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역에서 본 세상

시향 지휘자가 본 베토벤 바이러스

반응형
창원시립교향악단은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가 시작되기 훨씬 전인 지난 5월부터 정기연주회에서 베토벤만 시리즈로 연주해오고 있다. 5월부터 시작됐지만, 베토벤 시리즈를 하겠다는 계획은 정치용 상임지휘자가 취임하던 올 연초부터였다.

그는 지난 5월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제2번과 교향곡 제1번에서 시작, 6월에는 전원교향곡을 연주했으며, 7월에는 운명교향곡, 10월에는 교향곡 4번, 11월에는 교향곡 8번을 연주했다.

오는 12월 9일에는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이 연주될 예정이다.

이후 공교롭게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서 창원시향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휘자인 정치용 교수(한국예술종합대)의 스타일이 드라마 속 강마에처럼 원곡에 충실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다, 그가 가진 정통 코스의 경력이나 카리스마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정치용 지휘자 "다소 과장됐지만,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

※관련 기사 : '시향 연주자들이 본 베토벤 바이러스'

지난 6일 다섯 번째 베토벤 시리즈 '로맨틱 베토벤!' 리허설을 막 마친 그를 무대 뒤 지휘자실에서 만났다.


그는 드라마의 성공에 대해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참 고맙고 흐뭇하며,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드라마의 특성상 현실을 바탕으로 하지만, 극적 구성을 위해 어느정도 과장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예전엔 충분히 있었고, 지금도 있을 만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극 중 강마에처럼 단원들에게 심한 모욕적인 말을 하는 지휘자도 있나.
△그 정도는 없지만, 예전엔 있었다. 음악은 굉장히 혹독한 작업이고, 그래서 강한 카리스마도 필요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따뜻하게 감싸고 보살필 줄도 알아야 하는 게 지휘자의 역할이다. 실제 드라마 속에서 심한 말이 많이 나오는데, 옛날엔 토스카니니도 이태리어로 막 욕을 하면서 했고, 카랴얀도 실제로 그랬다. 90년대 들어 지휘자의 스타일도 많이 변함으로써 드라마가 과장되게 보일 수 있겠지만, 사실에 입각한 것임은 공감한다.

드라마 속 강마에(김명민 분)의 지휘 모습.


-김명민의 지휘하는 모습을 보니 어땠나.

△상당히 훈련을 많이 했다는 생각을 했다. 엉터리가 아니라, 정말 열심히 준비한 모습이 보였다.

-드라마에서 나온 시립교향악단의 모습이 현실과 좀 동떨어진다는 말이 있는데.
△요즘 시향의 모습과는 다르지만, 서울도 40~50년 전 초창기에는 그렇게 시작했다. 물론 다들 음대 나온 사람들이지만….

-드라마에서처럼 시장과 지휘자간에 갈등도 있나.

△그런 일도 있을 수는 있다. 지휘자와 행정가는 보는 시각과 쓰는 단어가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요즘은 시장이나 행정가들의 문화예술을 보는 눈이 과거에 비해 많이 깊어졌다.

-프랑스와 같은 유럽에서는 음악인에 대한 대접이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던데.
△독일도 그렇고, 우리는 상상도 못할 정도인 게 사실이다. 우리는 5천 년 문화 운운하며 자랑을 하면서도 정작 문화예술에 뒷받침하는 걸 보면 참 답답하다.

우리나라는 퇴근 후의 문화가 전무한 나라이다. 대부분 유흥가에서 술을 마시거나 비즈니스 접대를 하면서 보낸다. 그걸 건전한 문화 쪽으로 바꾸려는 정부시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눈에 보이는 투자는 없다.

예술은 경제논리로 따질 일이 아니다. 공공의 정신적 이익에 관한 문제다. 물질적 풍요뿐 아니라 정신적 풍요를 공공의 이익으로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가장 태평한 시대라는 영·정조 시대도 문화예술이 꽃피었던 시기다. 문화예술이 풍요로워지면 범죄도 줄어들게 된다. 그게 공공적 이익이다.


-당신은 드라마 속에서 강마에 스타일인가, 강건우 스타일인가?
△(크게 웃으며) 글쎄, 중간인 것 같다.

-음악을 원곡에 충실하도록 연주하는 게 맞다고 보는가, 아니면 지휘자 나름대로 해석을 하는 게 옳은가.
△원칙적으로는 (원곡에 충실해야 한다는) 강마에의 얘기가 맞다고 본다. 하지만 그것도 지휘자마다 다른데, 그래도 너무 자유롭게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과거 어떤 때보다 지금의 창원시가 문화예술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이럴 때를 놓치지 말고 1년에 서너 번 만이라도 공연장을 찾으면 틀림없이 실망하진 않을 것이다.


정치용 지휘자는 5세에 피아노를 시작, 서울대 음대에서 작곡을 전공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음대에 유학해 미하엘 길렌으로부터 지휘수업을 받았고, 1986년 오스트리아 국영방송 콩쿠르에서 우승한 데 이어 뮌헨 심포니, 미시간 스테이트 심포니 등을 객원지휘했다.


1998년 서울시향 단장 겸 지휘자로 활동했으며, 부산·대구·대전시향 등을 두루 지휘해왔다. 창원시향에는 지난 1월 취임했으며,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지휘과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반응형
  • 이전 댓글 더보기
  • 신은경 2008.11.10 11:49

    좋은글이였습니다
    베바를 그냥 좋아서 보는 사람이었는데
    이렇게 현실적으로 지휘자분의 평가를 들으니. 맘속으로 참 와닫구요
    중고등학생 시절에는 클ㄹ레식을 조금은 듣고 배우고 햇는데 살면서는 들을수 있는 기회가 아주 적은게 사실입니다.
    듣지않는 음악은 죽음 음악이라지요. 시민들이 들을수있고 가깝게 느낄수 있는 클레식 많이 보여주시고 연주 해주시기 바랄꼐요
    인상이 참 좋으신 지휘자 분이신거 같아요^^

  • 정세은 2008.11.10 11:55

    인상이 참 좋으신 분이네요. 정치용 선생님, 앞으로도 멋진 지휘자가 되어 주세요!
    베토벤의 강마에만큼 멋지세요. ^^

  • 윤영순 2008.11.10 12:11

    가까운 지역에 이런 멋진 지휘자님과 교향악단이 있는게 자랑스러워요 ^^

    클래식을 좋아만했지, 상세히 잘몰라서 공연가서 졸았던 적도 몇번 있어요^^;;;
    이번 베바로 인해 이젠 정말 졸지 않고 감상할 자신이 생겼답니다.

    시간만 된다면 가고 싶습니다.

  • 하나 2008.11.10 12:27

    음악하는 사람들은 베바 어떤식으로 생각하는지 궁굼해 ~ 기사더써줘 ....

  •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_top_blogtop=go2myblog 실비단안개 2008.11.10 12:50

    드라마를 몰라 드라마 이야기는 못하겠습니다.(드라마 시청 할 시간이 없습니다)^^;

    훌륭한 지휘자님이시군요.

    통영에 가니 이곳과 많이 다르더군요.
    도로와 거리에 문화가 넘쳤습니다.
    통영시장님이 그림을 그리는 분이기에 문화에 관심이 많다는 소식이었구요,
    기사 중, "예술은 경제논리로 따질 일이 아니다. 공공의 정신적 이익에 관한 문제다. 물질적 풍요뿐 아니라 정신적 풍요를 공공의 이익으로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에 깊이 공감합니다.

    통영을 걸으면서 혼자 생각하기를, 뭔가를 부수고 새로운 것을 세우는 관계자들은 정신이 황폐해서 그런가 - 였으며, 시 관계자들이 문화를 아끼며 사랑하니 시민들은 자발적이었으며, 시비 건립 등은 뜻을 함께하는 시민들이 건립을 하였더군요.

    한가지 더요 - 베토벤을 목숨처럼 사랑하는 여인이 있는 데, 진해의 舊흑백다방의 작은 딸입니다.
    그녀의 작은 연주회 소식이 메일로 왔는데요,

    나의 연인과 사랑 - BEETHOVEN, CHOPIN"
    언제 ; 2008. 11. 29 (토) 저녁 5시
    어디서 ; 피아노아카데미 (구 ; 흑백)

    혹 시간이 가능하면 들려주세요.

  • -_-;;; 2008.11.10 12:56

    헉....
    내 이름도,,,김 주 완 인디...金胄完...-0-;

  • asdf 2008.11.10 13:00

    오진짜 궁금했었는데.. 제 주변에도 유명 지휘자분이 계시는데.. 강마에 포즈가 어떠냐고 여쭸더니 그냥 미소만 지으시더라구요 암말 않구.. 강마에 넘 멋지지 않느냐고 물어봐도 미소만.. 기분나쁜 미소는 아니었는데요 뭔가 인정해준다는 미소? ㅋㅋ

  • 도리몽 2008.11.10 13:10

    오,,,이분의 포스도 좀 짱인듯,,,,진짜 지휘자분도도 참 멋있네요.울 강마에는 역시 전문가에게도 인정받는군요..정말 멋집니다^^

  • 띠용 2008.11.10 13:24

    허걱~~실존하는 강마에군요....얼굴도 머리 스타일도 멋지십니다...

  • 조조 2008.11.10 13:36

    고등학교때 음악시간에 클래식듣고 진짜 좋아짐 클래식이 확실이 스케일이나 음악에 깊이가있어 대중음악은 넘 지루하고 가벼워 ㅋㅋ... 공연장보다는 집에서 음향장치 지데로 하고듣는게 더났지않나...
    아님 본인이 피아노치면서 즐기던가 ....
    공연장에 그칙칙한 분위기속에서 저런 상큼한 음악을 듣는다고 생각하니 답답할거같음
    공연장시설이 좋으면 가고싶은데 뻔하겟지 ....의자냄새나는곳...
    공연장 지데로 설치한곳에서 저런 오케스트라 연주들으면 진짜 기분이 상쾌해질듯 ~~
    너무 많은걸 바라는지몰라도 현실은 그럼....

  • 김나라 2008.11.10 14:08

    베바는 완전 코미디 하는거다. 그정도 실력으론 오케스트라 어림도없다. 계속 쉬지않고 연주한 대단한 사람들도 오케스트라 입단하려고 10년을 기다려서 겨우겨우 하기도한다.

  • 호호호 2008.11.10 14:13

    정치용 지휘자님~~~ 인상이 참 매력적이시당.. ^^

  • 뭐래 2008.11.10 14:17

    클래식은 웅장하고 답답함을 확터주는 시원함이 좋던데 클래식듣다가 대중음악들으면 밋밋하고 대중가요듣다가 클래식들으면 지루하고 재미없게 들리기도 하지만 .,,
    대중가요는 감정에 너무메어서 오히려 우울하던데....
    클래식은 쌓인뭔가 를 풀어주는 거같다는 .....

  • ㄱㄱ 2008.11.10 14:24

    우리가 사는 집도 천정이 낮으면 답답하고 뭔가 막힌듯한데
    천정이높으면 웅장하고 울려서 시원하고 확트인거같이 속까지 맑아지던데 ....
    아무래도 웅장한집에서 사는사람은 스트레스도 덜받게다는 ...

  • 생똥걸~ 2008.11.10 14:30

    천정이낮은집은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는 나는데 .....포근한 분위기는 나는데...

    생똥 맞다~~~클래식 음악을 집에 비유하다니 ....

  • 뉴클리어 2008.11.10 15:33

    공장이 부산 녹산공내 내 있습니다. 드물게 도민일보가 들어옵니다.^^ 일면에 처우에 관한 박스기사로 실렸더군요. 잘 봤습니다.

  • 푸른옷소매 2008.11.10 16:12

    그날 창원시향 공연 봤었는데... 참 좋았어요. 12월 9일에 합창을 연주한다니 기대가 큽니다.

  • ^^ 2008.11.10 19:35

    지휘자님......화이팅!!!!

  • swallow 2008.11.12 11:39

    저기.. 한국예술종합대 가 아니고.. 한국예술종합학교 랍니다^-^;;; 교육부의 인가를 받은 대학이 아니고 문화관광부소속이에요.

  • 루미 2008.12.02 11:46

    모르는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음악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정치용 선생님이 우리나라 최고의 지휘자라는거... 방송활동을 하지 않으셔서 일반인에겐 다른 지휘자들이 익숙하지만 진짜로 존경받는 분이시죠... 약력이나 등등 한번 찾아서 보시고 연주회도 함 가보시면 알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