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청와대 행정관의 변명과 마사지걸 발언

김훤주 2009. 4. 3.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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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5일 청와대 행정관 둘이 IT업체인 티브로드 간부와 함께 저녁을 먹고 술을 마시고 여자랑 더불어 모텔에서 지냈다고 합니다. 청와대 머슴들이 이렇게 놀았다는 얘기를 들으니 청와대 주인 언행이 생각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태 전 8월 28일 일간지 편집국장들과 술을 마시는 자리에서 말했다지요.

“현대건설 다닐 때 태국 현지에서 오래 일한 선배는 마사지 걸 있는 데 갈 경우 얼굴이 덜 예쁜 여자를 고르더라. ‘예쁘지 않은 여자들은 자신을 선택해준 게 고마워 성심성의껏 서비스를 하게 된다’면서.”

참 난형난제(難兄難弟)라고나 할까요. 그 나물에 그 밥이고 그 주인에 그 머슴입니다. 그런데 난형난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일어난 일도 그렇지만 그 일에 대한 해명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KBS 화면을 따 온 오마이뉴스 사진.


오늘 보도를 보니 청와대 행정관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해명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 가당찮습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일 오후 불러 조사했더니 여종업원과 함께 모텔 방에 같이 있었음은 인정했지만 성매매 혐의는 부인했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청와대 주인이 2007년 9월 ‘마사지 걸’ 발언이 문제가 됐을 당시 해명한 내용을 행여 기억하시나요?  “한나라당 대변인실은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기회가 주어져 모두가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취지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입니다.

룸살롱에서 술 마시고 룸살롱 여종업원이랑 모텔에 갔는데 거기서 같이 있기만 했을 뿐이라는 행정관의 말을 도대체 누가 믿어 줄까요? 후보 시절 편집국장들과 어울린 술자리에서 했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도 마찬가집니다.

그이의 ‘마사지 걸’ 관련 발언은, 아무리 좋게 봐 줘도, 자기의 아름답지 못한 지난날 경험을 바탕으로 술자리에서 여자를 대상화해서 우스갯소리로 한 말이라는 정도 이상은 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한나라당 대변인실은 기회균등 차원에서 한 얘기라고 우겨댔습니다.

정말 난형난제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그이를 국민들이 대통령으로 선택했을 때 청와대 행정관이 이번에 저지른 바와 같은 일이 줄줄이 일어나리라 예견했어야 했고, 또 이런 일이 제 아무리 일어나도 놀라거나 화내지 않도록 연습을 미리 했어야 했는지도 모릅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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