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흥 제암산의 철쭉군락은 대단했습니다. 5월 10일 다녀왔는데, 키 작은 철쭉만 봐왔던 저로서는 정말이지 그런 정도로 자라난 철쭉이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을 정도였습니다.

 

제가 사는 경남에도 봄철 꽃들이 붉디 붉게 피어나는 철쭉으로 이름난 명소가 합천 황매산 창녕 화왕산 등등 여럿 있습니다만, 거기 철쭉들은 대체로 무릎이나 허벅지 정도 아니면 잘해야 허리께까지밖에 자라나 있지 않습니다.

 

이런 데는 꽃을 들여다보려면 고개를 숙여야 하는데요, 제암산 철쭉군락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고개를 숙여야 볼 수 있는 철쭉꽃은 거의 없었고요, 제가 키가 184cm인데 눈높이는 오히려 낮은 편이었고 대부분 철쭉나무가 2m 훌쩍 넘는 것들이어서 고개를 쳐들어야 꽃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답니다.

 

제암산 철쭉.

 

 

그래서 등날(능선)에 올라 양옆으로 철쭉군락을 거느리고 걸을 때에도 철쭉이 나지막한 합천 황매산이나 창녕 화왕산 등지와는 달리 햇볕에 얼굴 따가운 일이 별로 없었고 오히려 그늘이 내려와 있는 데도 많았습니다.

 

 

높다랗게 자란 철쭉이 우거진 사이로 걷고 있는 모습.

 

 

그래서 잎이 무성해지는 여름에도 햇볕과 더위에 별로 시달리지 않고 걸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자란지 50년이 넘어서 키가 훌쩍 자라난 철쭉들이 등날 따라 길이 6km, 너비 최대 200m 최소 50m 정도로 엄청 무리지어 있다는 데 더해 제암산이 좋은 까닭은 또 있습니다.

 

그것은 탐방로가 별로 가파르지 않으며 길이도 왕복 6km 안팎으로 적당한 데다 그리고 걷는 내내 등날에 이르기까지 나무그늘이 끊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딱 꼬집어 말하면 일부러 깎아내리려고 그런다고 보일 수 있어 그런 데가 어디인지 말씀드리지는 못합니다만, 철쭉이 좋은 어떤 산은 30분 가량 내내 할딱거려야 하며 다른 어떤 산은 가파르지는 않지만 탐방로가 너무 길거나 단조로워 따분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또 다른 어떤 산은 중턱까지 넓은 아스팔트가 나 있고 철쭉이 있는 등날 일대가 마치 평지처럼 평평해서 산에 왔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인 경우도 있습니다. 또 어떤 산은 등날에 이르기까지 걸어야 하는 탐방로에 그늘이 전혀 없어 여름에는 짜증이 받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전남 장흥 제암산은 이 모든 것이 대체로 적당해서 산에 왔다는 느낌도 충분하고 올라가면서 보는 풍경도 단조롭지 않으며 따가운 햇살에 시달려야 하는 경우도 없습니다.

 

아래로 들판이 시원하게 내다보입니다.

 

게다가, 다른 많은 산들도 그렇겠지만, 등날에 올라섰을 때 눈에 담기는 이쪽저쪽은 그야말로 더없이 너르게 트여 있으며 시원한 바람 또한 땀에 젖은 등짝이 서늘해질 정도로 불어오니 산에 올라 누릴 수 있는 바를 골고루 갖췄다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바로 그 때문인지, 제가 제암산을 찾았던 5월 10일, 이미 철쭉꽃은 많이 지고 없었지만 저랑 같은 창원에서 일부러 찾아온 한 산악회가 버스 두 대를 몰고 와 무리지어 등반을 하고 있었더랬습니다.

 

게다가 제암산 철쭉군락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너르다고 할 정도니 더이상 따로 얘기할 것이 없겠다는 생각조차 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21일치 한겨레신문을 보고 알게 됐는데, 제암산 철쭉보다 더 높고 굵게 자란 철쭉이 우리 경남 밀양 가지산과 천황산에 여럿 있다고 합니다.

 

2005년 8월 19일 천연기념물 제462호로 가지산 철쭉나무군락이 지정되기도 했는데, 110만㎡가 넘는 범위에 22만 그루 가량 있고, 이 가운데는 400~500살 넘게 나이를 먹은 철쭉도 50그루 안팎이라 하니 참 대단하기는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한겨레 사진. 가지산에서 오래된 철쭉나무 밑둥 둘레를 재는 모습.

 

제암산 철쭉.

 

그러나 나무로서는 참 잘 된 일이겠지만, 사람에게 이 가지산 철쭉군락은 이른바 접근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전문 산악인이라면 모르겠지만 보통 사람들이 해발 1200m넘는 데까지 찾아가기는 어려운 노릇이지요.

 

한겨레는 철쭉이 진달래와 더불어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삼고 있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이렇습니다. 철쭉과 진달래는 지구에서 동북아시아에만 있습니다. 철쭉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요동, 중국 남부, 중국 내몽골, 극동러시아에 있으며 진달래는 이에 더해 일본 쓰시마 섬이 더해지는 정도랍니다.

 

게다가 중국·러시아·일본에서는 철쭉·진달래가 보기 드문 데 견줘서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흔한 식물이어서 한반도가 그 분포의 중심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말해도 되지 싶습니다. 철쭉군락이나 진달래군락은 우리나라에서 으뜸이면 곧바로 세계에서도 으뜸인 셈입니다.

 

제암산.

 

그러니까 지금 알려진대로 장흥 제암산 철쭉군락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고 꽃도 가장 장한 한국 최고라면 동시에 세계 최고이기도 하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런 장흥 제암산 철쭉군락을 봄철 꽃으로만 누리지 말고, 여름철 잎으로 누리고 즐겨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들었던 것입니다.

 

장흥토요시장에서 맛볼 수 있는 키조개전. 부드럽고 또 촉촉합니다.

 

갑오징어. 장흥막걸리 상표와 장흥삼합.

 

염산처리를 하지 않은(無酸) 김. 정말 커다란 키조개.

게다가 토요일에 맞춰 찾으면, 소고기·표고버섯·키조개·청정김 등등과 ‘고향 할머니 장터’를 비롯한 로컬푸드까지 장흥의 산물들이 가지가지 넘쳐나는 장흥 토요시장도 누릴 수 있으니 말씀입니다. 아니면 원래 전통 장날인 2일과 7일에 찾으시든지요.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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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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