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산 기장 죽성리 두호마을 바닷가 황학대에 새겨져 있는 글자들이다. 붉게 주칠(朱漆)이 되어 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었다. 돌아다니면서 이런 각자를 통해 지역 역사를 짐작해보고 살피기를 즐기는 처지에서는 그런 까닭에 이런 주칠이 무척 반갑다. 옛날 처음 새길 적에는 주칠이 되어 있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지워져 지금은 바위에 글자가 새겨져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지금 우리가 보는 비석과 바위벽 각자가 거의 모두 그렇다. 그래서 원래부터 글자에 아무 색칠이 되어 있지 않은 줄 알았다. 찾아봤더니 그렇지 않았다. 옛날에는 반드시 주칠을 했다. 옛사람들이 길가 바위벽에 글자를 새기고 빗돌을 세운 까닭은 오가는 사람들더러 보라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요즈음 플래카드와 같은 역할이었다. 옛날 비석이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