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옥소리 형량 VS 검찰 조사 중 또 간통한 형량

김훤주 2008. 12. 17.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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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옥소리 씨가 용기 있는 사람이라 봅니다. 자기가 생각하는 이 세상 모순 가운데 하나를 깨려고 자기 몸과 마음을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간통죄에 대한 견해는 저마다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옥소리 씨에게 간통죄는 개인의 성 결정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였을 것입니다.

옥소리 씨는 가정이 깨어진 지경에서 자기의 성(性)을 어떻게 할지 결정을 했고 그것을 간통죄가 가로막고 나선 셈입니다. 아시는대로 간통죄는 친고죄입니다. 옥소리 씨 경우 남편이 고소하지 않으면 죄가 될 수조차 없다는 말씀입니다.

간통죄로 고소하려면 혼인 해소(어렵지요? 이혼! 하하.)를 하거나 혼인 해소를 위한 소송을 제기해야만 합니다. 반면, 소송이나 고소를 취하하면 진행되던 재판도 공소 기각으로 그냥 끝나 버립니다. 제가 옥 씨 전(前) 남편을 더없이 쫀쫀한 사람이라 보는 까닭입니다. 그이는 끝까지 취하하지 않았습니다.

간통죄가 무슨 엄청난 공익을 보호하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사실은 이처럼 바로 헤어지게 생긴(또는 헤어진) 남편(또는 아내)이 보복하는 수단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옥소리 씨 행동이(전 남편 행동에 견줘볼 때) 이토록 보복을 당해야 하는 정도인지는 제가 도저히 알 길이 없습니다.

옥소리 씨가 출연한 영화 '카루나' 포스터.

신문 방송에 따르면 옥 씨가 오늘 17일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옥 씨가 조사 과정에서 거짓 진술을 하며 (일부)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법정에서 책임을 남편에게 돌리는 태도가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밝혔답니다.

저는 그렇다 해도 이번 판결은 아주 가혹하다고 여깁니다. “부부 신뢰가 이미 망가졌고 유흥으로 지나치게 돈을 쓰고 늦게 귀가하는 등 고소한 남편 책임도 크며, 사생활이 낱낱이 공개돼 정신적 고통을 이미 받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했다니 더욱 그러합니다.

왜냐고요? 비록 집행유예라는 꼬리가 달리기는 했지만, 징역 8개월이라는 양형(量刑)이 턱없을 정도로 너무 무겁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아마 재판부가 징역 6개월이나 그 이하를 선고했다면 저는 나름대로 인정을 할 수 있겠습니다.

어차피 살 징역도 아닌데 6개월이든 8개월이든 무슨 관계냐 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지 집행이 뒤로 미뤄졌을 뿐 그 안에 재범을 하면 바로 징역을 살아야 합니다. 또한 옥소리 씨 사건이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고, 그래서 이번 판결은 의미 또한 클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런 판결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2005년 6월에 제가 쓴 기사 내용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정도는 돼야지 보복 또는 복수라는 말에 값할 수 있다고 여깁니다. 이 쪽이 징역 실형을 산다는 점에서 옥 씨와 다르지만, 그래도 양형 수준은 옥 씨와 똑같은 8개월입니다.

이 사람에 대해 창원지법 재판부는 “초범이고 잘못을 크게 뉘우치기는 하지만 제대로 근신하지 않고 남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도 지키지 않은 채 또다시 간통을 했고 그래서 가정 파탄을 불러온 책임이 크게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사람은 남편이 고소하는 바람에 간통죄로  경찰 그리고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던 상황에서 다시 상대 남자를 만나 성관계를 했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이 사람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사건이 나뉘어 제각각 기소가 됐었습니다.

덧붙입니다. 상대 남자에게는, “처음 간통죄 이후 남편이 있는 사람을 다시 꾀어 간통을 하고도 사실을 부인하는 데 더해 상대 남편에게 조롱하는 문자 메시지도 여러 차례 보냈고 임신을 시키고자 피임기구까지 없애도록 했다.”면서 징역 10개월을 선고했지요.

보시는 여러 분께서는 의견이 어떠신지요?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옥소리 씨가 선고받은 형량이, 전 남편을 위한 보복으로 걸맞지 않게 지나치고, 이런 점은 제가 뒤에 갖다놓은 2005년 사건이랑 견주면 더욱 뚜렷해진다고 봅니다만.

김훤주

조선왕조실록의 간통사건에 대한 문학치료적 접근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강미정 (문학과치료,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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