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2일 월요일 있었던 MBC경남의 라디오 광장 ‘김훤주의 세상 읽기’는 학생 자살과 학교 폭력을 소재로 삼아 진행했습니다. 어쩌면 하나마나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근본을 짚어는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그리했습니다.

 

서수진 : 예. 오늘은 어떤 얘기를 한 번 해볼까요?

 

김훤주 : 지난 18일 중학생 한 명이 아파트 10층 자기 집에서 뛰어내려 숨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중학교 1학년에 갓 입학한 열세 살짜리 어린 학생이었습니다. 유서는 왕따를 비롯한 학교폭력이 배경에 있는 것 같이 돼 있다고 합니다.

 

1. 그 날 그 학생은 왜 자살했을까? 그냥 제 풀에 그랬을까?

 

진 : "친구들 때문에 많이 운다", "적응하기 힘들다", "소외당하는 느낌이 강하다" 이런 글들이 적혀 있었다고 하죠?

 

경남도민일보 그림.

 

주 : 학교 친구들에게 ‘죽겠다’는 말도 자주 했다고 합니다. 선생님과 상담도 하기는 했습니다만, 이 학생의 죽음을 막는 데는 아무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진 : 안타깝습니다. 늘 지나고 나서 하는 말이지만, 자살을 암시하는, 자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징조가 이번에도 나타났다는 얘기군요.

 

주 : 예, 그렇습니다. 하지만, 지금 학교가 놓인 조건에서 보자면 그런 징후를 알아차리기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저는 봅니다.

 

진 : 하기야, 학교가 매우 모호한 것만큼은 사실이지요. 열심히 성적 올리기 공부를 시키는 학원 같은 곳이 아니면서도, 그렇다고 인성 교육에 열을 올리거나 살아 있는 실험 체험 교육을 하는 곳은 더더욱 아니니까요.

 

주 : 맞습니다. 해당 학교 현실을 구체적으로 따져 보면 더 심각한 현실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전문 상담 선생님이 없다든지, 교사들 조직 체계가 지나치게 경직돼 있어서 종합적인 학생 지도가 어렵다든지 하는 문제 말씀입니다.

 

진 :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일이라는 얘기는 그렇다면 별 필요가 없겠고, 그러면 이번 중학생 자살을 돌아보면서 무엇을 좀 생각해 보면 좋을까요?

 

2. 학생 자살과 학교 폭력을 둘러싼 우리 사회 분위기는 뭥미?

 

주 :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중학생의 자살, 그 뒤에 있을지도 모르는 학교폭력을 둘러싼 우리 사회와 학교의 분위기와 선생님들의 태도를 돌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요.

 

진 : 학생 자살과 학교 폭력을 둘러싼 분위기가 어떻다고 보시나요? 주 : 단정적으로 드릴 수 있는 말씀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대선 시기 공약이기도 했던 4대 사회악 척결이고 그것이 상징하는 바가 무엇이냐 하는 것입니다.

 

이게 뭥미? 경남도민일보 사진.

 

진 : 예, 그렇게 꼽은 4대 사회악이 학교 폭력과 함께 성폭력 가정 폭력 그리고 불량 식품이지요? 주 : 4대 사회악을 그렇게 정해 놓고는, 경찰까지 동원해서 마치 적군 소탕 작전을 펼치는 식으로 하고 있지요.

 

진 : 맞습니다. 그런데, 어쨌든 그런 학교 폭력 때문에 전국적으로 보면 피해 학생이 자살하는 일이 끊이지 않고 되풀이되는데 한편으로는 그런 대처가 필요하지 않나요?

 

주 : 예, 저도 물론 필요 없다고 하는 것은 아니고요. 사법 처리를 해서 처벌을 해야 마땅한 사안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학교 폭력을 그렇게 다스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게 한다 해서 학교 폭력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라고 저는 봅니다.

 

진 : 그렇다면 그런 어른들 못지 않은 폭력이랑 그렇지 않은 폭력을 제대로 잘 구분해야 한다는 얘기인가요?

 

주 : 그런 구분도 현실적으로는 필요하겠지만, 그보다는 있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현실이 어떠한지를 우리 사회가 제대로 들여다볼 수 없는 지경인데, 어떻게 반듯한 처방이 나올 수 있겠습니까?

 

3. 무엇이 문제인지 드러내려 하지 않는 사회, 어른, 제도

 

진 : 그렇다면 지금 그렇게 있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확인하는 작업이 불가능하다는 얘기인가요?

 

이 또한 마찬가지. 경남도민일보 사진.

 

주 : 제가 보기에는 그렇습니다. 보기를 들겠습니다. 경남도교육청이 올 들어 2012년 '학교폭력 제로 스쿨'로 514개 학교를 선정해 발표했습니다. 경남 지역 초·중·고의 53%인데요,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다른 자료에서는 학교폭력이 있었다고 나오는 학교도 있고, 학교폭력이 없다는 학교에서 학교 폭력 피해자가 보고된 경우도 있습니다. 진 : 통계나 집계상 오류가 아닐까요?

 

주 : 실제로 그렇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그렇게 볼 수 없는 정황이 있습니다.

 

진 : 무엇인데요?

 

주 : 경찰은 이번 중학생 자살을 두고 이대로 수사를 마무리한다고 합니다. 집단 따돌림이나 학교폭력이 발견되지 않았다면서요. 이는 자살을 숨진 중학생 개인의 문제로 여기는 것입니다. 학생 스스로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얘기죠. 그렇지만 학교와 학생 주변에서는 이미 불거진 문제를 숨기거나 감추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 : 하지만, 경찰로서는 나름 수사를 했는데도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으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고, 이런 일에는 또 이런저런 소문이 나도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요?

 

주 : 경찰이 학교 선생님들 만나 얘기를 듣고 같은 반 아이들에게 설문 조사를 했다고 했습니다. 설문 조사 말고 개별 심문을 벌이는 등으로 같은 반 학생 모두를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고 경찰이 수사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또 숨진 학생의 부모님께서 확대를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그렇다 해도 사람 목숨이 하나 끊어졌는데 간단하게 설문조사만 하고 끝낼 수는 없는 문제라고 저는 봅니다.

 

진 : 그런 생각도 일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유서에는 집단따돌림 같은 학교폭력이 일어났었을 개연성을 암시하는 내용들이 적혀 있으니까요.

 

주 : 그렇죠. 원래 왕따라는 것은 한 번 시작되면 학교가 바뀌어도 계속 이어지는 경향이 있어요. 그리고 교육청 관계자는 숨진 학생이 초등학교 시절에도 따돌림을 당했음을 시사했고요, 직전에 있었던 2박3일 학교 수련회 과정에서도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었음 또한 확인이 됐거든요.

 

진 : 전후 사정이 그렇다면, 경찰이 좀더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고 충분히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4. 그래서 선생님들 제 구실 하기가 중요하고 필요하다

 

주 : 경찰도 문제지만, 또 하나 짚어볼 문제는, 선생님들의 태도입니다. 이번 처리 과정에서 선생님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세상물정 잘 모르는 어린 학생들이 나설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제3자이기 십상인 학생 보호자(학부모)들이 나설 수도 없는 노릇이라면, 선생님이 능동적·적극적으로 나서야 마땅할 텐데 말씀입니다.

 

진 : 가만 보니 그렇네요. 어째서 그럴까요? 아까 말대로 학교폭력을 두고 4대 사회악이니 뭐니 하는 그런 정치·사회적 분위기가 걸림돌이 됐을까요?

 

주 : 그런 측면도 크게 작용했을 것입니다. 아울러 경남교육청을 비롯한 교육행정당국이 선생님들 잘잘못을 가리는 쪽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그에 따른 징계 등으로 문제를 마무리하려는 것도 원인이 될 것 같습니다. 세상에 어느 누구도 처벌받고 싶어하지는 않으니까요. 그런데 그런 교육행정당국도 겉으로는 그렇게라도 조사해 실체를 파악하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데 더 신경을 쓴다는 것은 대다수의 짐작대로입니다.

 

진 : 그러니까, 이런 사건이 터져도 선생님들이 가만히 있으면 해결되기 어렵다는 얘기인가요?

 

주 :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불가능하다고, 저는 봅니다. 교육청 등 교육행정당국이 미치는 무게도 만만찮고 교장 교감 이하 학교에 층층시하 위계질서도 감당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학생들이 경찰보다는 선생님을 더 친근하게 여기지 않을까요? 그래서 경찰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기 어렵지만 선생님은 개별 면담이나 상담을 통해 실체에 훨씬 더 가깝게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진 : 그렇게 해서 실체가 무엇인지 제대로 밝혀져야 원인과 결과를 알아내어 대책도 제대로 세울 수 있다는 얘기겠네요.

 

5. 더욱 많아질 수밖에 없을 그런 일들

 

학교폭력에 청년회의소가 웬 일? 경남도민일보 사진.

주 : 그렇습니다. 이번 중학생 자살 사건은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그냥 그대로 유야무야 넘어가고 말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 사회는 아무 교훈도 얻을 수 없을 것이고요, 그러면 같은 사건이 점점 더 많이 되풀이 발생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진 : 누가 잘못했고 누가 잘했는지 따지기보다는, 그에 앞서 실상을 제대로 밝혀 우리 사회가 공유할 수 있어야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네요. 그렇게 하려면 선생님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고요.

 

주 : 그렇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교직원노동조합이 이럴 때 제 구실을 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교직원 처우뿐만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의 아픔까지 함께 보듬고 가는 그런 자세 말씀입니다.

 

진 : 예, 그러면 좋겠네요. 오늘은 이쯤에서 얘기를 마무리하죠.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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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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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짤짤이 2013.04.26 13: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교육님이라는 유명 교육블로거는
    학교폭력이 교사의 일이 아니라고 하던데요?
    맞는거 아닌가요?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13.04.26 14: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무슨 뜻인지 잘은 모르겠으나,,,,

      학교 폭력이 교사의 일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저는요,,,

      학교 폭력이 교사의 일이다 아니다 이런 데 초점을 맞춰 말씀드리지는 않고 있습니다.

  2. 최은지 2013.05.09 09: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중학교 1학년 입니다. 요즘 스마트폰이 많이 나왔는데 카톡같은 것으로 왕따를 시킨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 반 담임선생님도 왕따를 당한다는것을 알고도 모른척한다고 하더라고요.
    학생이 아마 성격을 바꾸었더라면 자살까지는 하지 않았을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