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김형수 의원 댓글에 담긴 공무원의 생각은?

김훤주 2011. 6.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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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경남 김해 봉하 마을 대통령의 길 화포천길을 두고 고치면 좋겠다 싶은 대목을 짚은 글을 올렸더니 고맙게도 김해시의회 김형수 의원께서 관심 있게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의회 홈페이지에서 찾아봤더니 민주당 소속으로 삼방동에 사십니다.

댓글 내용은 이렇습니다.

반갑습니다.
김해시 의회 김형수 입니다.
김해와 노무현, 화포천에 대한 관심 감사합니다.

먼조 좋은글 감사드리고 요
그곳은 김해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화포천 습지 생태공원 조성사업장 입니다.
2009년 7월 착공하여 2012년 6월 완공 예정으로 현제 75%의 공정이며 생태탐험 관찰로 4.5km, 생태학습관, 수생식물 식재등 입니다.

목제 데크의 난간은 표준규격이 1.2m이고 조금덜 위험한 곳은 0.3m로 시공 되었습니다.

제방에 심겨진 나무는 왕벗나무로 심겨진 간격은 6.5m~7m간격으로 표준 간격이며
제방 오른쪽에 식재한 이유는 은폐의 계념으로 습지와 산책로를 분리하기 위한 것으로 사람의 산책으로 부터 철새와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배려된 것 이라고 합니다.
습지는 횡단로와 화포천 좌안 산책로에서 충분히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한번도 안가본 저가 부끄럽습니다.
저도 가서 보고 인사 드리겠습니다.

김형수

※ 노무현 화포천길에 대한 쓴소리 한 마디(http://2kim.idomin.com/1925)

하하. 참 고마운 분이십니다. 제가 경남의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글을 올리곤 했지만, 이렇게 해당 지역 시·군의원께서 반응을 보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거든요.

그런데 주신 내용은 짐작건데 집행부 담당 공무원에게서 들은 얘기 같습니다. 뒤에 보면 김 의원께서 가 보신 적이 없다고 하셨으니까 더욱 그렇습니다.

제가 몇 가지 견해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제 생각으로 이치에 합당하지 않다 싶은 대목들에 대해서입니다.

먼저 왕벚나무라고 하신 데 대해서는, 제가 앞 글에서 느티나무라고 한 것이 옳지 않나 봅니다. 고치겠습니다. 

다음은 데크입니다. 대체로 1.2m 높이로 했고 덜 위험한 데는 0.3m로 했다고 했는데, 제가 보기에는 아니었습니다.

위험한 장소가 아닌데도 1.2m짜리 데크가 길게 늘어서 있는 데도 적지 않고요, 위험한 데인데도 0.3m짜리 데크가 놓여 있는 데도 많았습니다.

이 사진은 습지를 가로지르는 다리 노릇을 하는 데크인데, 떨어지면 죽거나 크게 다치지는 않겠지만 흙탕물에 흠뻑 젖게는 될 것입니다. 그런데도 0.3m짜리 낮은 난간이 이렇게 있습니다.


위험하지 않은데도 난간이 높아서 눈에 거슬리는 데도 있었는데요, 제가 5월 19일 갔을 때 사진으로 담지 못해 올리지는 못합니다.

두 번째는 제방 오른쪽에 '은폐의 개념'으로 나무를 심어 '사람의 산책으로부터 철새와 야생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배려'했다고 했는데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은폐는 이렇게 띄엄띄엄 나무를 심어서는 되지가 않습니다. 어느 습지를 가도 사람을 또는 철새를 은폐하기 위해 이렇게 나무를 심은 데는 없습니다.

은폐를 하려면, 사람 키 높이에 맞춰서 갈대나 물억새 따위를 줄지어 촘촘하게 심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창원 주남저수지가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나무 심기는 오히려 화포천 전체의 모습을 해칠 뿐입니다. 창녕에 있는 우포늪(소벌)의 이리저리 얽혀 있는 제방들에 이렇게 나무를 심었다고 생각해 보시지요.


나무가 자랄수록 전망이 가릴 뿐만 아니라 습지 식생과 어울리지 않는 이 같은 나무로 말미암아 경관의 통일성이 망가지고 말 것입니다.

세 번째는 '습지는 횡단로와 좌안 산책로에서 충분히 볼 수 있다'는 데 대해서입니다. 핑계 치고는 좀 군색합니다. 저마다 다른 맛이 있다는 점을 애써 무시하거나 아니면 모르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습지 한복판을 가로지르면서 보는 화포천과 왼쪽 산책로를 거닐며 보는 화포천과 오른쪽 제방길을 걸으면서 보는 화포천은 저마다 다릅니다. 가서 걸어보시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한복판을 가로지르면서는 풍성한 물과 물풀을 볼 수 있고요, 왼쪽 산책로는 습지와 같은 눈높이에서 나무와 풀 사이를 오가며 느끼는 기분이 색다르고요, 오른쪽 제방길에서는 화포천을 살짝 내려다보면서 멀찌감치서 누리는 눈맛이 남다릅니다.

고기에 견줄 수도 있습니다. 삽겹살 목살 가브리살이 한 데 있는데, 삼겹살과 목살을 한 점씩 맛보고 가브리살을 한 점 집으려는 사람에게, 돼지고기를 충분히 맛봤으니 가브리살은 안 먹어도 된다고 하는 것과 같다는 말씀입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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