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역청소년진로체험단](3)
10회차 마친 아이들 소감
두산중공업 지원과 창원교육지원청 주관으로 8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M.Y. DREAM 청소년 진로체험단은 참여한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고 어떤 반응을 받았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간단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체험단 활동을 전후해 학생들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직업과 관련한 태도·능력·행동 세 영역에서 구체적으로 알아보는 데 목적이 있었다. 당연히 모든 영역 모든 지표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이를 여기에 주섬주섬 주워담을 수도 있겠지만 재미는 별로 없을 것 같다.
대신 참여한 아이들이 마지막 10회차 프로그램을 마치면서 소감글을 몇 꼭지 소개하는 편이 오히려 나을 것 같다. 학교별로 하나씩 싣기로 한다.
창원남중 학생들의 헤어디자이너 체험 모습.
"사람의 마음을 읽는 방법 더 고민해요" (정진하 창원남중)
처음 신청했을 때는 조금 후회스러웠다. 지금까지 했던 직업체험을 생각하면 원하는 것을 하기도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막상 하려 해도 체험 기회는 매우 적었기 때문이다.
또 나는 꿈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활동이 나한테 도움을 줄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 활동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나에게 새로운 것을 알게 해 주었다.
그동안 나는 심리상담가를 꿈꾸었다. 이번 활동을 하면서 상담가와 얘기를 나누면서 심리상담가라는 직업이 생각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대와 다른 점도 있었고, 나와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원래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과 관련이 있는 다른 직업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직업 체험도 좋았지만 체험을 끝낸 뒤 진로 설계를 해 보는 과정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꿈을 꾸고 있지만 이 꿈을 위해 지금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지 잘 몰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거창한 방법이 아니라 실제로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찾아 설계를 해봤던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또 한 가지 우리는 아직 직업을 결정할 나이가 아니라 꿈을 찾아 많이 고민하고 경험해 볼 나이라는 진로 선생님의 말씀도 인상깊었다.
나한테 맞는 꿈을 찾는 과정에서 그 꿈이 수없이 바뀔 수 있다는 말도 마음에 와 닿았다. 이번 체험은 전체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직업에 대해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어서 좋았다.
토월중 학생들의 요리사 직업 체험 모습.
"배우의 끼가 숨어 있었나 발견했어요" (김연옥 진전중)
이번에 연극배우·사진작가·헤어디자이너 세 가지를 체험해 보았다. 나는 그동안 스포츠 강사가 되면 좋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아직 중1이니까 완전하게 결정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런데 이번에 체험을 해보면서 전혀 의외의 직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바로 연극배우 체험을 통해서다. 연극배우들과 궁금한 점을 묻고 답하면서 새로운 것도 많이 알게 되었다.
직접 실기를 해보면서는 나한테 연극배우의 끼가 숨어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어 신기했다. 연극을 해보면서 정말 신이 났다. 그렇지만 연극배우는 단순히 흥미와 관심이 있다고 성공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라고 했다.
우리나라에는 훌륭하지만 가난한 연극배우들이 무척 많다고 했다. 다른 직업도 마찬가지지만 연극배우만큼은 끈기와 소신 그리고 재능이 있어야 직업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연극배우가 내게 적합한 직업인지 내가 정말 원하는 직업인지 살펴볼 마음이 생겼다.
정말 연극을 하면서 행복할 수 있고 재능과 끼가 있다면 한 번 도전해 볼 생각이다. 물론 지금 생각이 변할 수도 있다. 아직은 중학교 1학년이니까.
이번 활동은 참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만약 직업체험을 하지 않았다면 연극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전혀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어른들이 좋다고 추천하는 직업이나 내가 알고 있는 직업 말고도 돌아보고 찾아 볼 직업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토월중 학생들의 직업체험 후 소감 발표 장면.
"그림 실력 말고도 갖춰야 할게 많네요"(심예리 토월중)
내 꿈은 캐릭터 디자이너다. 어릴 때부터 꾸준히 나만의 그림을 그리며 모아둔 자료를 보면서 유명한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번 체험 활동이 내 꿈을 이루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3번의 직업 체험을 모두 예술 관련으로 정하였다.
첫 번째 직업은 웹툰작가였다. 웹툰작가의 세계는 생각했던 것만큼 낭만적이지 않았다. 성공하는 것도 쉽지 않고 생활 리듬도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과의 싸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두 번째는 일러스트작가였다. 내가 가장 기대했던 일러스트작가는 내가 기대했던 만큼 흥미롭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제약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체험 전에는 어떤 사물들을 추상적으로 배치하여 조화만 이루도록 그리는 것이 일러스트라고 알았다. 하지만 주어진 주제에 맞추어 그 틀 안에서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는데 막상 실기를 해보니 그게 쉽지 않았다.
웹툰작가와 일러스트작가는 그림을 그린다는 기본 공통점이 있지만 다른 요소들도 많았다. 웹툰작가는 이야기를 잘 만들어내야 하지만 일러스트작가는 주어진 주제를 함축해서 나타내야 한다.
그래서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릴 뿐만 아니라 여러모로 지식이 풍부해야 가능하다는 것을 체험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이번 진로체험을 통해 내 꿈을 이루어 나가는 데 어떤 준비를 해야할 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직업체험을 앞두고 질문할 내용을 정리하고 있는 토월중 학생들.
"부모님 추천 직업 외에 관심이 생겼어요" (김인호 석동중)
내 꿈은 엔지니어가 되는 것이었다.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솔직히 다른 직업을 살펴보거나 엔지니어가 내게 얼마나 맞는지 그런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진로체험 활동을 하면서 나는 진로에 대해 생각이 바뀌었다. 웹툰작가를 만나 웹툰작가의 세계 등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들으며 평소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나는 이 직업에 매우 관심이 커졌다.
아나운서와 방송PD 체험도 내게 좋은 경험이었다. 아나운서가 되어 영상도 찍어 보고 방송국 탐방도 하였다. 방송국에서 라디오 방송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직접 보니 신기하였다.
하나의 프로그램이 완성되기 위해 여러 부서들과 협동으로 방송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보면서 개인의 능력 못지 않게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도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아나운서 체험을 할 때는 조금 떨리기도 했다. 방송하는 동안의 긴장감과 방송 후 뿌듯함을 느끼면서 평소 딱딱하고 재미없어 보이던 방송 관련 직업들도 좋아보였다.
이번 세 차례 직업 체험은 엔지니어만 생각하던 내게 다른 직업에도 관심을 갖게 해주었다. 물론 아버지가 추천해주신 엔지니어도 적성에 맞는지 알아보아야겠다. 꼭 엔지니어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다른 직업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내 꿈을 찾아나가도록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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