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교통방송 5월 23일 저녁 7시 20분에 나갔던 원고 초안입니다. 실제 방송은 이보다 매우 건조했습니다. 그리고 초점도 조금 달랐습니다. 초안을 바탕삼아 가다듬어서 제게 보내준 내용이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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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김해 가락국 마지막 임금으로 신라 법흥왕한테 나라를 넘겼다는 구형왕의 무덤 있는 데로 나들이해 보겠습니다. 임금 자리를 양위했다 해서 양왕이라고도 하는데요, 산청군 금서면 화계 마을에 있습니다.

 

그래서 자가용 자동차로 가신다면, 내비게이터에 덕양전,을 찍어넣고 찾아가시면 됩니다. 마을 들머리에 있는데, 나라를 양도하고 임금 자리를 양위한 덕을 기리는 전각, 그래서 이름이 덕양인데요, 구형왕을 모시는 사당입니다.

 

덕양전과 그 담장 담쟁이덩굴.

 

다른 왕릉은 대부분 평지에 보드라운 흙으로 덮여 있지만 구형왕릉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물게 산비탈에 커다란 돌로 이뤄져 있습니다. 마치 중국 만주에 있는 고구려 광개토왕릉처럼 말씀입니다. 포근하고 친근한 느낌을 주는 보통 왕릉과는 달리 한편으로는 차분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좀 무거운 느낌을 갖게 합니다.

 

덕양전도 건물은 나무로 기둥을 하고 기와로 지붕을 이었지만 담만큼은 바깥과 안쪽을 가리지 않고 모두 돌로 쌓아 둘렀습니다. 구형왕릉과 마찬가지로 해서 일관성을 갖췄습니다. 지금 가시면 덕양전 돌담을 타고 기어오르는 담쟁이덩굴이 싱싱할 테고 또 조그맣지만 우거진 대숲, 그리고 대숲을 간지르고 지나가는 바람이 좋을 것 같습니다.

 

덕양전을 둘러본 다음 산으로 나 있는 아스팔트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길가에는 구형왕과 관련된 유적들이 널려 있습니다. 가락국 가야 임금 족보를 기록한 빗돌도 있고, 구형왕 손자로 나중에 신라 태종 무열왕 김춘추와 함께 삼국통일을 이룩한 김유신이 찾아와 활을 쏘았다는 사대도 있습니다.

 

 

같은 김유신이 할아버지 무덤을 지키면서 지냈다는 사연을 적은 빗돌도 있습니다. 또 구형왕이 나라를 신라에 넘기고 산청 화계 골짜기에 들어와 살면서 옛적 도읍지가 그리워 멀리 바라봤다는 자리에는 망경루도 지어져 있습니다.

 

구형왕릉에 이르러서는 오른쪽에서 왼편으로 무덤을 한 바퀴 둘러봅니다. 가장 위에 이르렀을 때는 지긋이 아래를 조망해 봅니다. 앞쪽으로 돌아와 나무그늘에서 가만히 바라보는 느낌도 괜찮습니다. 풀은 쑥쑥 푸르게 자라고 나무는 잎이 무성해져 있습니다.

 

 

나라가 흥하든 말든, 사람이야 죽든 말든, 세월은 이렇게 흘러서 가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이상하게 조금은 이렇게 감상적으로 됩니다. 사람은 없고 수풀 우거진 산중인데다 층층이 돌을 쌓아 만든 무덤이라 그런지 착 가라앉아 있고 적막한 분위기 때문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유의태 약수터 찾아가는 산길입니다. 유의태는 텔레비전 드라마로도 여러 차례 제작돼 널리 알려진 <동의보감>을 펴낸 조선 시대 명의 허준의 스승입니다. 구형왕릉에서 능선으로 단숨에 이르는 산길도 있지만 가파릅니다.

 

대신 우리는 구형왕릉 들머리 주차장으로 돌아나와 거기 있는 콘크리트 깔린 임도로 들어섭니다. 소나무와 고로쇠나무가 터널을 이뤄 시원한 그늘도 선물합니다. 산청군에서 심었는데, 아주 탁월한 선택입니다. 꽤 높이 자라는 나무인데, 아주 빨리 성장할 뿐 아니라 가지도 무성하고 잎이 넓어 봄과 여름에는 그늘이 좋고 가을에는 단풍까지 나름 예쁘게 물듭니다.

 

가파르지 않아 힘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쉬엄쉬엄 멈춰 서서 한 번씩 뒤를 돌아봅니다. 지금껏 걸어온 고로쇠 터널 바라만 봐도 우거진 그늘이 호젓함과 서늘함을 더해주거든요. 그러다 고로쇠 그늘 끝나는 즈음에서 임도를 버리고 오른쪽으로 접어듭니다.

 

임도 고로쇠나무.

 

여기도 나무그늘이 좋고 흙길은 더 좋습니다. 유의태는 화계 마을에 살았습니다. 유의태는 여기에서 뜬 물로 한약을 달였습니다. 지금도 화계 마을 사람들 상수원은 여기입니다. 콸콸 쏟아지는 물을 한 바가지 떠서 달콤함과 시원함을 맛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시 길을 되짚어 화계 마을로 접어듭니다. 함양군 유림면과 이웃해 엄천강 곁에 들어선 마을입니다. 고샅고샅 살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담장에 적힌 '식량 증산', '저축정신을 생활화하자', '퇴비 증산' 같은 70년대 구호가 대표적입니다.

 

이렇게 둘러본 다음에는 엄천강 쪽으로 갑니다. 엄천강에서 잡히는 피리 따위를 튀기거나 끓여서 파는 음식점이 몇몇 있습니다. 살짝 배여나는 흙냄새가 싫으면 맛보지 않아도 그만이지만, 여기 와서 한 번은 먹어볼만한다는 얘기를 듣는 토속 음식입니다.

 

덕양전에서 구형왕릉까지는 대략 0.8km, 구형왕릉에서 유의태약수터까지는 2.2km 정도 됩니다. 돌아나와 구경하는 화계마을은 멀리 갈 것 없이 덕양전이랑 바로 붙어 있습니다. 모두 걸어 다니면 가장 좋지만, 자동차로 다녀도 상관은 없습니다. 덕양전·구형왕릉 모두 주차장이 딸려 있고, 유의태약수터 들머리 임도에도 주차를 할만한 좁은 공간이 있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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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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