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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마산 한 상가 변소에 들렀습니다. 마려워진 오줌을 누려고요. 조금 지저분했지만, 그런 데 일일이 신경 쓰지 않은지는 이미 오래 됐지요.
그래 으레 하던 대로 안 쪽 변기를 골라잡고 오줌을 눴습니다. 오줌을 누다 눈길이 옆으로 돌아가 보니 눈길이 꽂히는 자리에 있는 이 변기 모양이 이상했습니다.
‘사용금지’라 적혀 있고, 비닐로 씌워져 있었는데 정작 한가운데 부분은 구멍이 뚫려 있었습니다.
이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절로 이런 물음이 튀어나왔습니다. “도대체, 누라는 말이야? 말라는 말이야?”
문제가 다 해결됐으면 덮어씌웠던 비닐을 통째로 뜯어냈을 텐데 그렇게 하지는 않았으니, 이렇게 보면 아직은 누지 말라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덮어씌운 비닐 한가운데 무슨 날카로운 칼로 도려낸 부분이 정교하고 깨끗해서, 급할 때는 여기에다 오줌을 눠도 된다고 일러주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고 작은 사안이기는 하지만, 이로 미뤄 볼 때 이 상가 변소가 훌륭한 관리사무소장을 만나지는 못한 것 같았습니다. 여자 화장실은 가보지 못했으니 절반만 보고 하는 말이기는 합니다만.
이런 맺힌 데 없는 글을 왜 쓰느냐고요? 그냥 한 번 보시라고 별 뜻은 없습니다, 가 첫 번째 드릴 수 있는 말씀입니다.
다음으로는 행여 이 글을 상가 관리하시는 여러 분이 읽게 되면 좀 더 신경 써서 관리하게 하는 효과는 날 수 있겠다 싶은 심정도 없지는 않습니다. 하하.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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