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창원공단에 대규모 염전이 있었다

기록하는 사람 2008. 11. 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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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국가산업단지로 개발돼 공장들이 가득 차 있지만, 경남 창원 신촌동 일대는 해방 전후까지만 해도 대규모 염전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는 제주대학교 지리학과가 보관하고 있는 1945년 9월 9일 미국 해군이 찍은 항공사진을 입수해 제가 역사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고증, 분석해본 결과 밝혀진 사실인데요. 이 내용은 작년 6월 저희 [경남도민일보]에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창원지역 초등학교 6학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재량활동 교과서에 이 내용을 싣고 싶다는 연락이 왔더군요. [푸른 창원 초록아이]라는 제목으로 발간을 준비 중인 이 교과서는 경남교육연구정보원 정대수 교사를 비롯, 모두 29명의 초중고 교사들이 공동집필한다고 합니다.

필진으로 참여한 교사는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내용인 것 같다"면서 "그런데 지리정보학회와 같은 전문기관에 다시 한 번 확인해보지 않아도 되겠느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저는 "확인해보면 더 좋겠지만, 100% 확신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왜냐면 당시 함께 입수한 마산과 진해 일대 사진을 모두 분석한 결과 100% 마산 신촌·대원동 일대가 틀림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제가 쓴 관련기사와 사진입니다. 여러분도 한 번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

1945년 미 해군 사진, 해방 이후까지 염전 존재 증명

1945년 미 해군이 촬영한 남천과 창원천 하류 모습. 사진에서 흰색 논두렁처럼 보이는 곳이 염전이다. /제주대 지리교육학과 제공


구글어스에서 본 근래의 남천 하류 신촌동 대원동 일대. /구글어스


창원 신촌동과 대원동의 남천과 창원천 하류에 대규모 염전이 있었다는 사실이 사진으로 입증됐다. 이는 경남도민일보가 제주대학교 지리교육학과로부터 입수한 1945년 9월 9일 미 해군의 사진을 판독한 결과 밝혀졌다.

이 일대에 대규모 염전이 있었다는 것은 그동안 구전으로 알려져 왔으나, 구체적으로 어느 지점에 어떤 모습으로 염전이 있었는지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이번 사진으로 최소한 해방 이후까지 염전이 계속 남아 있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25일 경남도민일보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해당 사진을 정밀판독해본 결과 사진에 나타난 흰색 논두렁 모양의 땅은 염전이 틀림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진을 확대해 보면 군데 군데 일정하게 소금을 모아 쌓아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으며, 염전 옆 해안에는 소금창고와 관리사로 보이는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염전이 가장 컸던 곳은 현재 STX엔파코 제2공장과  창원공장, 두산엔진 등이 들어서 있는 창원시 신촌동 일대였다.

도시의 역사를 연구해온 경남도민일보 허정도 사장이 소장하고 있는 1926년 당시 일제가 발간한 지도는 이곳을 '덕곡(德谷)'이라 표시해놓고 있었다. 사진 오른쪽에서 위로 흐르는 큰 하천은 현재 매립돼 작은 개천만 남았다.

사진 가운데의 큰 하천은 현재의 남천이며, 왼쪽 하천은 현 창원천이다. 남천과 창원천 사이의 삼각형 모양의 부지는 현 한국타워크레인이 있는 대원동이다. 삼각형 모양의 대원동 일대 사진을 자세히 보면 산과 작은 마을도 보이는데, 지금은 사라진 이 마을을 '나락모티'라고 불렀다고 한다.

근현대사 연구자인 박영주씨는 "이 마을 뒤에 있는 창원천을 '뒷개'라고 불렀고, 현재 작은 개천만 남아 있는 신촌동 쪽의 하천을 '앞개'라고 불렀는데, 지난 2004년 사라진 마을을 주제로 한 연극이 공연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남천은 과거에도 그대로 남천이었다.

*관련 기사 1 : 1945년 진해 항공사진 발견
*관련 기사 2 : 1945년 진해 항공사진 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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