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새로)전력 비상 아랑곳 않는 경남은행

김훤주 2011. 12. 2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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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3일 아침에 올린 내용

겨울을 맞아 정부가 전력 사용 줄이기에 나섰습니다. 난방을 위한 전력 사용이 늘어나면서 공급이 모자랄 수 있겠기 때문입니다.


지난 가을 전력 대란을 겪은 뒤끝이라 그런 걱정이 당국자들한테는 아주 큰 모양입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산업체를 대상으로 10% 절전을 하라고 규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병원·약국이나 종교시설 같은 일부를 빼고는 모든 건물은 전력 사용이 크게 늘어나는 저녁 시간대에 네온사인 조명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그리고 저녁 7시가 지난 시간대에도 건물 하나에 하나씩만 네온사인 조명을 허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예비전력이 충분하게 확보되지 않을까 싶어서 이러겠지요.

12월 14일 창원 들어가는 길에 찍었습니다.


게다가 오늘 23일 추위는 어제 시작된 동지 한파 가운데서도 가장 추우며 이런 추위는 27일까지 이어진다고 합니다. 그러면 전력 사용은 더욱 늘어날 것이고 따라서 전력이 모자라게 될 개연성은 더욱 높아지겠지요.

물론 이런 까닭 아니라도 전기를 마음대로 펑펑 낭비해도 좋다고 여길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에너지이고 석유이고 돈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텔레비전에서는 자치단체나 행정기관 같은 데서 전력 사용을 줄이는 바람에 공무원은 물론이고 민원인까지 추위에 떠는 그런 모습을 방송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어떻습니까? 12월 14일 저녁 창원시 마산회원구 석전동 경남은행 본점 모습입니다. 옛날 이런 네온사인은 백화점 같은 데서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경남은행이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이렇게 네온사인을 설치해 온통 빛나게 하고 가까운 나무에도 전등을 달아놓아 가로수를 괴롭히던 백화점들이 그런데 지금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경남도민일보 바로 옆에 신세계백화점 마산점이 있는데요, 여기는 영업이 끝난 뒤에는 적막강산일 정도이고요 영업을 하고 있을 때도 무리지어 반짝이는 전등은 일절 없습니다.
 
경남은행은 돈이 많은가 봅니다. 경남은행은 정부가 이야기하는 전력 수급 비상이 별스럽게 믿기지 않는 모양입니다. 경남은행은 에너지를 아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가 봅니다.

경남은행은 물론 이 날만 이렇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하루종일 지켜보지는 않았습니다. 새롭게 추위가 시작된 어제 저녁 8시 40분 즈음에 경남은행 앞을 지나는데 마찬가지 네온사인이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경남은행의 모습은 그 자체로도 좋지 않다고 저는 봅니다. 게다가 지역 주민들이 좋아하지도 않을 일입니다. 지역 주민과 기업 기관들을 상대로 돈 장사를 하려면 적어도 지역 사람들 마음을 거스르지는 않아야 하지 않을까요?

2. 24일 낮에 새로 써 넣은 내용

이렇게 어제 23일 썼더니 오후에 경남은행 홍보실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좋은 뜻으로 한 일인데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좀 내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22일 밤 8시 40분 즈음해 자동차 안에서 찍은 사진.


들어보니까 이 글을 내려야 할만한 까닭은 들어 있지 않았고 충분히 이해가 된다고 보기도 어렵기는 했습니다. 경남은행 홍보실에서 일러주신 얘기를 여기에 덧붙여 놓겠습니다. 판단은 저마다 알아서 하시면 되지 싶습니다.

"경남은행 본점이 있는 석전동 일대는 밤이 되면 무척 어둡다. 밤길이 무서울 정도다. 밤이 되면 밝아지는 거리도 있지만 거기는 은행이 문을 받고 밤이 되면 어두워진다. 거리를 밝히려고 그랬다.

얼마 전에도 보니까 청소년 몇몇이 어두운 데에 서 있더라. 사람들이 무서워하고 불편해할 수 있어서 네온사인을 했는데 정부 지침에 맞춰 시간을 줄이기도 했다. 원래는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 하려 했으나 7시 30분부터 11시까지로 조정했다.

전략 사용 줄이기는 다른 방법으로 하고 있다. 네온사인은 그대로 하는 대신 직원들 내복 입기 운동을 내부적으로 벌이고 있고 개인 난방기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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