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본 곳

청국장을 콩자반처럼 먹기도 하네

기록하는 사람 2008. 12. 1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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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양군의 한 마을에 갔을 때였습니다. 가마솥에 뭔가가 끓고 있었습니다.

함께 갔던 이재업 형이 가마솥을 열어봤습니다. 콩이 끓고 있더군요. 우리는 메주를 쑤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윽고 할머니가 나왔습니다. "할머니, 콩 삶는 냄새가 참 구수하네요." 했더니, 할머니 왈, "청국장 먹을 줄 알어?" 하는 겁니다.

메주를 쑤는 게 아니라 청국장을 만드는 과정이었던 것입니다.

아궁이 뚜껑에 새겨진 '산림보호 불조심'이라는 글자가 눈길을 끄네요.


이렇게 푹 삶은 콩을 대소쿠리 같은 데 담아 짚을 함께 넣어 안방 아랫목에 사흘쯤 발효시키면 청국장이 된다고 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청국장이 중부지방 음식인 줄로 알았습니다. 경남과 같은 남쪽의 음식은 아닌 걸로 생각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함양에서 청국장 삶는 걸 보니 참 신기했습니다.

안의갈비탕을 먹을 때였습니다.

청국장 자반입니다.


그런데, 다음날 함양 안의면에 갈비탕을 먹어러 갔다가 또 새로운 반찬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청국장으로 콩자반을 만들어 밑반찬으로 내놓았던 것입니다.


먹어봤더니 제 입맛에는 썩 맞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먹을만 할 듯도 했습니다.

이처럼 여행이란, 사소한 것일 수도 있지만 평소의 고정관념과 상식을 깰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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