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생각-김주완

활짝 핀 꽃보다, 꽃망울이 더 설렌다

기록하는 사람 2009. 4. 1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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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원래 계절 중에서 초겨울을 좋아했습니다. 찬바람이 스산하게 느껴질 때쯤 묘한 향수가 되살아나는 그 느낌을 좋아했었죠.

그런데, 좋아하는 계절도 세월이 가면 바뀌나 봅니다. 요즘은 새싹이 돋아나는 봄이 좋습니다. 특히 겨우내 화분에서 죽은 것처럼 말라있던 나뭇가지나, 흙 속에서 파란 싹이 올라올 때의 반가움은 마치 저를 소년 시절로 되돌려주는 것 같습니다.

올 봄에도 그랬습니다. 아파트 베란다에 놓여 있던 화분에서 연두빛 새싹들이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이젠 꽃망울을 하나씩 맺고 있습니다.

바로 아래 나무는 2년 전 마산 팔용산에서 살짝 뽑아다 심은 이름도 모르는 거였는데, 겨우내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다가 봄이 되자 이렇게 파란 잎과 가지가 불쑥불쑥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꽃망울까지 맺었습니다.


작년에도 봄이 지나갔지만, 꽃은 보지 못했는데, 올 봄에 처음으로 이런 꽃망울이 나왔습니다. 과연 어떤 꽃을 피우게 될 지, 향기는 있을지 궁금해 하며 기다리는 제 마음이 마치 첫사랑에 두근거리는 사춘기 소년의 그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베란다의 작약도 이렇게 꽃봉오리 하나를 맺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것 말고도 적지 않은 꽃봉오리가 올라올 겁니다. 작약의 기품있는 모습을 그리며 역시 제 가슴은 설레고 있습니다.


이건 귤의 일종인 천혜향의 꽃봉오리입니다. 저는 사실 천혜향뿐 아니라 귤 꽃도 보지 못했습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청초해보이는 하얀색이더군요. 일반적으로 밀감이라 부르는 그것과 귤 중의 왕이라는 천혜향의 꽃은 어떻게 다를지 궁금해 미치겠습니다.

꽃봉오리부터 벌써 심상치 않습니다. 마치 귤의 속살 같이 보이지 않나요? 꽃은 어떨까요? 꽃에서도 귤 향기가 날까요? 나중에 제가 경험해본 후 알려드리겠습니다.


이건 꽃집에서도 흔히 파는 풀꽃 종류 중 하나인데요. 번식력이 굉장하더군요. 겨울에도 파랗게 있다가 봄이 되니 이렇게 꽃망울을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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