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노무현 캐릭터 상품화, 어떻게 보십니까?

기록하는 사람 2009. 6. 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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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6일) 다시 찾아간 김해 봉하마을은 반쯤 관광지로 변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마을 진입로 입구에는 꼬지와 단밤, 옥수수, 냉차 등을 파는 잡상인들도 생겼습니다.

곳곳에 경찰이 있지만 차량통제나 주차안내 등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이 때문에 승용차를 갖고 봉하마을을 찾은 사람들은 엄청난 골탕을 먹었습니다. 배치된 경찰은 마치 '니네들 고생 좀 해봐라'는 듯이 아무런 안내도 해주지 않았습니다.

누누이 이야기했지만, 김해시는 최소한 주말과 휴일만이라도 진영공설운동장~봉하마을 간 셔틀버스를 운행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이 엄청난 혼잡과 방문객의 고생을 덜 수 있습니다. 버스 두 대면 됩니다.

마을 진입로 입구에는 이런 잡상인들도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제가 하려는 얘기는 좀 다른 겁니다. 봉하마을 진입로가 시작하는 곳에는 먹을거리를 파는 잡상인 외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으로 캐릭터상품을 재빨리 만들어 파는 상인도 등장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 모자를 쓰고 손을 흔드는 사진을 액자로 만들어, 작은 것은 1만 원, 큰 것은 1만 2000원에 팔고 있었고, 역시 노 전 대통령의 다양한 사진을 인쇄해넣은 머그컵도 대량으로 만들어 하나에 7500원씩 팔고 있었습니다.

액자 작은 것은 1만 원, 큰 것은 1만 2000원에 팔고 있었습니다.


옆에서 좀 지켜봤더니 상당히 잘 팔리더군요. 옆에 주차돼 있는 차량으로 보아 아마도 기념품 제작업체에서 만들어온 것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이걸 보고 '노무현 대통령이 저런 분들 돈벌이도 시켜주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이건 좀 문제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사진을 비영리, 비상업적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별 문제가 없습니다만, 이런 식으로 상인들이 아무나 상품화시켜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엄연히 '초상권 침해'에 해당합니다. 아무런 제재없이 누구나 이런 상품을 만들어 팔 경우 부작용도 적지 않을 겁니다.

이건 하나에 7500원이더군요. 좀 비싼 편이죠?

옆에서 지켜봤더니 상당히 잘 팔리더군요. '비싸다' 하면서도 사가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권리로 따지면 노 전 대통령의 초상권은 유족에게 있을 겁니다. 그러나 유족들이 노 전 대통령의 캐릭터를 팔아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할 리는 만무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예 초상권 사용을 완전히 금지하는 것도 야박합니다. 이런 상품이 잘 팔린다는 것은 그만큼 노 전 대통령의 흔적을 간직하고 싶어하는 국민들의 열망이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죠.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이렇게 생각해봤습니다.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유족이 '노사모' 같은 단체에 초상권 사용을 위임하고, 노사모가 배타적으로 기념품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로 인한 수익금은 전액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사업에 쓰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노 전 대통령이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것도 막을 수 있고, 그분의 뜻을 기리는 일에 쓰이는만큼 의미도 있을 것 같은데,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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