면서 조금은 억울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똑같은 사안인데도 서울이 아닌 데서 벌어진다는 이유로 제대로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것입니다.(제가 쫀쫀한 구석이 좀 있습니다요.) 이를테면 이렇습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가 한 번은 친일 시인 유치환을 두고 통영시와 통영시의 관변 단체들과 대립한 적이 있습니다. 유치환이 일제 때 친일시를 썼으며 일제가 괴뢰 만주국을 운영하면서 지배도구 노릇을 한 협화회에 근무한 기록이 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통영시는 겉으로는 표정 관리를 했지만 상당히 불쾌스러워했으며 통영문인협회나 통영예총 등에서는 그냥 반발하는 정도가 아니라 신문 불매운동까지 벌였습니다. 그런데도 이에 관심을 보여주는 서울 쪽 사람이나 단체는 없었..

김채용 군수님, 몰라뵈어 죄송합니다

기자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편견이 있다. 골프장이나 공단 등 개발사업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보는 태도가 그것이다. 기자들은 대개 '처음엔 어떤 타협도 없을 것처럼 반대하지만, 나중엔 결국 적당히 보상금 타 먹고 끝나겠지'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저렇게 격렬한 반대를 하는 배경엔 결국 보상금을 많이 타내려는 저의가 깔려 있다'고 단정해버리는 기자들도 있다. 주민들이 주장하는 '환경파괴'니 '식수원 오염'이니 하는 것은 표면적 명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일부 고참기자들은 자신의 그런 편견을 오랜 취재경험에서 얻은 지혜로 포장해 거들먹거리며 후배 기자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결국 보상금 타내려는 수작이라고? 물론 이들의 편견에도 일면적 진실은 분명히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반대운동이 그런 식으로 마무리돼 왔기 때..

언론노동자 ‘블로거게릴라’를 조직하자

[김주완의 지역에서 본 세상]언론노조 홈페이지를 메타블로그로 나는 나름대로 착실한 노동조합원이다. 회사에서 부장이라는 직함을 단지 3년이 넘었지만 계속 조합원 자격을 고수하고 있다. 물론 조합비도 꼬박꼬박 내고, 행사에도 빠지지 않으려 애쓴다. 작년 노동교실에도 열심히 참여해 수료증을 받았다. 잠시 조합원 자격을 상실한 기간도 있었지만, 93년부터 조합원이었으니 상당히 고참이라 할만 하다. 할 수만 있다면 영원히 언론노조 조합원이고 싶다. 이만하면 노조에 대한 애정만큼은 인정할만하지 않은가. 그런 애정을 바탕으로 이 글을 쓴다. 좀 껄끄럽거나 내가 현실을 잘 몰라서 하는 말이 있어도 너그럽게 이해해주기 바란다. 1. 언론노조는 산별 단일조직이다. 하지만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신문의 일개 조합원인 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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