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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양군의 한 마을에 갔을 때였습니다. 가마솥에 뭔가가 끓고 있었습니다. 아궁이 뚜껑에 새겨진 '산림보호 불조심'이라는 글자가 눈길을 끄네요. 안의갈비탕을 먹을 때였습니다. 청국장 자반입니다.
함께 갔던 이재업 형이 가마솥을 열어봤습니다. 콩이 끓고 있더군요. 우리는 메주를 쑤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윽고 할머니가 나왔습니다. "할머니, 콩 삶는 냄새가 참 구수하네요." 했더니, 할머니 왈, "청국장 먹을 줄 알어?" 하는 겁니다.
메주를 쑤는 게 아니라 청국장을 만드는 과정이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푹 삶은 콩을 대소쿠리 같은 데 담아 짚을 함께 넣어 안방 아랫목에 사흘쯤 발효시키면 청국장이 된다고 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청국장이 중부지방 음식인 줄로 알았습니다. 경남과 같은 남쪽의 음식은 아닌 걸로 생각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함양에서 청국장 삶는 걸 보니 참 신기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함양 안의면에 갈비탕을 먹어러 갔다가 또 새로운 반찬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청국장으로 콩자반을 만들어 밑반찬으로 내놓았던 것입니다.
먹어봤더니 제 입맛에는 썩 맞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먹을만 할 듯도 했습니다.
이처럼 여행이란, 사소한 것일 수도 있지만 평소의 고정관념과 상식을 깰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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