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노무현 화포천길에 대한 쓴소리 한 마디

김훤주 2011. 5. 30.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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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9일 경남 김해 봉하 마을에서 대통령의 길 가운데 화포천 길을 거닐었습니다. 시간이 별로 없는지라 봉하 마을에서 화포천 길 들머리까지는 자동차를 몰았습지요.

걷기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 다른 일행도 있어서 달리 선택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햇살까지 짱짱해서 조금만 걸어도 그늘이 그리울 지경이었습니다.

화포천 길은 잘 다듬어져 있었습니다. 생태주의 관점에서 보면 좋다고 할 수는 없는 점들이 이리저리 눈에 띄었지만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5월 14일인가 처음 화포천 길을 여는 행사를 했을 때 문재인 변호사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만족해했다는데, 그럴만했습니다.

너머로 무슨 생태 교육관 비슷한 '공무원표'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야트막하고 그윽하게 펼쳐지는 풍경도 좋았습니다. 바람에 잘게 부서지는 햇살도 좋았습니다. 들머리에 늘어선 쭉쭉 뻗은 양버들들이 펑퍼짐한 습지 전체에 입체감을 안겨줬습니다. 그로 말미암아 그만큼 습지가 풍성해졌습지요.


함께한 일행들끼리 주고받는 얘기도 즐거웠습니다. 가다가 군데군데 멈춰서서 사진을 찍는 일도 즐거웠습니다. 모조 목재로 만든 데크 가운데 허리께 위에까지 올라온 것만 아래 사진처럼 가라앉히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이쪽 제방에서 저쪽 맞은편 제방으로 올라가니 바람이 세게 불어와 무척 시원했습니다. 제방 바깥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얼굴을 내어주고 걸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른편에 있는 제방 안쪽을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가다 보니 제방 오른편에 벚나무 어린 것들이 줄지어 심겨 있었습니다. 
여기 있는 이 벚나무들이 나름대로 자랐다고 가정하면 어떻게 될까요? 지금 나 있는 화포천 길을 따라 걸으면서 제방 안쪽 습지 풍경을 당연히 눈에 담을 수 없습니다.

습지가 있는 제방 오른쪽으로 느티나무가 심겨 있습니다. 느티나무는 습지와 친한 나무도 아닙니다.


이런 꼴을 당하지 않으려면 더 늦기 전에 뽑아야 합니다. 뽑아서, 제방 왼편으로 한 3m정도 옮겨 심으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제방길이 통째로 시원한 그늘로 덮이는 보람은 그대로 누리면서도 제방 안쪽 습지 풍경은 전혀 다치지 않습니다.


이렇게 하면 대통령의 길- 화포천 길이 더욱 좋아질 것 같습니다.

덧붙여 하나 더 말씀하면, 화포천 습지는 지금 화포천길보다 아래쪽 낙동강과 몸을 섞는 지점에 이르기 전 다리까지 이어지는데요, 이 부분은 앞으로도 손대지 말고 청소는 하더라도 길은 열지 않고 그대로 두면 좋겠습니다요.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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